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워즈>와 '여름전쟁'
< 썸머워즈 >

전 <썸머워즈>의 개봉 소식을 이글루스 밸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감상글을 읽으면서도 최대한 줄거리를 파악하지 않으려고 했지요.
(다행히 의도대로 진행되서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 그림을 보면서도 <썸머워즈>의 내용이 뭘까하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깃발을 들고 맨 앞에 있으니 여주인공이겠군' 

....

'그런데 어째서 전국시대 군기(軍旗)를 들고 있을까....저 문양은?'

'저 멀리에는 '우에다시(上田市)'라고도 써 있네..'

....

그리고 제목이 애초에 'SUMMER WARS'였습니다. 

왜 일본 애니에 영어제목이 붙었나 이상하기도 했었지요.

'왜 여름전쟁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일어로 여름전쟁이라고 했으면 번역해서 <여름전쟁>'이라고 개봉했을텐데..'

'음..여름전쟁이라고 하니 좀 재미없어 보이긴하네..-ㅠ-...'

....

여름전쟁.

여름전쟁!

포스터에서 힌트를 다 주고 있습니다. 

<서머-워-즈>

그러고보니 나츠키도 이름에도 (夏)가 들어가지요. 

나츠키가 들고 있는 군기(軍旗)의 문양을 눈여보십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다이묘들은 각자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을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전쟁시에는 군기에 가문(家紋)을 그려넣었지요.


이중 이것이 비슷하죠?

사나다家는 육문전(六文錢)으로 유명하지요. 

사나다家의 인기스타 유키무라 덕에..-_-;

<얼른 게임을 사라!>

머리에 육문전(六文錢) 문양을 붙여놓아 사나다家 사람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잔뜩 미화되어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죠. -ㅠ-; (라고 생각합니다.)



사나다家는 다케다의 가신 가문으로도 유명합니다. 
다케다 신겐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사다나家도 함께 했었지요. 
그러나 다케다 신겐이 죽고 나서 다케다家는 몰락하게 됩니다. 

<이 그림을 보니 우에다 성의 구조-안쪽의 본성과 바깥성의 구조와 해자-가 이해되네요.>

사나다家는 오다 노부나가에 항복한 이후부터 가신에서 다이묘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사나다 마사유키는 독립하며 우에다성를 근거지로 삼는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사나다 마사유키를 제압하기 위해, 이 우에다성을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1차 우에다성 전투)
2천명의 소수 병력으로 7천의 적병에 맞서 성방어에 성공을 거둔 
사나다 마사유키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다이묘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항하는 다이묘들이 거병하여 
도쿠가와 지지파인 동군과 반대파 서군으로 나뉘어 전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유명한 세키가하라 전투를 통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입지가 크게 강화되지요.

이 때 사나다家는 가문을 보전하기 위해 양다리를 걸칩니다. (...)

큰 아들은 동군에 가세하고, 본인은 서군에 가세하지요.

세키가하라 전투는 서군의 일부를 배반시키는 방법으로 공략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승리로 끝나게 되지만,
세키가하라의 전장상황은 동군에게 불리한 것이었습니다. 


< 붉은색이 동군, 파란색이 서군, 노란색은 서군이었다가 동군으로 배반 >

서군을 고지를 점령하고 동군을 거의 포위하고 있었지요. 

양군의 병력은 거의 비등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도쿠가와 히데타다'의 참전이 있었다면 동군의 수적 우세가 확실해졌을 것이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3남인 도쿠가와 히데타다는 3만8천의 병력을 이끌고 진군하다가, 
사나다 마사유키의 우에다 성을 공략합니다. (2차 우에다성 전투)
사나다 마사유키는 서군이기도 하고, 옛 우에다성 전투에 대한 설욕도 하고 싶었겠지요.

사나다 마사유키는 2천명의 소수 병력으로 히데타다의 3만8천 군사의 발을 묶어버립니다. 

먼저 출발시켰던 아들이 전장에 도착하지 않자, 이에야스가 빨리 세키가하라로 오라고 재촉하기도 합니다. 
히데카다는 공략을 포기하고 급히 세키가하라로 향하는데, 참전하지 못하고 전투가 끝나서야 도착하게 되지요.

< 세키가하라 전투 병풍도 >

서군에서 코바야카와 등의 배반행위가 없었다고 본다면, 동군의 상황은 크게 유리하지 못했지요.
거기다 히데타다의 대군(3만8천)이 도착하지 않았으니 전황이 크게 불리하게 진행되었을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사나다 마사유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최대한 괴롭힌 것이었습니다. 

뭐..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승리였으니, 당연히 마사유키는 영지을 빼앗기고, 죽을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만..

마사유키의 복안대로(?)...장남이 탄원하여 영지는 장남이 받고, 마사유키는 사형만은 면하게 됩니다. 
(반대라면...어땠을까요..자신의 공을 내세워 아들의 목숨은 보전했겠지요..-ㅠ-;;)

당연히 지각한 히데타다는 아버지한테 깨지고...히히;


나츠키의 군기의 문양과 저 멀리 보이는 '우에다'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이 집은 사나다 가문의 후예라는 것이겠네요. 

사나다라는 성을 쓰고 있진 않았고, 진노우치(陳內)라는 성을 썼던 거 같던데..

아마..사나다家의 방계라는 설정인듯 합니다. 

雁金문양도 조-금 모양이 변형되어 있고요. 좌우반전에 깃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가문의 분가로 인한 변형은 흔히 있는 경우죠.)


사나다家랑 웬수가 되는 도쿠가와家  문장

다시 사나다家 이야기로 돌아가면...

사나다 마사유키는 죽고, 장남이 사나다家를 이끌어갑니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마사유키의 둘째 아들이기도 한데...
도요토미의 성을 하사받기도 해서 도요토미 노부시게라고도 불리웁니다.
(본명은 사나다 노부시게라고 해야지요.)

사나다'家'입장에선 제법 괜찮은 시도지요. 어느 줄을 타건간에 멸문은 없는거니까요.

아무튼 사나다 유키무라는 도쿠가와家에 대한 원한을 품고 反도쿠가와의 선봉이 됩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오사카에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데, 
결정적인 것이 오사카성 전투지요. 역시 무력으로 끝장을 보는게..-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군에 맞서기 위해 도요토미 히데요리 측도 만반의 준비를 하는데, 
그 일축을 담당한 것이 사나다 유키무라입니다. 
1차 오사카성 전투가 겨울에 이루어져서 '겨울전쟁'이 됩니다. 
보통 '오사카 겨울의 진'이라고 하고 있지요.

이 때 막부 군 20만 對 도요토미 군 10만 -_-;

여기서 화친이 이루어지는데..화친 조건 중 하나가 오사카 성의 해자를 메우는 것이었습니다.
히데요리측은 바깥 해자만 메우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에야스는 안쪽 해자까지 메워버리고 성벽도 일부 헐어버립니다. 
도요토미 군이 숫적으로 열세이더라도 잘 조성된 요새때문에 견딜 수 있었던 것이었죠.

히데요리가 다시 안쪽 해자를 파기 시작하고;; -_-;;
겨울전쟁때 매수해둔 낭인패거리들이 전쟁이 하고 싶어서 행패를 피웁니다.

어차피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家를 완전히 제거해야 속이 시원하니까;;
이런 핑계로 재공격합니다.

<오사카 여름의 진>

이에야스는 '막부군'을 이끌고 다시 포위전을 감행하는데요.

이 때가 여름입니다.

그래서 '오사카 여름의 진'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여름전쟁'인겁니다. 

1차 때 해자도 메꿔지고 성벽도 그 때보다 못한데다가, 인원수도 줄고, 병량도 딸리니
 도저히 막부군의 상대가 되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15만 5천 막부 군 VS 7만 8천 도요토미 군 

겨울이나 여름이나 2:1 수준인건 변함이 없죠. 게다가 성도 작살났고요.
다만, '절체절명'의 배수진과 같은 극한에 몰린 오사카성은 고양이를 무는 쥐로 변신을 합니다. -ㅠ-;

여기에서 사나다 유키무라가 대활약을 하는데요.

< 미니어처 >

오사카 성이 포위된 상황에서 소수의 사나다 부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본진을 급습하는데 성공합니다. 

본진이 돌파당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막 도망다니고, 

'당하기 전에 차라리 할복'하려다 만류로 멈추길 수 차례 반복할 정도로 몰아부쳤지요.

대군에 포위된 상황에서도 '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부친 인물이니
사나다 유키무라는 온갖 이야기와 그림의 주인공의 부각된 것입니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당연히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죽이는데에는 끝내 실패하고 전사하고 맙니다. 
(당연히 오사카성도 패망하지요. 히데요리도 죽고..몽땅 다 죽습니다.)

오사카성의 여름전투에서 도요토미측 지휘관들이 썩 능력있는 인물들이 아니기도 했고, 
병력의 수나, 사기, 무기.. 뭘 봐도 질 싸움이었지요. 

그러나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그 정신을 높게 쳐주는 것일겁니다. 

아무리 질것 같아도 '끝까지 싸울 수 밖에 없는 싸움이 있다'는 식으로요. 

원래 지방색이 강했던 일본인 만큼, 도쿠가와 막부에 대한 반감의식도 어느정도 반영되기도한 그런 것도 있겠지만요.

< 모에화 >

흐...흐흠; 스쿨미즈에 진바오리라니 참으로 망측한 패션이군요;

아무튼 '육문전(六文錢)'이 크게 그려진 부채 때문에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여자건 남자건 간에..-ㅠ-;)

신발뿐만 아니라 양말에도 육문전을 넣었군요. 

시선을 좀 위쪽으로 올려보지요. 
...사나다라는 이름표가 보인다구요? 거기말고 좀더..위로 -///-;

머리위쪽에서 발견하실 수 있었을 겁니다.

雁金

좌우반전이 되어 있어서..오히려 <썸머워즈>의 진노우치 (陳內) 문양과 비슷해진 것은 재밌네요.

극중에서도 이 가문(家紋)을 은근히 자주 비춰줍니다.


진노우치家 고택 입구

우에다 성 입구 (공원이네요.)

문 형태가 많이 비슷하죠. 아마 우에다 성문을 모티브로 그려낸것 같습니다. 

<썸머워즈>공식홈에서 보면 우에다시 관광관련해서 협조하는 얘기도 있더군요. 

우리의 <해운대> 비슷하게 실제 도시를 무대로 삼고 있으니 우에다 시민들이 좋아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쪽에 관광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겠고요. 

일본애니에서 주로 사용되는 '여름'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사나다家의 이야기를 곳곳에 집어넣은 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단순한 집안 자랑로 대사늘리기가 아니라, 그 집안의 내력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
우에다성 방어전을 얘기해줌으로써 전투방식을 간단히 설명해주기도 하고요.
사실 오사카 전투 자체는 비극인데, 그걸 이런식으로 버무린다는게 재밌었습니다. 
지나가는 식으로 좀 멋진 대사들을 날리기도 하지요.

'썸머워즈'라는 제목처럼 일어로 하지 않고 영어로 한 것은,
좀더 IT느낌(?;)이 나는 영어를 써서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 의도도 있는 것 같고
너무 오사카 여름 전투 냄새가 짙지 않도록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중의적인 의미의 접근으로 제목을 정한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by MessageOnly | 2009/08/21 20:00 | ■ 주말의 명화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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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매모리 at 2009/08/21 20:25
섬머워즈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워져서 어찌보면 역사적 효과도 있네요
그러나 전쟁이라는 의미는 좋지않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21 20:33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는 의미로 더하려고 사나다家의 이야기를 끌어온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8/21 22:28
전통과 현대를 잘 써먹은 모양이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21 22:35
저 이야기를 미리 알지 않더라도 극중에서 충분히 '옛날 이야기'라는 형식을 빌려서 계속 언급을 합니다.
'싸움'에 관한 부분이기도 한데..문장을 노출하는 방식이 상당히 의도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Commented by TokaNG at 2009/08/21 23:06
아아~
생각보다 심오한 제목이었군요?
역사와 결부짓는 센스라니..
어쩐지 극중에 자꾸 우에다 전투에 관한 얘기를 하더라니..
단순히 옛날얘기가 아니었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21 23:34
중의적인 의미로 제목을 저렇게 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진노우치가의 문장이나 둘째 아들(수산업하시는 그 분-_-;)이 집안 내력을 얘기하면서 나오는 옛 싸움에 관한 얘기는 결국은 오사카 여름 전투얘기로 끝납니다. 그걸로 충분할테니까요.
당연하게도 '사나다'라는 얘기는 한 번 도 내비치지 않죠.
Commented by 명호이 at 2009/08/22 00:04
저도 이 영화를 보고 이 영화와 관련된 포스팅을 할려고 생각했었는데
와... 영화를 이런 관점에서 볼 수도 있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22 00:18
아직 안 보신 분들이 많이 있으신 것 같아서 줄거리는 최대한 느껴지지 않게 구성해보았습니다.

저랬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구성이 좀더 완성도 있게 느껴지더라고요.
Commented by Earthy at 2009/08/22 00:20
내용 중에 아예 2천으로 3만의 병력 어쩌고 하는 이야기도 나오죠.
볼 때는, 이게 정말 있었던 거 아닌가, 했는데 좀 어레인지가 있었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22 00:26
그 대사처리도 너무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 있는데...일부러 거기에 집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랬다는 생각도 합니다.
우에다성에서 성문을 열고 물을 채웠다는 것은 우에다 성의 구조도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2천으로 3만8천 병력 어쩌고 하는 얘기는 세키가하라로 진군하는 도쿠가와 히데타다의 발목을 잡은 그 이야기가 맞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문장모양만 살짝 바꾸고 '사나다'란 이름은 완전히 감춘거죠. 감췄다기보다는 그걸 너무 드러내면 <썸머워즈> 고유의 이야기를 해칠 수 도 있으니 그렇게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의도한 것이라면 아주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벨제브브 at 2009/08/23 16:13
흠흠, 과연...뭐 사나다 유키무라하고 다테 마사무네는 실제로 전국 시대에 엄청나게 활약한 건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일본인들이 좋아하죠. 과연, 전국무쌍에도 나왔던 저 전투를 패러디한건가요. 내내 우에다 우에다 하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그, 그보다 역시 모에선의 힘은 위대합니다!!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8/23 16:32
사나다 유키무라는 그래도 막판에 한 건 했다고 하겠지만....다테 마사무네는 도저히 높게 봐줄만한 건덕지가 없지요. 그저 분수를 모르는 광오한 인물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그런 부분이 매력이 있는 건지...정말 이상할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중단없는 모에선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
Commented by 전경 at 2010/03/23 17:47
와우!!! 정말 대단하시네요!!!!!!!!!!!!!!!!!!!!!!!!!!!!!!!
Commented by hoonb at 2012/06/12 00:20
오사카성 조사하다가 어찌어찌 보게되었는데, 대단하시네여,, 일본역사 공부하시는 분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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