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3/3)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깔 때 

매우 자주 등장하는 안대를 쓴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거의 고정출연 수준이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그 놈의 안대를 하지 않았다고 깔 때

이미지를 딱 2장만 골라 넣어야한다고 하면

짝을 이뤄서 나올 정도로 

매우 자주 출연하는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국내 유명 위키사이트

나무위키 '유스티티아' 대표이미지로 사용되는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보시다시피 눈가리개 따윈 하지않으며

눈가리개하지 않은 만큼 눈도 뜨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류작을 낳은

정의의 여신상계의 마스터피스.


이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을 왜 다시 소환(?)했냐하면

이 정의의 여신상도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과 같은 계열이기 때문입니다. 

< 안됐네요. 눈가리개 안 한 여신님이었습니다~  >

이 정의의 여신상 역시

 본래 눈가리개 따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가리개 하지 않으니 대신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습니다. 

이거랑 같은거 맞냐구요?


같은 정의의 여신상 맞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에 모셔진 대단히 유명한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이것도 마스터피스죠.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든요.

이게 1611년에 만들어진겁니다. 


위 사진과 그림에서 나오듯이 '분수'로 조성된 조형물로

당대 기술역량을 모두 모아 만든 걸작품입니다. 

신성로마제국의 유산이죠. 


물론

< 1856년 사진 >

야외에 있다보면 파손을 면하기 힘듭니다. 
분수도 제 기능을 잃었고요.

1884년에 철거 후, 지역유지가 거액을 헌납하면서 1887년에 복원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폭격을 피하고 약탈을 피해 오늘날에 이르게 된겁니다. 

대단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죠. 


그런데 


동아시아 반도 어딘가에서는 눈가리개를 못 씌워서 안달일까요?

대체 왜?


그리고 이 이미지는 척 보면 알아야합니다. 

이 정의의 여신상은 작게 보여서 

눈가리개를 했는지 안 했는지 구분이 안되서 

눈가리개 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혼동했다고 칩시다. 


실제로는 눈가리개 안 한 대표적인 정의의 여신상이지만!


보고도 감이 안 오나요?

합성 주작 이미지입니다. 

눈가리개 도트가 저렇게 확 튀는데도....저걸...참

이걸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입네 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랑 같이 놓는다고요. 

꼭 그렇게 다 가려야만 속이 후련했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 수준이 아니라

신문에도 실립니다. 


로마의 유스티티아보다는 좀더 고전적인 그리스의 '디케'까지 거슬러올라간 모양인데

근데 왜 디케는 저울만 들었지 칼이랑 안대는 안 했다는 사실을 모를까요....


눈가리개를 씌워야할 이유를 제시하면서 

굳이 합성 주작 이미지를 갖다쓸건 뭐에요?











하긴 뭐....

그렇기도 합니다. 

이런걸 쓰기엔 

너무 조잡해보이거든요.

이 정의의 여신상이 그 만큼 뛰어난 작품이란 겁니다.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중에 이 만큼 '쓸만한' 그런게 많지가 않아요.

합성 주작질을 해서 갖다 쓸 만큼 그 가치가 느껴지니까요.

시쳇말로 '포스'가 있거든요.

자기들 맘에 안 드는 눈가리개 안 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까야겠으니

포스넘치는 독일 정의의 여신상에 억지로 눈가리개를 씌워서 까야겠다는 그 집념!




< 방글라데시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철거를 요구하는 무슬림들 >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 

기자, 교사, 평론가, 정치인, 교수, 법조인, 네티즌 등등 수 많은 사람들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마땅치 않아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개중엔 정말로 철거나, 변경을 요구하는 케이스도 있어요.



뭐;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전부가 좋아한다거나 전부가 싫어할 수 있겠어요?

좋아할 수 도 있고, 싫어할 수 도 있는 것이죠.

이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도 있어요. 

근데 

억지로 지어내가면서 까지 뭐라고 할 필요는 있냐는 겁니다. 

흔히 하는 이야기가 ''원래는~' '서양은~'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했네 안 했네 하면서 깎아내리지만

앞서 봐왔듯이

'원래'를 강조한다면 '원래'는 눈가리개는 없었고,

'서양'이라고 하면 본고장에도 눈가리개를 안 한 정의의 여신상들이 수두룩해요.

'원래' '서양'같은 소리를 하면서 깎아내릴 필요가 전혀없는 것이고

주작질까지 하면서 비교질할 이유는 더더욱 없죠.


우리가 혼동하지 말아야할 것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고 했네 안 했네 하는 일련의 그 이야기가

사법부비판을 하면서부터 줄곧 나오는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 안 한게 뭐가 문제냐라고 이렇게 반문하는게

대한민국 사법부가 뭐가 문제냐? 잘만 하고 있구만! 라고 하는 것과 동치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건 별개에요.


제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눈가리개 없다고 해서 문제될게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 사법부 아주 잘하고 있어!' 라고 이야기하는게 아닌겁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지금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눈가리개 안 했다고 

정의가 땅에 떨어진 것 처럼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법원 내의 정의의 여신상 철거하고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새로 조성하면

그것으로 정의가 바로 선 사회가 만들어지는 겁니까?

그런것도 아니거든요.

또 이 메탈리카 앨범 자켓 이미지를 올려놓으면서

역시 정의의 여신은 이런 것이다라고 하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비교질하는 것도 있는데....

이 경우는 눈가리개나 검을 들었다는게 중요한게 아니죠.


밧줄에 속박되어있고, 천칭에는 달러가 넘쳐나고 있고

금이 쫙쫙 가서 불안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게 더 중요한 메시지잖아요.


선입견없는 판단? 단호한 심판?

잘난 눈가리개가 있고 검이 있는데 저 모습이 과연 그런 걸 말하는 것이었겠습니까?
다시 <바보배>의 이 장면을 보면

눈가리개를 '씌움'당하는 

이 장면의 메시지가 뭐였나요?

클리앙 게시물에서 본 재밌는 이미지인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삼성VR을 씌워놨죠.


이런 표현은 메시지가 분명하지요.

'삼성VR을 통해서 바라보는 정의'라는거니까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삼성VR을 씌우는 것은 

광대가 눈가리개를 씌운다는 <바보배>의 설정과 너무나 흡사한 모습이에요.



'풍자'



 제가 어리둥절한 부분은

저렇게 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전 이 지점에 혼동이 있다고 봅니다. 

'삼성VR'을 씌우는 것은 '흔들리는 정의'에 대한 풍자가 되는데

동시에 아무것도 안 쓴 정의의 여신상이  '흔들리는 정의'라고 비난받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반복되는 '원래는~' '서양은~' 비교질)


저는 이게 훌륭한 풍자라고 평가해요.

다만 이것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안 했다고 조롱받는 상황에서 

동시에 등장에 등장하고 동시에 추천을 받는 것이 어리둥절한 겁니다. 

저 풍자가 성립하려면 시야가 차단되지 않고 두 눈을 뜬 것이 전제되어야하니까요.





제가 이야기하는 것과 조금 내용이 다르긴 하지만 

'눈가리개'를 씌우는 풍자와 메시지과 비판점을 생각해보면 그런겁니다. 





아무튼 수백년간 '눈가리개' 상징이 상당히 자리를 잘 잡긴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분위기가 오히려 반전된 면도 있어요.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 이미지가 만연(?)한 서구의 카툰을 살펴보면

< 맹인취급받는 정의의 여신이 '인종차별'하는 개에 의해 인도받고 있다 >
< '보이진 않지만 느낌적으로다가 무게가 맞는거 같군' >



< 미국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가 앞이 안 보이는 정의의 여신을 인도하며 웃고 있다 >

< '어쩌면 내가 너무 오랫동안 눈을 가려왔을지도...' >

이렇게 눈가리개를 쓴 것이 오히려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이게 현대의 트렌드인데
1494년에도 그랬다니까요?

이것은 애초에 '눈가리개'라는게 직관적인 상징체계가 아니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본고장(?) 서양(!)에서도 이렇습니다만


동아시아 전통적인 시선에서도 비슷해요.

사람사는 동네가 다 거기서 거기죠.

< 목불인견의 현대적 해석 >

'눈'이란게 그렇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 번 눈으로 본게 백번 들은 것보다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각'이 가지는 중요함을 오래전부터 인식해왔던 것이죠.

절간에 있는 풍경에 물고기 장식이 있는데

여기에 담긴 뜻이 이렇습니다. 

물속에서도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수행하라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뭔가를 깨달았다는 표현으로 

'개안(開眼)했다'는 말도 있죠.

'눈을 떴다'는 것이에요. 

그 만큼 눈으로 보는 걸 적극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눈을 감으면?

대놓고 '눈감아준다'라는 말 자체가 봐준다, 모른체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데

과연 눈을 가리는게 정의'를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표현방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이런 동아시아적, 한국적 철학을 담고 있다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고 평가받을 만 한 거에요. 

그리고 제작의도에 약간은 반동적인 의도도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의의 여신상에 '눈가리개'와 '검'을 의식한 티가 나니까요.

그러한 상징물을 '바꿔서' 뭔가 '한국적' '독특함'을 추구한 것이 보이는거죠.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정의의 여신'자체에 의문점을 표시할 수 도 있는 겁니다. 

'정의의 여신' '정의의 여신'하면서 엄청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한반도에 이런 여신이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들어온지 아직 백년도 못 채웠습니다. 


좀더 '한국적'인것을 추구한다고 하면 

쉽게는 기존(?)에 있었던걸 재발견하는 식으로 가는거죠.

< 입법부 앞에 있는 해태상 >

'해태'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속의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법'이라고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法이라는 한자자체가 해태와 연관이 있습니다. 

 法 글자자체가 

 灋 이 한자에서 유래한 것이거든요.

해태廌가 물水처럼 고요하게 판단해서 그릇된 상대를 去들이받아버린다(심판)한다는 구성의 한자인데

가 너무 복잡하니까 여기서 가 빠져서 이 된겁니다. 

이렇다보니 法의 상징이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전개겠지요?

그러니 法을 만드는 국회앞에 있는 것이죠.


조선시대 사헌부와 사간원에서는 관복에 해태 흉배를 넣기도 했는데

관원에 대한 감찰업무를 수행하고 법령 심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를 살려서 넣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궁궐앞과 궐내 석조물로 남은 것이고요. 


그러면 '해태'를 法의 상징으로 활용한다면

전통적 가치의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긍정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근데 그렇다고 본고장(?)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오늘날 해태상이 있냐하면 그렇진 않고

중국의 숱한 관공서가 그렇듯 두 개의 돌사자상이 나란히 놓여 있는 정도입니다. 

이것은 불교가 남긴 사상적 흔적이죠.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전통적 가치를 인정하긴 한 일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같은 불교국가에서도 이렇습니다. 

사실 동아시아 국가중에 '정의의 여신상'을 최고 법원에 차려놓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공산권 아시아국가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하니까요. 

동아시아권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으로 확대해도 '정의의 여신상'을 법원에 놓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오래전에 서구영향을 받았거나 식민지배를 받은 지역에서나 볼 수 있어요. 

앞서 나온 이란 하고 홍콩, 싱가포르 같은 곳 정도입니다. 

그렇게 서양문물 좋아하는 일본애들도 최고재판소에 정의의 여신상을 모셔놓진 않았어요. 
(호라이 자매를 표현한 것 같은데 대놓고 그렇게 하진 않은)

한국이 정말 특이한겁니다. 


이게 1995년에 서초청사 신축하면서 

대법원 새로 꾸미는 과정에서 만들어진거거든요. 

만약 대법원이 제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더라면....

한국 대법원에 정의의 여신상이 들어가고 그렇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이전할 수 밖에 없었죠. 

건물이 협소하고 교통이 불편한 부분이 고려되서 신축이전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러면서 널찍한 공간도 마련되겠다 새 집이겠다 뭔가 새로 해보자는 차원에서 

그런 분위기 아래 '정의의 여신상'이 대법원 인테리어로 모셔지게 된 것이죠. 

이 때 '해태상'이 들어갈 수 도 있었던 것인데

'정의의 여신상'이 들어간 겁니다. 

법조계 높으신 분들이 결정한거에요. 


아;

해태가 그렇다고 대법원에 완전히(?) 없는건 아니고 

있긴 있어요. 

저게 '해태'의 뿔과 꼬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조형물이거든요.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뭐 그런 표현되시겠습니다. 

이것도 좋아할 수 도 있고 싫어할 수 도 있는 것이죠.

근데 이것가지고 뭐라하는 이야기는 접해보질 못했네요. 


여기서 


이라는데....

해태의 '뿔'은 우리에게 좀 생소한 상징입니다. 

해태가 나쁜 사람들 들어받는다는게 '원래'는 '뿔'로 들이받는다는겁니다. 

근데 한국(조선)의 해태는 이 없죠.

뿔이 있는 해태라고 하면 아직은 뭔가 어색합니다. 


중국의 해태와 조선의 해태는 달랐습니다. 

원인은 해태가 '황제'에게 허락된 영수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겁니다. 

어쨌든 조선은 황제국은 아니었으니깐 감히(?) 해태를 온전히 쓸 순 없어서 뿔을 치우고 해태랍시고 쓴 것이죠. 


이것도 보기에 따라 그렇습니다.  

 '정의의 여신상'의 과거를 거슬러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상징물이 있었다없었다 하고

로마의 유스티티아와 그리스의 디케가 다르고 한 것처럼

해태상도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또 '원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이제 뭐 황제니 뭐니 하는 법도가 없는 시대니까

약간은 굴욕적일 수 있는 과거에서 벗어나서 '원래'대로 가자는 그런 탐구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되는거고


그렇게 고증을 거쳐 탄생한 것이 사법연수원 앞의 해태상입니다. 

'원래'대로 뿔을 가진 원형의 모습을 살려 의미도 살리자는 주장아래 세워지게 된겁니다. 


이렇게 '원래'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고

이런저런 곡절끝에 변화했지만 

세월속에서 친숙해진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죠. 


'난 뿔 있는 해태상 별로야'

'나는 고증대로 만든 해태상이 마음에 드는데?'


개개인에 따라 호오는 달라질 수 있지만

둘 다 해태상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이죠.

뿔이 있는 해태도 해태상이고

뿔이 없는 해태도 해태상입니다. 

눈가리개를 해도 정의의 여신상이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아도 정의의 여신상인것이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고깝게 보시는 분들중 어떤 분들은

아무래도 '서양' 정의의 여신상에 익숙해서

 단순히 낯설어서 그런 걸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해태상과 다르게 정의의 여신상은 

'원래'를 따지기 시작하면 눈가리개를 안 하는게 '원래'인게 함정인 부분인거구요.



까는 건 좋아요. 

뭐 어때요. 


근데 최소한 사실에 입각해서 까야지

까기 위해 허위를 지어내진 말자는 겁니다. 

무슨 세계유일의 좌상이라느니
(1,2편 보시면 아시겠지만 입상 만큼 좌상도 많습니다.)

< 나...나으 정의의 여신상은 이러치 않아! 당장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바꿔!!>

외국(서양)에서는 '원래' 눈가리개 하고 검들었는데 

한국은 어쩌구저쩌구....이런 소리는 이제 그만 하자는겁니다. 

지금까지 본 것과 같이 서양도 만들고 싶은대로 만듭니다.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하고 있었으면 오늘날 욕 안 먹고 있었겠습니까?

평론가, 정치인, 교수, 기자들이 가만히 뒀겠어요?

"우리말에는 '눈감아준다'라는 말도 있듯이~어쩌구저쩌구~이러니 법정에서 눈감아줘버린거 아니냐!"

이런 말이 안 나왔을까요?

법전이 아닌 검을 들었더라면?

"하여간 그 놈의 권위 참 좋아해요. 지금이 군사정권시대냐? 권위주의 너나 쳐드세요. 시대착오적인 상징이야!"

'과잉처벌 좀 그만해라. 저봐. 정의의 여신이 시퍼런 칼들고 있으니 저런거잖아!'

이런 말이 안 나왔을까요?


실제로 들었던 이야기중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검을 들지 않아서

사형제가 사실상 폐지되었다는 거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1995년 설치, 마지막 사형집행은 1997년)



좋다이거에요.

이런저런 이야기들 다 가능한 이야기들입니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구요. 

자기 나라 사법부에 만족하는 사람들 지구상에 별로 없어요. 

눈가리개를 하든 칼을 들었든 상관없이

가차없이 풍자와 조롱의 대상되고 있습니다. 

눈가리개 안 했지만 눈가리개 했다고 오해받는 올드 베일리의 정의의 여신상도 

풍자의 대상이 되긴 마찬가집니다. 

영국에선 '타락한 법정의 모습에 절망한 정의가 두 팔을 벌리고 투신하기 직전의 모습이다라고 깝니다. 

높은 곳에 올려뒀더니 나오는 이야기에요. 

이것도 그럴듯한 풍자죠.


하지만 적어도 올드 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은 

'이웃나라 정의의 여신상은 눈가리개 했던데 왜 이건 안 했냐! 엉터리 정의의 여신상 아니냐!'  라는 식으론 안 까입니다. 

그거야 애초에 주변국 정의의 여신상들이 대부분 눈가리개를 안 했기 때문에....


까지말란 소리가 아니에요.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눈가리개를 했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든 

어떤 형태를 하고 있든지 간에 
< 뒤러가 잘못했네 우리모두 뒤러를 욕합시다! >

어느 시대든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을 것은 분명한 일이고 

그것자체는 존중받아야할 일입니다. 


눈가리개를 안 한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거네!'라고 까거나 

눈을 감거나 눈가리개 쓴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저봐 저봐 대놓고 비리를 눈감아주고 있네!'라며 

비판대상으로 삼는 것도 둘 다 가치있는 자유로운 인간의 행위일 것이고

오히려 풍자의 영역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되겠지요. 

그런건 모두 충분히 존중받을만 합니다. 



다만 사법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조롱과 풍자를 하는 건 

아무래도 좋은데...


 정의의 여신상의 '눈가리개'를 두고 '원래는~' '서양은~'이러면서 

엉터리 비교질하는 것까지 존중해주긴 좀 어렵다는 것입니다. 

거짓말 좀 그만하고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자구요.


이걸 배우신 분들이 더 그러고 있으니 참 보기가 안 좋습니다. 
by MessageOnly | 2018/09/17 22:59 | ■ 水去一人生 | 트랙백 | 핑백(2) | 덧글(5)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2/3)
영어에서 정의를 의미하는 단어

JUSTICE

라틴어 유스티티아(JUSTITIA) 에서 유래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로마 시민들은 

그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를 좋아했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의 주화인데요.

오른쪽면에 IVSTITIA라고 되어 있는데

이게 '유스티티아'입니다. 

JUSTITIA라고도 적지만, 

고전 라틴어는 IVSTITIA 라고 표기합니다. 

그래서 좀더 고전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현대에 작품을 만들 때 IVSTITIA 라고 쓰는 거죠.

법을 LAW 라고 하지 않고

LEX라고 굳이 라틴어를 쓰는 것도 그런겁니다. 


유스티티아

자주 나오니까 기억해두세요.


IVSTITIA





아무튼 로마 주화에서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는

확실히 '천칭'을 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쪽 손에는 뭔가 곡선형으로 휜 막대같은게 있고 그 위에는 뭔가 덩어리들이 보이죠.


이것은 코르누코피아(Cornucopia) 라는 것으로 

뿔이나 뿔모양의 바구니에 과일, 곡식 등 결실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결실이 풍성하게 담겨 넘칠 것 같은 모양새로 '풍요'를 상징하지요.

그래서 '풍요의 뿔'이라고 합니다. 



모양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죠.

혹시나

저거 '눈가리개'하고 있는 증거 아니냐고 할 지도 모르겠는데...



당시 로마 여성들의 흔한 헤어스타일을 표현한 것 뿐입니다. 




그러니까 진짜 로마제국 시대에는

'정의의 여신'은 '천칭'과 '풍요의 뿔'을 들고 있었던 겁니다. 

로마시민들은 '유스티티아'가 '정의'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여신으로 추앙했던 것이죠.

그리고 거래는 '공정'해야할거 아니에요.


의자에 앉아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 '지팡이'를 붙자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팡이가 '권위'정도는 나타낼 수 있을지 몰라도

'검'만큼은 아니고 더군다나 '단죄'의 의미로는 크게 부족하죠.

그러니까 고대 로마시민들은 유스티티아에게

 '단죄'같은 엄격하고 무서운 이미지를 갖지 않았던 것입니다. 

공정한 거래로 정의를 밝히고, 풍요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기분좋은 여신이었던 거죠.


'천칭'이 아닌 '올리브 가지'를 들고 있기도 합니다. 

'승리'와 '영광'을 상징하죠.

어쨌든 플러스에너지가 가득합니다. 


좀 왔다갔다하는데

그러니까 고대 로마 시대조차 어떤 특정 상징물로 정형화된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것 역시 유스티티아 주화입니다.

천칭을 들고 반대편에는 지팡이를 들고 있네요. 

근데 이건 좀 디자인 돌려막기 느낌이 들긴해요.


이거랑 비슷한 게 있는데...




주화에 'LIBERTAS' 라고 양각되어 있습니다

리베르타스는 '자유의 여신'입니다. 

리베르타스의 상징물은 두 가지 입니다. 

지팡이와 모자인데,

노예신분인 사람에게 이 지팡이(vindicta)로 탁 치고, 모자(Pileus)를 씌워주면 

그 사람은 자유를 얻게 됩니다. 

해방되는 거죠. 

자유를 뜻하는 영단어 LIBERTY가 리베르타스에서 유래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

지팡이나 모자는 온데간데 없고

책(미국헌법)과 횃불을 높게 들고 있을 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짜가 '자유의 여신'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그냥 이 시대의 자유의 여신은 다른 걸 들은 것 뿐이죠. 

마찬가지로

고대 로마 시대의 '유스티티아'는 주로 '천칭'과 코르누코피아, 지팡이 등을 들고 있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천칭만 남고

새로이 '검'이나 '눈가리개'들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로마신화의 유스티티아'는

 검도 없고, 눈가리개도 없었던 것이죠. 


후광이 비치는 가운데 고귀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흰 두건을 둘렀고, 동그란 눈동자가 인상깊네요.

이 시기에는 표기법이 IVSTICIA로 조금 바뀌었습니다.


동로마제국은 고대로마의 전통을 비교적 온전히 유지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했던 것이고요. 

아니,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죠.

그래도 동로마시절의 복색을 하는 등 변화가 반영되었습니다. 


원형찾기놀이를 계속해보면

 '로마 신화'는 그리스 신화'를 베껴온 것이죠.

그러면 '그리스 신화'에서의 정의의 여신은 어떨까요.

로마의 유스티티아는

그리스의 디케에서 왔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정의의 여신'은 

위에 나온 것처럼 '아스트라이아'이기도 하고

제우스의 딸 '디케'이기도 합니다. 


이름은 다른데 같은 신인거에요.

신화시대에는 이런 일이 흔합니다. 

그리스 신화 족보도 참 복잡한데

오른쪽 즈음에 보이는 '테미스-제우스' 사이에서 나온 '디케'가 

정의의 여신 '디케'입니다. 


어머니인 테미스는 가이아의 딸로...사실은 제우스의 고모이기도 해요.

고모와 조카사이에서 태어난 '정의의 여신' 

(...)


족보는 이렇게 나오는데

신화에서 디케 이야기는 별로 없어요.

아 그리고 어머니신인 '테미스'도 율법, 정의, 운명의 여신입니다. 

이건 일본 츄오대학 앞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인데

아예 '테미스'라고 이름을 써놨죠.

호주 대법원의 경우도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정의의 여신'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하다가

'테미스'까지 도달해서

'테미스'를 정의의 여신으로 모셔놓는 겁니다. 

하지만 역시나 그리스 신화 속의 테미스는 눈가리개같은 건 없습니다. 



정의의 여신상 그룹에 테미스가 있기는 하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테미스가 아닌 '유스티티아'를 씁니다. 

대놓고 라틴어 IVSTITIA 라고 되어 있으니

유스티티아인거죠.

유스티티아에 대응하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은 '디케'이지만

유럽에서 '디케'를 정의의 여신상으로 삼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거의다 '유스티티아'죠.


왜냐면 디케는 정체성이 좀 흐릿한데다가

법학에서는 '로마법'이 중요하니까 

로마의 '유스티티아'를 더 쳐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어원자체가 '정의'인 만큼 '디케'보다는 쉽게 와닿는 면도 있고요.

그리스의 디케는 뭐 그런거 없으니까요.

앞서 봤듯이 디케는 아스트라이아와 동일시되는데,

인간세상에서 마지막까지 정의를 '호소'하고 그게 안되니까

눈물흘리면서 하늘로 올라간 별아가씨(아스트라이아)입니다. 

정의의 여신인데, 이 정의는 진실, 순수에 가까운 정의인 것이죠.



고대 그리스의 사법체계가 좀 부실했던 것 만큼

이 시기 '정의의 여신'은 단호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습니다. 

공평한 판단을 갈음하는 '천칭'이 고작이었던 겁니다. 

그러니 처녀자리옆에 '천칭'자리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생긴거죠.

그러면 오늘날 관점에선

직무유기, 책임회피 같은 약간은 약한 모습으로 비춰지는데 

고대 그리스 사람들도 약간은 그런 생각이 있었나봅니다.

기원전 5세기에 만들어진 고대 그리스 항아리입니다.

여기에 묘사된게 디케인데요.

디케는 약간은 마이너한 신이다보니

다른 메이저 신들이나 메이저 영웅들 만큼 묘사된 예술품이 많지는 않습니다. 


< 정의의 여신 디케가 불의의 여신 아디키아의 뚝배기를 깨고 있다. >

역시 고대에도 참교육에는 '연장'을 쓴다는 것인가봅니다. 

이것도 보면 도끼인지, 망치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검'은 아니네요.


그리고 이 것은 '불의'를 누르고 '승리'하는 '정의'를 표현한 정도이기 때문에

상시적인 상징이라보단  단호함을 보여주려는 일시적 장치에 불과합니다. 

어쨌든 고대 그리스인들도 '정의'에 뭔가 '힘'은 있어야한다고 본 것 같지만...


디케-아스트라이아가 동일시 될 정도로

정체성확립이 어정쩡한 여신에게 확실하게 인정된 상징은 '천칭' 하나 뿐입니다. 

현대에도 디케, 아스트라이아의 신화이야기를 표현할 땐

'천칭'하나만 나오지 눈가리개는 쓸 수 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아가씨' 이미지가 더 강해요. 

이게 어쩔 수 가 없는게

정의의 여신으로 등판하기보다

 호라이 자매의 일원으로 자주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는 계절의 질서를 맡기 때문에 주로 꽃을 들고 있어요. 



그래서 로마신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지만

'정의의 여신'으로서의 정체성은 로마의 유스티티아 쪽이 훨씬 뚜렷합니다. 



근데 고대 그리스 신화는

지중해 바다 건너 '이집트 신화'의 영향을 진하게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집트 신화에서도 '정의의 여신' 이 있습니다. 

사자의 서에서 '천칭'이 나오는 부분인데, 

죽은 사람이 재판을 받는 겁니다. 

죽은 사람은 죽음의 신 아누비스에 의해 자신의 심장을 천칭 한 쪽에 올려놓게 되는데

반대편에 올라가는 것이 있습니다. 

이게 고대 이집트 신화의 '정의의 여신' 마트의 깃털입니다. 

아누비스가 죽은 사람을 이끌고 

재판관 오시리스(오른쪽에 파라오포즈로 앉아있는 신)이 있는 재판정으로 인도합니다. 

그리고 천칭에 죽은 사람의 심장과 정의의 여신 마트의 깃털을 올려놓습니다. 

매의 머리를 한 호루스가 죽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백하게 하고

도요새의 머리를 한 토트가 그것을 기록합니다. 

마침내 판결이 내려집니다. 

죄가 있다면 죽은 사람의 심장이 마트의 깃털보다 무거워져서 천칭이 기울게 됩니다. 

그러면 저울옆에 꿇어앉아있던 암무트가 심장을 삼켜버리죠.


이것이 고대 이집트인이 생각한 재판과정입니다. 

정의의 여신 마트는 그럼 재판에 관여하는게 별로 없어보이죠?

깃털만 빌려주니까요.

...그게 아니고 마트는 이 법정 전체의 수호자입니다. 

세세한 것은 아랫것들이 하는 거에요.


고대 이집트 사회에서 재판관은 (오시리스가 아닌)정의의 여신 '마트'의 권능을 행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권위가 매우 높았습니다. 

지상의 왕이자 신인 '파라오'도 정의의 여신이 뒤를 봐주고 있는 재판관들을 존중해야했던 것이고요.


고대 이집트 신화 속 여신 '마트'는 

정의의 여신이면서 '진리' '조화'의 여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기에는 영역이 더 광대하고 파워가 넘쳤죠.


그런데 재밌는 부분은

아름다운 '여신'이라는 겁니다. 

재판정에서도 '천칭'이 나오고요.


지중해쪽 사람들은 그랬나봅니다. 

'정의'를 '여성성'에서 찾고 싶었던 것 같죠?

정의는 곧 순수하고 진실한 여성의 그것과 같다고 본 것일지 모르지요.

'천칭'도 공정함을 판단하는 도구로 적합하다고 봤던 것이겠고요.


고대 이집트 부터 그리스, 로마, 중세유럽, 현대에 이르기 까지

정의의 '여신'이라는 이미지 하나만큼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징물은 조금씩 바뀌었죠.

깃털은 사라지고 천칭은 그리스에서도 나타나고

로마에서도 천칭을 받아들고 지팡이, 풍요의 뿔 등을 추가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중세 유럽에서는 검이 추가되더니, 눈가리개까지 생겨나게 된겁니다. 

이것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죠.

근데 '눈가리개'는 비교적 최근(?)의 상징물이다보니 그 지위가 아직은 확고하지 못한 것이고요.

근래에 많이 나타나는 '법전'같은 것은 죄형법정주의나 '지식'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런겁니다.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정의의 여신'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모습의 '정의의 여신'이란 것이죠. 



앞서 이 정의의 여신상을 1543년 작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 정의의 여신상은 현대에 새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왜냐하면 1986년에 테러로 파괴되었거든요. 

그래서 다시 만든겁니다. 

새 것처럼 깔끔하잖아요.

이게 초기 드로잉이라고 하는데

이거나 완성된 조형물을 보면 

그 당시에 의도했던 정신을 알 수 있습니다. 


세속권력을 상징하는 검을 든 군주와 

교회의 수장임을 뜻하는 삼중관을 쓰고 십자가를 든 교황이 

정의의 여신 발치에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회권력, 세속권력보다 위에 있어야할 것이 '정의'라는 것이죠.

당시 사람들도 높으신 분들의 나쁜마음, 끝이없는 욕심에 진절머리가 났던 것일겁니다. 

그렇다면 정의를 바로 세우면 훨씬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하는 그런 바람이 담겨있는 것이겠죠.


사실 이 메시지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눈가리개'같은 상징에 집착하다보니 이런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이죠.


파괴로 인해 현대에 다시 만들게 되었지만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늘하늘한 옷을 입은 형태의 정의의 여신상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복원'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당시의 정신이 그대로 남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다시 이 정의의 여신상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살펴보겠습니다. 

1561년

1585년

1643년

1714년

분명히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의'의 다리 아래에 있던 교회와 군주들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이것도 시대상의 반영에 따른 변화겠지요. 

백년, 이백년 쯤 지났으면 강산이 변해도 몇 번을 변했을겁니다. 

사람 생각도 조금씩 변하는 거죠.



시간뿐만 아니라 공간이 바뀌어도 사정은 좀 달라지죠.

나이지리아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딱봐도 아프리카 느낌이 확 들죠.

물론 나이지리아 정의의 여신상은 

검을 들었고, 눈가리개를 하고 천칭을 들었습니다. 

영국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긴 했지만

'현지화'된 거죠.


라고스 법학대학 앞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이미 '로마 신화'속에 나오는 유스티티아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유스티티아'나 '디케'가 아닐지언정

'정의의 여신'인건 분명합니다. 


역시 대법원의 정의의 여신상도 그런 시간,공간에 따라

현대 한국의 정신이 깃든 조형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만...

일단은 예술가의 의도가 더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눈가리개, 검에만 집중하여 평가하고들 있지만

선녀같은 옷차림

무궁화 꽃장식

동양적인 두상

법전모양도 조선시대에나 볼 법한 형태입니다. 

이런 면이 부각되지 않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더구나 이런 반응도 있습니다. 

문화는 상대적이라는 것도 모르나, 이 무식한 놈.








어떤 모습을 하든간에 정의의 여신은 정의의 여신입니다. 

어떤때는 천사들을 거느린 그야말로 여신같은 모습으로

아니면 천사코스프레를 한다든가

때로는 위엄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때로는 힘 찬 기사처럼

혹은 도시아가씨가 될 수 도 있고

뭐, 드러누워버릴 수 도 있는거구요.


그리고 보셨다시피 '눈가리개'는 오히려 안 하는게 대세구요.

근데 '검'은 대체로 하는 편인데....

그 검 조차도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사실 이 동상은 굉장히 잘 만든 겁니다. 

바스타드소드는 양손검이기 때문에 천칭이 장착불가인거에요.

망토안에 숨기고 있는 것일까요?

보통은 이렇게 아밍소드를 들고 있습니다. 

이건 한손검이기 때문에 천칭장착이 가능하죠.


근데 이것도 꼬아서 생각해보면 어정쩡한 면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로마'신화 속의 유스티티아를 그려내려고 하면서

검은 왜 로마의 검이 아니냐는 겁니다. 

로마의 토가는 입히려고 그렇게 애를 쓰면서.....


로마의 여신이면 그에 걸맞게

 글라디우스를 들어야할텐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건 뭐 애초에 로마의 유스티티아가 검을 들지 않은 것에 원인이 있습니다. 

애초에 로마시대부터 검을 들었다면 글라디우스를 떡하니 들고 있었을것이고

그걸 모본으로해서 너도나도 글라디우스를 쥐어줬을텐데

그런적이 없으니까 중세에 들어서 아밍소드를 들어버린 

그 흔적같은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의의 여신이 아닌겁니까?

나이지리아 정의의 여신상처럼

어떤 형태의 검을 들어도 되는 겁니다.

막말로 라이트세이버 들지 말라는 법있습니까?

아니 뭐

요즘 세상에 '검'은 쵸큼 약하게 느껴지니까

과감하게 검에서 탈피해서 '총'은 어떻습니까.

AK-47

아니, 소총은 좀 그런가요?

그래도 무게감 있게 권총으로 할 까요?


군사법원 앞에 

제복을 갖춰입고 권총과 천칭을 든 여신상을 세워놓으면

욕먹으려나요?


안 될 거 뭐있습니까?


<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들라크루아 >

7월혁명때 리베르타스는 이미 총잡아봤어요.

자유를 상징하는 '모자'를 쓰고 총과 프랑스 국기를 들고 있죠.


로마시대에 지팡이, 모자를 들었지만

미국 독립 후엔 책 들고 횃불 듭니다. 

이런다고 누가 뭐라합니까?






뭐라고 많이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풍자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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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ssageOnly | 2018/08/22 01:16 | ■ 水去一人生 | 트랙백 | 핑백(1) | 덧글(1)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1/3)

요 며칠사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엄청 까이고 있네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몬가....몬가 많이 올라있어서 여러군데 찾아봤습니다. 


몇 군데 추려서 보면 이렇습니다. 

대체로 같은 사진 같은 문구로 구성이 비슷하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아마 복붙하는 정도였겠지요. 

 펨코 , 루리웹 짱공유 <- 이쪽은 거의 판박이고. 

클리앙 <- '솜방망이 처벌에 공정성이 없다는걸 증명한다'라는 문구가 추가되었습니다. 

와이고수 <- 여기도 클리앙 복붙

근데 클리앙에는 다른 게시물도 있던데 이것도 재밌는 부분이 있어서 뒤에서 언급하겠습니다. 


<- 개드립은 이미지도 많이 챙겨넣고 문구도 좀더 첨가했네요. 

대체로 구성이 이렇습니다. 



(클리앙)


(개드립)


(클리앙)



올라온게 이렇거든요. 

보시는대로 다른 나라 정의의 여신상은 

검도 들었고,

 눈가리개도 하고 

마! 할거 다 했으!

근데 한국 정의의 여신상은 그동안 대체 뭐했느냐 이거에요. 

검도 없고, 눈가리개도 없고....

이거 순 엉터리아니냐 이건데...



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일단 정의의 여신상이 세계 여러나라에 만들어져 있지만, 

그게 다 같지가 않습니다. 

아니, 사람사는 동네가 다른데 그게 어떻게 다 같겠냐구요. 

나라마다 정의의 여신상 다 제각각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마! 로마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도 모리나!'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는 천칭, 검, 눈가리개가 상징물이다!'라고 

바로 호통을 치시는 분도 계십니다. 

막 뭣도 모르는 놈 취급을 하는데....


근데 

...그게 아니라니깐요?

백문이불여일견이죠?

일단 이미지 투척들어갑니다. 

< 브라질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X
검 O
눈가리개 O

옷주름으로 볼 때 상반신누드네요.

현대적 감성이 물씬 느껴집니다. 

앉아있습니다. 

< 캐나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X
검 O
눈가리개 X

눈을 잘 뜨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느낌은 고고한 여검사 타입이네요.

서 있습니다. 

< 미국 알버트 비커스 브라이언 주니어 법원 >

천칭 △
검 X
눈가리개 O

천칭이라는 도구는 저울대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여신의 두 손으로 대체한 타입입니다. 

앞으로 나오는 듯한 포즈가 재밌죠? 

서있습니다. 

< 이탈리아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X
검 O
눈가리개 X

눈가리개 없지만 눈 뜨고 있습니다. 
아주 부릅뜨고 있어요.

천칭 대신 법전을 끼고 있죠.

위엄을 한껏 살린 모습입니다. 화려합니다.

앉아있습니다. 

< 아르헨티나 후후이주 청사 앞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X

눈부릅뜨고 있고, 상반신누드입니다. 

쵸큼 야하네요. 조각가는 여성.

앉아있습니다. 

< 미국 제퍼슨 카운티 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O


천칭이 좀 허전한데... 원래 있었는데 도둑맞은거에요. 

3요소(?)를 갖추고 있는데 특이하게 등짝에 날개가 달려있습니다. 

서 있습니다. 

< 싱가포르 대법원 건물장식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X

두 눈 뜨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석상인데, 천칭과 검이 청동제입니다. 

여신 맞습니다. 

앉아있습니다. 

< 호주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X

눈 뜨고 있습니다. 

균형감있게 천칭을 들어보이고 있네요.

서 있습니다. 

< 미국 연방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

천칭 △
검 X
눈가리개 

왼팔에 끼고 있는게 법전이고,

오른손으로 '눈가리개를 하고 '천칭'을 팔에 낀 작은 '정의'을 보좌관으로삼아 들고 있는겁니다. 

작품명 자체가 '정의의 관조(The contemplation of justice)'인데 좀...스케일이 남다르죠?

이 조형물은 연방대법원 건물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왼편에 놓여있습니다.
오른편에는 남성으로 표현된 '법의 권위'가 법(LEX)이 써진 타블렛을 들고 앉아있어 균형을 맞추고 있어요.

오른발을 발올림대에 올려두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앉아있습니다. 

 < 러시아 연방대법원 현관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X
눈가리개 X

눈 뜨고 있고 정면바라보고 있습니다. 

'방패'를 쥐고 있는 것이 독특하네요.

서 있습니다. 


< 오스트리아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X
검 O
눈가리개 X

눈뜨고 약간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게 오스트리아 대법원 실내에 있는데,

높은 곳에 위치헤서 현관부터 계단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형상입니다. 

천칭이 없고 대신 법전을 펼쳐서 안고 있네요. 

구성요소로 따진다면 이탈리아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과 비슷한데, 이탈리아만큼이나 고급져보이네요.

앉아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X
눈가리개 X

근데 눈을 반쯤 감았다고 해야할지, 반쯤 떴다고 해야할지 애매하네요.

앉아 있습니다. 


< 헝가리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X

왼손 손가락으로 천칭을 들고 있는데 법전도 옆에 끼고 있습니다. 

욕심쟁이 후후훗

앉아 있습니다. 



< 이란 대법원 건물 입구 좌측벽면장식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X

부조인데 눈동자까지 묘사했네요. 

당연히 눈을 뜨고 있는 것이죠.

특이한건 '이슬람 문화권'인 이란 법원에서도 정의의 '여신'을 장식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죠.

이란이 이슬람혁명이전에 진행했던 서구화의 흔적입니다. 

그렇다고 혁명수비대의 손에 파괴되거나 하진 않았어요. 

다에시같은 애들이라면 부수고도 남았겠지만...

아무튼 이슬람권에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서 있습니다. 


< 방글라데시 대법원 앞에 서 있는 정의의 여신상 >

천칭 O
검 O
눈가리개 O

오랜만에 3요소를 갖춘 정의의 여신상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현대 미술경향이 많이 반영되었네요.

그럼 뭐합니까 

지금은 철거되었어요. 

왜냐하면 신앙심 깊은 이슬람 신자들이 우상숭배라면서 과격시위에 나서면서

당국에서 치워버린겁니다. 

이란이 참 대단한거에요.


뭐 이런 식이다보니 '외국'이라고 해도 모두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게 범지구적인 상징물로 용인되기에는 장애가 있어요.




근데.....

더 봐야합니까?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은데요?

한번 복기해보세요.

과연, 모두 칼을 들고 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거나

모두 눈가리개를 써서 선입견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나요?

그리고 눈가리개 없는 경우 눈을 감았나요? 


그렇지 않았죠.

제각각이었습니다. 

각기 개성이 흘러넘쳤습니다. 


한국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받은 비판을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말이죠.

칼을 들지 않아서 단호하지 않을 것 같으면

미국러시아 연방대법원은 권위가 서지 못한 법원이 될 것이고

천칭이 없다고 공평하지 못 할 것 같으면

캐나다와 브라질, 오스트리아는 공평성이 없는 대법원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아서 문제될 거 같으면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등등은 선입견에 찌든 나라가 되겠군요. 

방글라데시는 정의가 아예 사라져버린 나라



'야! 너가 눈가리개 없는 것 골라 놓은거 아니냐! 어디서 선동질이야!'

라고 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만...


맞아요.

제가 고르긴 골랐습니다. 

하지만 딱히 눈가리개있고없고로 고른게 아니에요.

뭐, 대법원 말고 다른 법원, 청사의 여신상도 있었습니다만

'주로' 각 나라 '대법원'에 있는걸로 살펴본겁니다. 

적어도 대법원 클라스는 되어야 비교대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한국도 일단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떠오른거였잖아요.



혹은 '대부분'이라는 표현으로 써서

 '모두 '다' 그렇다고 한건 아니라도 이야기할 수 도 있을텐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회피하려고 한 건 좋은 시도였습니다만

그 구멍이 너무 크지 않나요?


저게 과연 '대부분'이라고 할 수준이 되긴 합니까?

지구상에서 이름값 좀 있는 나라들에 있는 법원, 청사 앞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었고

역사성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만든지 100년 넘은 것들이 수두룩해요.

 그 놈의 '눈가리개'

그거 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과연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가요?

오히려 눈가리개 안 한 정의의 여신상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 너가 눈가리개 안 한 것만 교묘하게 모아놔서 그러거잖아! 이 선동꾼아!'

이럴 분들 계실겁니다. 



그래요? 

그럼............

 진짜로 눈가리개 없는것만 

골라서 올리는게 어떤것인지 보여드리겠읍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

체코 올로모우츠 

체코 프라하

아일랜드 더블린

벨기에 앤트워프

미국 뉴욕

칠레 발파라이소


미국 오리건주 벤톤카운티

독일 함부르크


독일 만하임

독일 바덴뷔르템부르크

프랑스 파리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독일 비벤베르크

스웨덴 웁살라

독일 괴를리츠

이탈리아 베네치아

캐나다 온타리오

이탈리아 로마

여신님은 눈가리개 따윈 안 한다네


Korean netizens 아직도 불만 있어요?

정의의 여신은 두 눈을 뜬 훌륭한 여신, 나 또한 찾아보았다.



인터넷으로 '눈가리개'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 찾으면

'탁자'위에 올려놓을 소품들이 굉장히 많이 나올겁니다. 

개중에 이 이미지를 올려놓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지만 눈을 감은 정의의 여신상'이라고 자료랍시고 올려놓는데

...아니 장판바닥에 놓고 A4용지로 배경처리한 

이런 걸 '근거자료'랍시고

이러고 있는겁니까?

나원참.





보면 보통 상급법원이나 정부청사, 공원 등에 놓는 것들은

 눈가리개 안 한 정의의 여신상이 '대부분'이고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상은 

주로 하급법원, 법학교육기관, 가정용 실내소품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절대적'인 숫자로 따지면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상이 많긴 할 거에요.

왜? 그런것들은 공산품의 영역의 것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엄청 많아요.
 
검과 천칭을 들고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대중의 선택을 받으려면 조금은 튀지 않아야합니다.

러시아 연방대법원처럼 방패 들고 있으면 '검'을 기대했던 대중들이 소품으로 사서 집에 놓겠어요?

캐나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같으면 아예 구분을 못할걸요?

독창적이고 작품해석의 여지가 많다?

안 팔리면 어쩔거에요? 

그러니까 그런건 안 만드는겁니다. 

대중상품으론.

작가가 예술혼을 발휘해서 만들지 않는다고요.





이것도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의 근거자료로 자주 애용되곤 하는데

이게 어딨는거냐하면

런던 중앙형사재판소 꼭대기에 있습니다. 


눈가리개 신봉자분들은 이제야 안심하실지도 모르겠군요.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잉글랜드의 심장부

런던 최고권위의 재판소

그 꼭대기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안됐네요! 눈가리개 따윈 안 한 정의의 여신상이었습니다~

대영제국 시절부터 있어왔던

런던 중앙형사재판소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도 눈가리개따윈 안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의 많은 눈가리개 신봉자들은 이 정의의 여신상을 눈가리개한 여신상이랍시고 갖다넣죠.

정말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나라 웹에서 영향력이 큰 '나무위키' 항목입니다. 

'그리고 법의 이상인 선입견이 없음을 나타내는 눈가리개를 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눈가림이 없는 경우에도 눈을 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놓고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을 대표이미지로 올려놓는 센스!



오히려 올드 베일리의 정의의 여신상은

'눈가리개'를 하지 않는 정의의 여신상의 대표작입니다. 

사람들이 왜 이런 오해를 하냐면요.

너무 멀어서 잘 안보니까 그럴 순 있겠습니다. 


백여년전에 이걸 만들 때 제작자가 고민했답니다. 

런던 최고 권위의 재판소 꼭대기를 장식할 정의의 여신상을 대체 어떻게 만들어야할까.

눈가래를 씌워냐하는지 안 씌워야하는지

그러다가 결론을 내린거죠.

안 씌우는걸로

Why?

그게 '원형'이라는 이유로

정의의 여신은 눈가리개를 안 하는게 '원형'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 제작자가 연구한 바로는 
눈가개를 안 하는게 정통이다 이거에요.


근데 눈가리개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두 팔을 쫙 벌리고 힘차게 서 있는 포즈가 굉장한 임팩트를 줍니다. 

정의의 여신상계의 마스터피스에요.

그래서 나무위키 대표이미지로서 손색은 없습니다. 

거짓설명이 달려있는것이 문제일 뿐이에요.

나이지리아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포즈도 여기서 온겁니다. 

눈가리개는 했습니다.

국내 소재의 법테마파크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도

올드베일리의 정의의 여신상을 어레인지한 것에 불과합니다. 

근데 원본은 눈가리개를 안 했는데, 법테마파크판은 눈가리개를 했죠.

법테마파크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공산품수준으로 복제되었습니다. 

한 때 초등학교에 도배되던 단군상수준이죠.

그러니까 숫자는 참 많아요.




사실 이런거죠.

정의의 여신상이 눈을 떴는가? -> 정상

정의의 여신상이 눈을 감았는가? -> 정상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했는가? -> 정상

저 정의의 여신상은 왜 눈가리개 안 했어요? 순 엉터리네? -> 비정상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상도 확실히 많습니다.

그 중에 좀 오래된걸 찾아보면

< 스위스 베른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1543년>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16세기작품에서 눈가리개를 하고 있으니

이게 바로 정통파아니냐

위에서 나온 눈가리개 안 한 정의의 여신상들이 비정통 아니냐

이럴 수 있겠는데요.



'연대'로 대결갑니까?

<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모자이크화 >

그럼 이건 어쩔건데요?

르네상스 이전에는 정의의 여신에게 눈가리개가 없었습니다. 

후광은 있네요. 

심지어 검도 없었어요.


<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모자이크화 >

근데 왜 산 마르코 대성당에 이런 모자이크화가 있냐하면....

1204년 십자군전쟁때 베네치아가 비잔티움을 무더기로 약탈했잖아요...

동로마, 

로마제국 '정통' 정의의 여신은 눈가리개 없었어요.



근데 왜 '검' '눈가리개' 이런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냐면

르네상스시대로 접어들면서

도상학이 발전합니다. 

그림속의 인물, 포즈, 구도, 소품(상징물)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그런거요.

물론 르네상스 이전에는 그런거 없었냐하면 그건 아니고

 이전에도 그런게 당연히 있었지만,

그 시대에 이르러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겁니다. 


< 로마 교황청 서명의 방, 프레스코벽화, 라파엘로작, 1512년>

 르네상스 시대 '정의의 여신'입니다. 

로마 교황청 정도되면

굉장히 보수적인 공간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그만큼 수준높은 도상을 요구하기도 한 것이겠고요.



아, 눈가리개 안 했지만 눈감은거 아니냐!

이럴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눈입니다.

이것도 눈감았다고 주장하신다면야 할말은 없네요.



시대적으로 따져보면 이 시대는 카노사의 굴욕같은건 이미 옛말인 시대입니다. 

세속권력이 성장했고, 교회권력은 하락했어요.

도시가 성장하고 각지에 재판소, 법원이 설치되었습니다. 

사법권력이 완전히 교회법에서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사법권력은 교회, 세속군주에게 오랫동안 눌려있었습니다. 

섬나라에서는 마그나카르타같은 사건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진짜로 왕이 법 아래에 놓여있는건 아니었죠. 

그래도 그만큼 법체계의 성장이 두드러진 건 사실이니

서서히 성장하는 사법권력은 스스로에게 '권위'가 필요하다고 여겼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검'과 같은 상징물을 법조계에서 스스로 부여하기 시작한겁니다. 

그런 직관적인 '검'과 같은 상징은 비교적 일찍 받아들여졌습니다. 

눈가리개는 좀 더 이후에 생겨나고요.





근데 눈가리개가 예술품에서 등장하는 방식이 좀 웃깁니다. 
< 눈가리개를 쓴 정의의 여신, 알브레흐트 뒤러 작, 1494년작 >

독일 세바스티안 브란츠가 쓴 '바보들의 배'라는 문학작품입니다. 

제목부터 대놓고 '바보'가 들어가는거 부터가 심상치가 않죠.

당대의 유명한 풍자물이었던 만큼

현대에도 패러디될정도의 위상을 가진 작품입니다. 


풍자극인 것을 감안하고 보셔야합니다. 

이게 어떤 장면이냐면

두 눈 뜨고 똑바로 바라봐야할 정의의 여신이 

'광대'에 의해 눈가리개가 씌워져서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작품해석에 따르면

소송남발로 사법기관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소송광들을 풍자한 것이라고 합니다. 


웃기죠. 

'선입견'을 배제한다는 의미의 '눈가리개'가 

제 앞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게 하는 '눈가리개' 그 자체라니.



기실 정의의 '여신'이라면,

'신'이라면

눈가리개같은게 왜 필요하겠습니까?

'신적 존재'라면 좀 능력이 빠방해야죠.

'두 눈'으로 꿰뚫어보는 능력이라든가

오히려 '눈가리개'같은 방해물이 있더라도 흑막을 가려낸다든가 

뭐 이런 극적인 요소도 가능할거 잖아요?


하지만 이런건 '신'에게 인격을 부여하기 그런거죠.

상징물도 그런겁니다. 

어떻게 보면 서양 천사에게 '날개'가 굳이 필요한 이유가 있겠나 싶습니다. 

동양 선녀는 '날개'가 없잖아요.

하지만 '날개옷'을 입죠.

그런 '수단'이 필요한 것으로 묘사하죠.

천사나, 선녀도 날개가 꺾어거나 날개옷이 없으면 날지를 못하죠.



이런 관점에서 '정의의 여신'에게 '눈가리개'라는 상징물을 고안해내고 씌운 것인데

이걸 법학계에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이들은 '눈가리개'의 상징(선입견 배제)를 굉장히 선호했어요. 


'정의의 여신상'의 '눈가리개'가 정확히 어느 시점에 나타났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현존하는 미술작품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알브레히트 뒤러의 풍자화에요.

그렇다고 이게 최초일까 하면 그건 좀 아닐 것 같습니다.

생각컨대, 세바스티안 브란츠와 알브레히트 뒤러의 협업으로 

'눈가리개'가 탄생했다기보다는

법조계를 중심으로 '눈가리개'상징을 형성해놓고 자뻑에 빠져 있으니까

세바스티안 브란츠가 그걸 보고 '허이구, 지랄들을 하세요' 하면서 풍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제 주장입니다. 정설이 아니에요.)

아무튼 눈가리개의 등장이 15세기 즈음인 것 만은 확실합니다. 

연구결과가 그렇대요. 

전 그런거 보고 얘기하는겁니다. 

 이 그림이 역할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반대로 이 그림이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상'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1400년대가 되면 유럽은 구텐베르크에 의해 인쇄물이 발달하게 됩니다.

근데 까막눈들이 많잖아요?

글만 있으면 아무래도 재미없잖아요?

삽화도 있어야할 거 잖아요?

그러면 잘 팔리겠죠?

이제 전 유럽에 퍼지는겁니다. 

저게 '판화'입니다. 

전파, 확산에 최적화된 그림이죠.

알브레히트 뒤러가 얼마나 대단한 판화가냐하면

알브레히트 뒤러는 코뿔소를 본 적이 없어요.

그냥 전해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그려낸 겁니다. 

그래서 자세히보면 '실제 코뿔소'와는 꽤 많이 다르죠. 

근데 문제는 그럴싸하다는겁니다. 

그럴싸하니까 20세기 독일 과학 교과서에까지 실리는거죠.
'그 대단한 뒤러선생님 작품!'

'그래?'와 쩐다!'

'오오 눈가리개 오오'

이렇게 되는겁니다. 


마침 작품자체도 베스트셀러겠다.

찍어내기도 좋은 판화겠다

그렇게 유럽 각지로 퍼져나가면서

'정의의 여신'은 '눈가리개'를 해야 제 맛이라는 생각이 전파/확산되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그럽니다. 


그렇게


'대안대(眼帶)시대'를 맞게 된.....

것 같지만


앞에서 본 것 처럼 모두가 그런 '눈가리개'상징의 도입에 동의한 것 아니었던 거죠.

15세기 유럽에서 '눈가리개' 상징이 형성되어서 500여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상이 셩겨나서 자리잡아가기 시작한 것 뿐이지

정의(正義)의 여신상의 정의(定義)를 완전히 바꾼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1543년에 만들어졌다고 언급한 이것도 

매우 이른 시기에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그 역사적 가치가 있습니다. 

조형물로는 이게 가장 오래되었으니까요.


'상징물' 외의 특징을 보면

채색이 되어있고,

중부유럽식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장 기둥위에 서 있는 형태로 세워졌죠.

1561년

1585년

1643년

1714년

이런식으로 아류작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도 저런거 하나 만들어놓자는 식으로 유행을 하긴 했는데...

이런 조형물은 그 전파속도가 느립니다. 

저 형태의 '정의의 여신상' 은 이웃 마을, 도시로 퍼지는 정도로 끝났습니다. 

저거 전부 스위스에만 있는거에요. 

지역적 특성으로 나타나는 수준이죠.


어쨌든 스위스는 저게 '표준'이라고 할 정도로 그 위상이 확고합니다. 

그리고 정의의 여신이 로마신화 속 유스티티아라고 해도

로마식 복장이나 로마의 검, 로마의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자기 동네 스타일에 맞게 변형한겁니다. 
반면 이것은 종이로 전달되기 때문에

전유럽에 '눈가리개'속성을 전파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안대'를 쓴 여성이라는 것은

어딘지 '관능'적이지 않습니까?


성화를 그린다는 명목으로,

  인체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그려내는 예술가들에게

'합법적'으로 눈가리개를 씌울 수 있다는 점은 크게 어필하는 바가 있었을 겁니다. 


현대 대중미술에서조차 이런걸 잘 써먹습니다. 
안대 못 잃어

에로티시즘 못 잃어



항상 blindfold를 사랑해주신 여러분 앞으로도 감사하십시오. 

and I also 안대조아



하물며 성화를 그린다는 명분으로 인물을 벌거벗겨 인체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그렸던

유럽의 예술가들에게 '합법적으로' 안대를 그려넣을 수 있다는 것은

크게 매력적인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눈가리개가 유럽으로 '서서히' 확산되면서

 족히 500년은 된 꽤 '전통'을 이야기할 만한 세월을 보내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유럽인, 세계인들이 '눈가리개'의 상징을 용인하고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눈가리개 '상징'을 받아들인 그룹과 받아들이지 않은 그룹으로 나뉜 세월이 500여년인 것 뿐이에요. 



아무튼 중세 유럽 정의의 여신상은 이렇다고 치고

그럼 그 원형이 있을것 아닙니까?

개드립 게시판이용자는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카'라고 자신있게 써놓았는데

사실....유스티티카가 아니라 유스티티아죠.

이런건 그냥 오타지만......

그런데말입니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가 눈가리개를 했겠냐고요. 

15세기에 눈가리개 아이템이 추가되었는데 고대로마시대에 무슨 눈가리개를 합니까?


당연히 그런건 없었습니다. 

중세 유럽의 정의의 여신상에는 '눈가리개'가 있을 수 도 있고 없을 수 도 있지만

고대 로마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는 눈가리개를 쓴 적이 없어요. 

신화에서 '눈가리개'같은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상징물이 필요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다음 이야기는 '로마 신화 속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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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ssageOnly | 2018/08/20 20:43 | ■ 水去一人生 | 트랙백(1) | 덧글(16)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올해 국군의 날 행사 걱정되네요.




사실은 이제야 발표를 하는 것에 가깝겠지요.

애초에 행사를 준비하려고 했다면 여러 준비사항 때문에 

지금 시점에는 이미 진행중에 있어야하는 건입니다. 


......음~


좀 다른 이야기를 꺼내보면...

올해 국군의 날은 70주년이기 때문에 기념우표발행도 기대되었습니다만

건군 7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아예없습니다. 

1998년이 건군 50주년이고
.
2008년이 건군 60주년이었습니다. 

2018년은 건군 70주년이니까 

기념우표 발행할 만하죠.

근데 발행계획이 애초에 없었어요.

도중에 취소된 것도 아니고 아예 발행계획이 없었습니다. 




근데 이번 10월1일에 기념우표가 하나 나오긴 합니다. 

이게 '세계인권선언 70주년'기념 우표입니다. 


물론 세계인권선언도 중요한 거죠.

대한민국에서는 세계인권선언을 그리 소홀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념우표가 몇 차례 발행된 바 있습니다. 


15주년

20주년

25주년

연도를 보시면 주로 박정희정부시대에 발행했고 그 이후로는 기념우표가 나오지 않았던 것인데

45년의 세월을 넘어 올해 다시 세계인권선언 기념우표가 나오게 되는겁니다.


근데 15주년 우표를 보시면 발행일도 표시되어있는데요.

1963.12.10

12월 10일에 발행한 이유가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을 한 날이 12월 10일이라서 12월 10일에 발행한거였습니다. 

그래서 20주년, 25주년도 모두 12월 10일에 발행되었고요.



그런데 이번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우표는 10월 1일에 발행한다고 하지요.

제가 과문하여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한다면 12월 10일에 발행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이 기록적 폭염속에서 장병들이 고생할 일을 덜었다는 그것만은 다행한 일이라 여깁니다. 

by MessageOnly | 2018/08/14 01:03 | ■ Marine Corps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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