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



정보통신분야는 많은 밀리터리 애호가(?)들에게는 소외받는 부문이긴합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정보통신분야는 군내에서 질적,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발전의 여지가 있는 분야이지요. 미군이 그렇게 공군을 불러댄다고 하지만, 그것은 무선통신능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공군이 아무리 많이있어도 통신이 되지 않으면 공군을 부를 수가 없지요. 

수 많은 밀리터리 관련 엔터테인먼트물(영화, 게임)을 보면 정보통신은 비중이 적습니다. 정보통신분야는 '당연히' 개통될 것을 전제로 놓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결코 주인공은 될 수 없습니다. 진짜 통신이 안되면 아무것도 안되니까 '당연히' 되어야한다고 전제해놓고 시작하는게 대부분이죠. 간혹 '해킹'능력에 중점을 두어서 멋대로 정보를 빼내가거나 무인장비를 멋대로 움직이는 정도로 나오지요. 군사분야라기보단 테러물에 자주 등장하지요. 

정보통신분야는 냉전시기만해도 군사분야에 최고의 기술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인터넷도 처음에는 군사목적으로 개발된 것이죠. 하지만 점차 민간기술이 군을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보단 민간에서 사용계층이 확대되었다고 보는게 더 낫겠지요. 수요가 증대되니 공급이 증가하면서 기술도 발달되는 좋은 그림입니다. 그래도 1990년대에 SPIDER체계가 도입될 시점에는 크게 뒤쳐지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IT기술의 발전은 매우 놀라웠고 SPIDER체계가 전력화될 시점에는 완전 뒤쳐진 기술장비가 되고 말았지요. 신문기사에서는 예산낭비라는 질타를 가하고 있지만, 그래서 뭐 어쨌다는 겁니까...우리 군은 계속 뒤쳐진 기술장비를 운용해야한다는 건가요? ..죽기전에 구입하는 PC가 가장 좋은거라라는 말이 있지요. 잘못한 부분은 연구기간이 너무 길었다는건데..예상을 못했을 수 도 있고, 이른 시기에 도입하려고 했는데 예산배정문제로 계속 좌절되고 있던 것일 수 있습니다. 

< 삼성탈레스 홈페이지에 있는 SPIDER체계 개념도 >

통신기술을 발전방향을 보면 SPIDER체계의 도입은 매우 적절했습니다. 혁신이었지요. 당시 기준으로서도 그랬을것이고, 지금생각해봐도 훌륭합니다. SPIDER는 기존의 TREE형 구조의 통신방식에서 격자형통신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생존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격자형 구조에서 '거미줄'같이 촘촘하고 튼튼한 이미지를 따서 'SPIDER'가 되었죠. 위 개념도를 '읽을 줄'아는 분이라면 SPIDER체계가 '군단'단위로 구성된 것인 것을 쉽게 눈치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 SPIDER체계는 미군의 그걸 벤치마킹해서 들여온 것인데..이것도 예산(...)문제로 다운그레이드한 형태로 도입한 체계입니다. (수입한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벤치마킹하면 더 좋아져야 하는게 아닌가...on_  ) 미군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말도 있는데, 그건 예산이 풍부했더라면 고려하지 않았을 부분일거라 생각합니다. 

SPIDER체계는 최초 도입시기에 맞는 'PC통신'시대에 맞는 체계입니다. 그런데 PC통신시대는 80년대부터 시작되었지요. SPIDER도 사실 조금 늦게 도입된 체계입니다. 그러다보니까 'PC통신'시절에 맞는 체계가 'WWW'시대에 전력화 되버린 것이죠. 1996년에 TICN개념이 잡힌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개인가정이라면 유선전화를 쓰던 집에서 PC가 뭔지도 모르다가 덜컥 '인터넷가입(?)'해서 사용할 수 는 있지요. 뭐 군대라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항시 전력의 우위를 점해야 전쟁억제도 할 수 있고, 불의의 사태에 대응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체계도입을 꾸준히 도입할 수 밖에 없지요. 

SPIDER체계가 좋지 않은 점이 무엇이었느냐하면 'SPIDER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허풍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껏 기대감을 갖게 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력화가 너무 늦게 이루어졌습니다. 통신병과에서는 '곧 SPIDER가 들어오는게 자랑'이라고 하고 있는데, 정작 전력화된 시점에는 다들 휴대폰 쓰고 슬슬 집에서 고속 인터넷을 즐기고 있던 때였으니까요. SPIDER체계의 혁신적인 부분은 통신망의 생존성강화와 더불어 '데이터통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제가 PC통신에 비유를 했는데, 그 결정적인 이유가 모뎀성능이 딱 그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상용모뎀의 정점(?)이 56K인데 이거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이 부분은 중간과정에서 개량의 여지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애로점이 있었겠지요..-ㅠ-; 일단 '사용자'입장에서는 음성통화의 생존성이 강화된 것은 체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전화들고 통화하는데 이게 잘 되어야 정상(정상적으로 운용해야하는게 당연하지만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인것이니까요. 군에서도 독자적인 상용교환망을 운용하기 때문에 이에 익숙하게 되면 전술통신체계는 불편할 수 밖에 없지요. 데이터통신은 된다고는 하지만 WWW시대 사람이 쓰기에는 너무 느리고 불편합니다. 요즘 '하이퍼터미널'을 통해서 데이터통신을 하는 사람이 몇 이나 되겠습니까. 하이퍼터미널이 뭔지도 모르는게 당연하고 그냥 브라우저(익스플로러)로 클릭하면서 페이지를 열고 있는(그것도 느리다고 답답해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낯설고 불편한 방식이지요. 이렇다보니 처음부터 정보통신을 배척하고 있던 고급지휘관들에게 지속적으로 통신불신론을 키울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근데 이런 분들도 통신은 '당연히'되어야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SPIDER체계에다가 C4I체계를 운용하려고 하니 감당할 수 가 없는 것입니다. 영화를 따라잡고 싶은(실제로는 미군을 따라잡는) 희망사항이 부족한 데이터통신때문에 가로막히는 것이죠. 업그레이드, 특히 데이터통신쪽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TICN은 개념적으로는 SPIDER의 업그레이드라고 봐도 될 겁니다. 'SPIDER-Ⅱ'라고 해도 될텐데...아마 기존 SPIDER체계 도입기간중 인식된 SPIDER체계에 대한 안 좋은 인식도 약간 고려된 것 같습니다. SPIDER체계가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면, 그 이름을 더 써먹을 만 할텐데요. TICN이 개념연구가 늦은 것은 맞습니다. SPIDER 전력화 종결시점에 연구를 할게아니고 체계개발을 시작하고 있었어야지요. TICN을 너무 종합적으로 운용하려다보니 SPIDER의 개선요구사항을 그냥 내버려두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고속-대용량화는 모듈교체만으로는 좀 어려운 부분일까 싶고..-_-;; SPIDER에서는 CNRI정도로만 무선망을 통합하고 있고 무선망은 별개로 두고 있는데, TICN에서는 전투무선망까지 함께 다루고 있지요. 기존 SPIDER는 Radio와는 좀 따로 놀았지요. 이동성과 전투무선망의 강화 측면에서 TICN에서 무선망을 강화하는데 이것도 실상 C4I체계 운용 강화에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 휴니드 테크놀러지 홈페이지에 있는 TICN 개념도 >

차후 전장은 NCW이 된다고 하지요. TICN은 그런것을 종합적으로 '준비'하는 체계입니다. 현재의 C4I체계 수준에서 좀더 업그레이드하여 C4ISR-PGM로 진행하기위해서 필요한 것이지요. 현 SPIDER로 C4I도 버거운 판이니 전력화시점에는 이랬던 부분을 감안해서, 고속-대용량화를 중점적으로 해야겠지요. 이동통신은 기존 방식처럼 CDMA방식으로 쓸지는 모르겠네요. Wibro를 채용한다고 하는데 일부를 제외하면 꽤 쓸모가 있을 것 같습니다. Radio가 아닌 무선네트워크를 운용하게 되면 보안성도 무척 강화해야할텐데 이 점도 뭐..잘 만드시겠지요. 

TICN은 다른 무기체계보다 선행되어야하는 사업입니다. 흑표, K-21, KUH, 차륜형장갑차, 차기 자주포 이것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당연히' 되어야한다고 전제하고 있는 정보통신분야입니다. 제가 볼 땐 현재 일고 있는 잡음은 업체의 비리(없을리는 없을거 같고..-_-;)라기보다는 사업체간의 알력으로 빚어진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SPIDER체계 도입으로 삼성탈레스(당연히 삼성하고 탈레스사의 합작)가 돈을 많이 벌었을겁니다. 워낙 SPIDER에서 비중이 컸으니 TICN에서도 입김이 셀 수 밖에요. SPIDER체계를 삼성탈레스가 독식한 것은 아니고, LIG넥스원과 휴니드테크놀러지도 참가를 했습니다. 일부 장비를 납품하는 형태지요. 이번에 TICN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땐 삼성탈레스가 없으면 LIG넥스원이나 휴니드 테크놀러지가 TICN구현이나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수준이지요.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로 진행이 될 것 같고, 특정 분야 장비를 두고 경쟁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삼성탈레스의 SDR와 LIG넥스원의 TMMR이 그 주인공이 된 것 같고요.

TICN과 별개로 휴니드 테크놀러지는 TETRA 쪽을 계속 파는게 좋을 듯 싶은데, 별 성과가 없는 것 같네요. 군에서 TRS를 도입하면 정말 좋을텐데 이걸 후방작전용으로 한정하고 있으면 제대로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TETRA 단말기하고 소부대용 무전기가 둘다 장단이 있긴 하지만 후방작전용에 한정한다면 장비가 너무 아깝지요. 일단 '후방작전'용으로 장비를 도입할까도 만무하고요.
by MessageOnly | 2010/01/05 21:19 | ■ 출처는 모르지만..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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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0/01/05 21: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0/01/05 23:02
무기체계쪽이 인기가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런 분야는 프라모델로도 잘 나오질 않죠. 나와봤자 팔리지도 않을거고 -ㅠ-;
그냥 예비역입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1/06 00:47
하이퍼터미널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0/01/06 01:21
C4I체계의 기반통신체계로 쓰기 때문에 하이퍼터미널을 통한 데이터통신을 굳이 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그냥 그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 C4I체계를 운용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해서 하급제대까지 배치를 할 수 가 없는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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