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되서 인근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아직 날이 밝아서 놀이터에서 애들이 놀고 있더군요.
그 근처를 지나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아저씨! 남자에요?"
< 아까 전에 날 보고 아저씨라고 했었지? 난 그말이 좋아. 사실이니까.>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남자냐고 묻는 건..응?
< 너희들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
제가 머리를 길게 기른 것을 보고 아이들이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모양이었습니다.
머리 좀 길렀기로서니..-_-
상하 전투복에 야전상의까지 곱게 차려입은 사람을 보고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다니...
이쯤에서 여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상당히 올라갔다고 볼 수 도 있겠습니다. (앙?)
그냥 지나쳤었었는데.
18시되면 교문도 닫아야하고 해서 애들을 내보내려고 다가니까
아까 그 이상한 소리를 또 하는 겁니다.
(사실 첨에 들었을 땐 딴 사람보고 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무시...-_-;)
"아저씨! 남자맞죠?"
목소리나 생김새를 보니까 여자애가 그런 소릴하던데...
걔보고 '너 여자애 맞니?'라고 해도 될 정도로 소년스러운 여자애였습니다. -_-
바지입고 머리도 남자애처럼 자르고...그러는 넌! (흥!)
이쯤되면 짐작이 되는게..
'저 아저씨(?) 남자(?)아냐?'
'군인이니까 남자지'
'머리기른거 보니까 남자 아니야'
'야 내기할래?'
'좋아'
...대충 이런식의 전개가 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
이제 훈련해야하니 이제 집에 가라 그러니까
" 상병이에요? "
"우리 아빠 7사단에서 탱크 타요. 아저씨도 탱크 타봤어요?"
" 해병대? 진짜 귀신 잡아요?"
"집에 안 가기 싫은데요?"
(진짜 이랬음;)
"큰일났다. 유치원은 7시에 끝나요. 걔네는 어떡해요?"
"아직 6시 안됐잖아요."
< 얘들아 잠깐, 질문은 하나씩 >
"진짜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요."
.
.
.
"귀신 진짜. 진-짜 있어요?"
-_-
근데...'예비군'이라고 하니까 애들이 갑자기 깔깔 거리며 웃더군요.
....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바르고 고운 이야기를 들려줍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