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 기대가 있어야 실망도 하는 법
<부제와는 다르게 등장인물은 '하늘을 나는 꿈'같은 낭만적인 드라마를 갖고 있지 않다.>

극장에서 보니까 영문제목은 <Take off>더군요. 근데 대한민국에서 '국가대표'라는 제목을 선정한 것을 보면 영문제목은 좀 생뚱맞은 느낌이 있습니다. 'Take off'라는 제목이라면....'하늘을 나는 꿈'이라는 낭만적인 주제에 걸맞긴 하지만, '국가대표'라는 제목이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드라마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을 다룬 <쿨러닝>의 경우에서 동계스포츠와 무관한 것을 여겨지는 곳에서 올림픽의 꿈을 꾸는 재밌은 도전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드라마는 많이 다르지만, 스포츠에 대한 배경은 많이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비인기종목'이라는 것이 적용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애초에 스키점프는 '비인기종목'의 범주에도 들지 않았고, 아예 자체가 없던 것이었으니까요. 육상선수가 동계스포츠에 도전하는 것과 스키선수가 스키점프로 전향하는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예 기반이 없던 것에 출발한다는 점에는 비슷합니다. 

영화의 시작은 '무주'를 보여주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니까 배경자체가 1996년으로 꽤 오래전 일입니다. 지금은 '평창'으로 올인하고 있지만, 애초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던 곳은 무주였었고, 무주의 실패 이후 평창으로 옮겨지게 된 것이지요. 평창도 물먹고 재도전을 노리고 있습니다만...그것 자체도 썩 공정한 자세는 아닙니다. 국내에서 무주-평창의 경쟁구도에서 평창이 '유치실패시 다음 도전은 무주에 양보한다'는 약속을 했다가..'아쉽다'는 것을 내세워서 다시 평창으로 유치하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쌍방울을 도산을 몰고간 무주리조트도 솔트레이크와의 경쟁에서 무주가 승리하였다면, 쌍방울이 IMF의 파고를 좀 더 견뎌낼 수 도 있었을 것이고, 레이더스도 팀 해체를 겪지 않았을 수 도 있습니다. ...스키 얘기가 야구얘기로...-_-;;;;

뭐; 당시 스키점프 공사하는 것을 봤을 때 '유치를 위한 투자'정도로 보였었습니다. 이건 당연한 것이었죠. 영화 내내 나오다시피 '쇼트트랙'이 각광받았으니까요. 스키인구도 그리 많지 않았고, 동계스포츠 붐도 아직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건 뭐 지금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수 많은 동계스포츠 종목이 있지만, 일반인이 즐길 수 있을 만큼(시청하면서 즐기는 정도라도) 대중화되지는 않았지요. 인기가 좋은 야구자체도 그리 돈벌이는 되지 않으니까요. 하물며 동계스포츠야...(...)

영화 <국가대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가 드라마를 갖고 있습니다. 근데 너무 그 주제가 다양해서 보는 사람이 다 소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저런 사연을 다 보여주고 이해시켜야 되니까요. 그리고 주제자체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들입니다. <국가대표>가 비인기종목인 스키점프를 다뤘다고 하지만 드라마내용도 '비주류'지요. 차헌태:Bob(하정우)는 '해외입양'문제를, 홍철(김동욱)은 약물복용문제 + 커플관객을 위한 로맨스전담, 칠구(김지석)는 군입대 + 청소년가장, 봉구(이재응)는 홍보자료에는 '4차원'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정신지체장애인역할 + 코믹담당, 마재복(최재환)은 아들 - 아버지의 관계 및 다문화가정을 담고 있습니다. 방코치의 딸로 나온 이은성은 다단계판매 + 가정방문선교 + 에이즈 + 사채 등의 소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만 놓고 봐도 영화 1편씩은 만들 거리들인데...이걸 한 편에 다 담으려는 욕심쟁이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하고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남깁니다. 미국의 양 어머니는 위독하다고 했는데..과연 어떤 운명을 맞이 했는지... 칠구의 군입대는 어떻게 되었는지...방코치 딸내미는 빚을 갚긴 했는지..위원장님은 동계올림픽유치를 하긴하는지..는 당연히 아직 못한거고. (...)

단역들의 출연이 좀 볼거리로 작용합니다., 칠구와 봉구의 가족으로 김지영씨가 나오는데요. 이분은 <해운대>에도 나오시던데..참 바쁘십니다.;  차헌태의 생모로 나오신 분. 아..이분은 너무 이런 역할 전문이시죠. 김수로의 우정출연은 반갑기는 했지만 좀 뜬금없었습니다.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극 전개에 큰 보탬은 되지 않았지요. 그냥 사채에 대한 언급정도..뭐 이런게 우정출연이란 거겠지요. 마재복의 어린 신부가 되는 역할은 어디서 본 얼굴이다 싶었는데..<베토벤 바이러스>의 하이든이었지요. 나이로만 보면 참 그 대사가 맞는거긴한데.(...) 또 부잣집 딸로 나와서 차헌태의 생모를 괴롭히는 역은 <너는 내운명>에서 강호세의 누이로 나온 유리입니다. 너무 부잣집 딸 역만 맡는게 아닐까요. 후반부의 나가노올림픽 중계로는 김성주 아나운서가 나옵니다. 지금이야 프리랜서지만 SBS스포츠중계로 나오다니...--;;;  해설자로는 <솔약국집아들들>에서 부르터스로 나오는 분이고요. 초반에 나온 아침마당은 나름 연대고증은 작용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하차한 손범수 + 이금희 조합이더군요. (배우 본명은 생략함) 

출연이 많은 만큼 담으려고 한 이야기도 이것저것 많은데요. 이런 점에서 재미를 찾을 수 도 있습니다. 저는 재밌게 보면서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요이상의 애국심강조장면은 왠지 관객을 위한 배치같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헌태의 대한민국에 대한 반감표출(초반이나 후반이나)이 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후반부에서 다룬 스키점프는 개인전이 아니고 단체전을 선택한 것이었는데...팀웍을 위한 장면은 그리 많지 않고 각 선수별로 각자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그 들이 국가대표가 되는 것도 각자의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긴 하지만요. <쿨러닝>의 봅슬레이는 모두 다 같이 타는 것과 스키점프는 '각자' 알아서 점프하는 것이니 훈련은 그게 그거겠지만...주점에서의 난투극으로 팀웍을 확인시켜주는 건 좀 진부하게 보였습니다. 시비걸고 싸우는 건 앞이 너무 예상되는 수준이었죠. 

결정적인 후반부 스키점프씬. 물론 CG라는거 다 알고 보는거지만...무척 멋진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해운대>도 CG라는거 알고 보는거지만 너무 '할리우드직수입기술'을 강조하는 홍보에 질렸는데 CG에 감명하지는 않았거든요. <국가대표>에서의 CG는 '광택'도 많이 나지 않고 멋있게 나왔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것이고, 겨울에 보면 겨울분위기나는 것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악은 좋다고 느꼈는데, 상영관의 음향시설 수준이 낮았던 것 같습니다. 명동씨너스는 음향이 많이 딸리는 것 같네요. 

보면서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과도한 욕설이었습니다. 자주규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말투를 계속 썼어야 했을까 싶습니다. 홍철의 캐릭터를 그런식으로 잡은 것은 이해를 하겠지만...몇 번 내보이는 정도로 충분했을 거 같거든요.  하긴 뭐; 차헌태도 못지 않은 영어욕 + 우리말욕을 섞어서 하고 있지요. 나중에 TV방영도 생각해야하는 '국산'영화인데..이거 명절특선으로 나오려면 음성수정 좀 꽤나 들어가겠다 싶었습니다. (이때 과연 영어욕도 음성수정을 할 것인가는 의심스럽지요.) 그리고 애초에 이게 12세 관람가거든요. 

위원장님 말씀처럼 무슨 기대가 있어야 실망도 하는것이겠지요. 저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친구가 보자는대로 본거라 정말 아무 기대가 없었습니다. 나름 스키점프의 불우한 사정을 예전부터 봐왔던터라 오히려 약간 '자만'하고 있었지요. '보여볼테면 보여봐라'는 식이었습니다. (...) 초반에는 제 예상과 좀 맞는 것도 있었고 스키점프대 공사를 보며 옛날 생각도 좀 났습니다. 제가 영화를 본 기본자세가 '위원장님'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후반부에 몰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보기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by MessageOnly | 2009/08/07 16:13 | ■ 주말의 명화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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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완득이네 골방 at 2009/08/08 18:23

제목 : 영화 국가대표_영화 킹콩을 들다와 비교해보다.
[국가대표 2009.07.29 개봉]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그리고 스포츠 선수들... 올림픽, 아시안게임, 여러국제 대회 방송은 단연 국민들의 큰 관심거리이다. 일명 효자종목이라 불리는 경기가 있나하면 어떻게 점수가 나는지 조차 모르는 경기들도 태반이다. 그렇게 시작된 스포츠 영화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영화 돌풍을 일으켰던 여자 핸드볼 영화 우생순...그리고 아주 크게 흥행을 하진 못했지만 영화의 감동이 아직도 남아있는 여자역도 영화 킹......more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8/07 16:43
그러저러한 것인가 보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07 16:53
괜찮게 보았습니다. 그치만 이야기를 너무 많이 담으려고 한건 부담스럽더군요.
Commented by 매모리 at 2009/08/07 17:09
리뷰를 보면서 왠지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력으로 출전한 카누선수가 떠오르네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07 17:15
영화에서도 자비출전에 대한 언급이 있죠. 카누선수는 배를 못 가져가서 빌리기도 했고..-ㅠ-;
자력이라고 하면 왠지 '자력진출'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08/07 23:14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그놈의 애국심을 너무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보고 나오면서도 은근히 불쾌했었습니다.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07 23:18
애국심강조씬은 그냥 안 나와도 좋은 이야기를 꾸밀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해외입양관계를 놓고본 약간의 개그소재로선 쓸만하기도 했지만..없어도 무방.
Commented by 띨마에 at 2009/08/08 03:18
뭐. 제목부터가 그렇지만. 애국심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정작 저는 별로 애국심을 건드린다는 생각도 안하고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적은 것 같군요(..)

아마도 몇 해 전 디 머시기 하는 공룡영화 이후로 이런 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 더 강하게 형성된 것 같은데, 저도 그 부분에서는 학을 뗐습니다만 이번건 그냥 그것 자체가 차헌태가 애국가 못따라 부르는 개그소재정도. 가볍게 느껴지더군요. 국가대표라는 제목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지만, 국가대표라는 타이틀 달고 나온 것 치고는 저는 애국심에 호소하는게 많이 약하게 느껴지더라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08 10:52
아무래도 애국심코드에 관해 선입견을 가지고 관람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차헌태의 해외입양관계로 인해 애국가를 따라부르지 못하는 건 개그소재로 쓸만했지요. (그렇다고 두 번씩;)

<국가대표>에서의 개그라는게 진지한 장면에서 김을 빼는 방식이(좋은 의미로) 유효했지요. 건드릴건 건드리되 관객이 불쾌해하지 않게 개그를 집어넣고 다음 이야기로 전환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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