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키요에속의 조선과 중국, 일조각(2010) > 도서관에 신간서적으로 들어와있어서 대여해봤습니다. 펴낸날이 2010년 6월 4일로 되어있으니, 이제 한 달 조금 지난 새 책이지요. 우키요에의 색채감이 잘 느껴지는 표지라서 눈길이 가기도 했습니다. 제목대로 일본의 목판화인 우키요에에 등장한 조선과 중국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데, 부제인 '다색판화에 투영된 근대 일본의 시선'이 지은이의 의도에 부합하는 진짜 제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대 일본이 전통적인 주변국에 대한 인식을 바꿔 조선과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어떤 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는지 우키요에에 잘 드러난다는 것이죠. 조선침탈에 대한 합리화를 위해 우키요에를 이용했다는 것이 핵심주제입니다. 뭐...역사왜곡의 전통(?)을 이렇게 다시 보게된다는 것도 좀 재밌는 일이죠. '먼 옛날옛적 조선은 우리가 지배하던 곳', '지금은 청국에 지배받는 열등한 조선민족', '야만적이고 조선을 괴롭히는 청국' '진취적이고 용감한 일본' ...이쯤되면 옛정을 생각해서 냄새나는 중국으로부터 조선을 구해내자..조선은 어차피 예전에 우리가 지배했었던 곳이니 다시 지배하는 건 당연한거 아냐? 라는 의식을 갖게 하는게 목표였죠. 판화의 특성상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우키요에는 대중에 의해 소비되는 문화상품이었습니다. 대중에게 많이 소비되는 것은 그만큼 전파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나지금이나 대중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정보에 취약합니다. 보통 그런만큼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라는 경고문구가 없으면 의심없이 진실로 받아들이기 쉽게 되는 것이겠지요. 게다가 이런 경우에는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라는 설명을 덧붙였을 가능성이 더욱 높기도 하고...-ㅠ-; ![]() < 활을 들고 있는 사람 = 진구황후 > <우키요에속의 조선과 중국>에서 초반부에서는 이웃나라인 조선에 대한 경멸과 침탈의식을 키우는 소재로 '진구황후의 삼한정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전설로 '진구황후'가 일본에서 한반도로 건너가 신라왕을 말사육인으로 삼고, 그 소식을 듣고 '제 발로 찾아온' 백제와 고구려왕을 마름으로 삼았다는 이야깁니다. 임나일본부설의 정서적 근거가 되는 이야기지요. ![]() < 대일본사략도회, 1879 > 뭐...일본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시각의 이야기죠. 어떻게보면 시대를 앞선 여해적두목 로망스라고도..(...) 이쪽방면에선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라 넣었습니다. 이 장면은 진구씨가 활을 가지고 원정에 대한 글을 바위에 새겼다는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 < 진구황후의 삼한정벌, 복각판 > 위 그림과는 다르지만, 구도는 근대 우키요에와 거의 같은 식이네요. 위엄있게 차려앉은 인물이 '진구'인건 쉽게 알 수 있겠습니다. 전설(?)에 맞춰서 생각하면 진구황후앞에서 재물을 바치고 굽신굽신하는 인물들은 삼한, 즉 신라, 고려(고구려), 백제를 뜻하는 것이겠지요. 이 그림의 좀 우스운 점은 저 멀리 '불국사'가 보인다는 점입니다. 신라를 정ㅋ벅ㅋ했다는 걸 드러내려고 불국사를 그려넣은 모양인데, 일본서기의 기록에 맞춘다면 '시간을 달리는 진구'가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죠; 어쨌든 상징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니 상관은 없겠죠...어차피 고증에 맞추려고 하면 저 장면 자체가 위태로우니 뭐; 같은주제를 다룬 비슷한 구도의 그림이 여러종류있는데, 불국사가 있는 점이 매우 특이합니다. 다른 것은 진구가 서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이렇게 길바닥에 나앉아있지 않고 깨끗한 전각안에 들어앉아있기도 합니다. 진구황후 얘기는 이쯤에서 관둬도 되겠지요. 근데 제아무리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혼자, 그것도 여인의 몸으로 정ㅋ벅ㅋ활동에 나서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진구황후를 돕는 조력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것이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입니다. (武内宿禰, 국내에서는 '무내숙이'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도 마찬가지로 전설속의 인물로 무려 2백수십년동안 관직에 머무르며 다섯 천황을 도왔다고 합니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장수한 캐릭터) 결정적인 것은 진구황후의 신라정ㅋ벅ㅋ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것이죠. 위에 있는 세 그림 모두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흰수염을 가진 노인. 무장이나 옷차림새가 좀 달라지기는 하지만, 이것만 보면 찾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우키요에에서는 그림 속 인물의 이름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름으로 찾아도 되지요. ![]() < 무내숙이, 위키항목 참조 > 오늘의 주인공, 무내숙이씨. 오늘의 포스팅을 다루게된 이유는 이 무내숙이씨 때문인데, <우키요에속의 조선과 중국>에서 이 양반이 나오는 부분이 조금 논란이 있는 부분이어서 그렇습니다. ![]() < 우키요에속의 조선과 중국 29쪽 > 여기서 살펴볼 것은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의 초상이 한국병합 직후부터 1945년 해방될 때까지 조선은행권의 1엔, 5엔, 10엔, 100엔 지폐에 변함없이 사용된 것은 역사적 사실을 도착시킨 일종의 시오니즘을 조선 지배의 사상적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이런 주장을 위해 한가지 설만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 윗 부분에 있는 진구씨 얼굴이 나오는 지폐의 초상은 '재미'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일엔, 1878> 이 때의 일본도 기술이 꽤나 부족했던 탓인지 이탈리아기술로 지폐를 만들다보니 얼굴이 서양사람같습니다. 일본인들의 취향(?)을 생각하면..나름 만족했을것 같기도 하네요. ![]() < 진구황후 우표 > 왼쪽이 구판(1908), 오른쪽이 신판(1924)입니다. 설명에 따르면 왼쪽 도안은 지폐의 도안을 반영해서 만든 것이고, 오른쪽 도안은 1923년 관동대지진의 피해로 기존 원판이 손상되어서 새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그 쪽 설명으론 '구판은 서양풍이라서 신판은 일본풍으로 만들었다'라는데... 서양풍, 일본풍의 문제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_-; ![]() < 우키요에 속의 조선과 중국 31쪽 > 조선은행권에 있는 도안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존재하며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제1설은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설로 진구의 신라정ㅋ벅ㅋ 조연인물인 그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라는 것이고, 제2설은 '운양 김윤식'설로 한일합방에 조력한 공로를 인정하여 조선은행권의 인물이 되었다는 것이고, 마지막 제3설은 '수노인'설입니다. 말그대로 장수한 노인(壽老人)을 도안으로 삼았다는 것으로 수노인에 대해서는 칠복신(七福神) 중 하나인 수노인이라는 것이죠. 절충설과 더불어 이들 학설에 대해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일본은행권 1엔 >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설. 일본에서는 이미 진구황후 뿐만 아니라 다케노우치노 스쿠네까지 지폐의 도안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1899년) 뒷편의 도안은 다케노우치노 스쿠네가 있는 우베신사(宇部神社)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을 합병하고 새로 발행한 조선은행권 지폐도안으로 쓰는 것이 통일성있고 '내선일체'를 위한 자연스러운 도안라는 것이죠.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내숙이씨는 삼한정벌에 공를 세웠다고 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니 조선은행권의 도안에 넣는데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쉽습니다. 지폐속의 무내숙이씨 또한 앞서 살펴본 그림속에서 처럼 풍성한 흰 수염에 두건을 쓰고 있는 노인입니다. 이런 이미지로 전래되어 고착화되었다고 보면 되겠지요. 그러나 학설의 커다란 약점은 일본은행권과 조선은행권의 인물이 풍성한 흰 수염을 제외하면 도안속의 인물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비슷할지 모르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생김새도 다르고 가장 큰 특징인 '풍성한 수염'의 형태마저도 다릅니다. 같이 놓고 보면 서로 다른 노인그림입니다. 따라서 조선은행권의 노인을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라고 단정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같은 동북아권이기 때문에 '흰 수염의 노인'이라고 하면 비슷한 이미지가 나오기때문에 우연의 일치라고 넘길 수 도 있는 부분이지요.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설에 속합니다. 거의 김윤식설과 수노인설로 양분되어있다시피하죠.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설을 선택하는 입장은 매우 드뭅니다. ![]() < 운양 김윤식, 1835~1922 >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10년에 한일합방조약을 체결하는데 여러 사람이 공(?)을 세웠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 김윤식입니다.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자작'의 작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인물이기도 할텐데요. 워낙 이완용과 송병준의 명성이 높은터라 친일매국노의 대열에서는 이름값이 낮습니다. 이게 또 이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양반은 포지션이 좀 묘하기 때문입니다. 딱히 친일이라고 하기어려운 것이, 영선사로 청국을 시찰하기도 했고, 임오군란때는 청군을 데리고 온 적도 있으니 도리어 일본쪽에서 선호할 인물은 아닌 쪽에 가깝지요. 을사조약이후 송병준이 이완용을 견제하기 위해 끌어들인 카드가 김윤식입니다. 당시 김윤식은 귀양다리신세였는데, 다시 정치가로서 활약하게 된 것이죠. 김윤식은 한일합방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자작의 지위, 5만원의 근사금,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 등에 임명됩니다. 어쨌든 김윤식설의 가장 큰 근거는 '얼굴이 닮았다'는 것과 김윤식이 '일한병합에 큰 공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2가지가 가장 큰 근거지요. 얼굴이 닮았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근거가 될 수 있지요. 일본은행권속의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와는 달리 김윤식과 조선은행권 도안의 노인은 100%는 아니지만 꽤 많이 닮아있습니다. 그런데 '공로'가 정말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한일합방 이후에 김윤식은 흥사단, 대종교 등 민족활동을 지원하며, 3.1운동을 지지하여 작위를 박탈당하고 2년의 징역을 선고받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한일합방의 공로라는 것도 '不可不可'라는 모호한 발언에 근거합니다. 그래도 신식 조선은행권의 발행이 1911년이고 그 전에는 조선정계의 한 축이었던 것은 분명하고 그 때까지만 해도 반일성향은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니 도안이 들어가는데에는 문제가 없었을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반일선향이 나타났으니 정말 '일반병합에 대한 큰 공로'를 인정한 것이었다면 도안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일본이 한반도에서 물러날때까지 꾸준히 쓴 것을 보면 조선은행권의 인물이 김윤식이라고 설명하기가 좀 곤란합니다. 게다가 지폐 한 장만 그런게 아니고 지폐 4종에 걸쳐 다 도안된 인물인데, 그가 '반일,독립'주의자라면 그럴 수가 없지요. 다수설에 속하며, 대한민국 정부기관(정보통신부 e뮤지엄 홈페이지)에서도 이 설을 따르고 있으며, 한국금융사박물관홈페이지에서도 조선은행권 도안 인물을 '김윤식'이라 하고 있습니다. 신문사에서 우리나라 화폐역사를 다루는 특집기사를 낼때도 대부분 '김윤식'설로 다룹니다. ![]() < 寿老人図 > 수노인설. 수노인은 말 그대로 壽老人, 장수한 노인을 말합니다. 오래산 노인답게 희고 풍성한 수염을 가지고 있지요. 여기서의 수노인은 원래(?) 중국출신으로 남극성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남극노선을(남극노인, 남극노옹) 가리킵니다. 수노인의 이미지는 중국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에도 남아있으므로 거부감이 드는 소재가 아닙니다. 여기서 수노인은 일본 민간신앙의 칠복신(七福神)의 일원으로 일곱 복신(福神) 중 하나인 것인 것이 눈여겨봐야할 부분입니다. ![]() < 조선은행권 1엔 > 수노인설의 수노인의 정체(?)에 따라 두가지로 나뉘게됩니다. 수노인은 '중국의 도교에서 유래한 신선'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일본 민간신앙의 칠복신인 수노인'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는 다른 조선은행권의 도안 인물을 설명하는 것에서 다시 갈라지게 됩니다. ![]() < 칠복신 중 요즘 유명한 것은 아마도 에비스? > 칠복신에 대한 설명은 위키항목을 보는 것이 더 낫겠네요. 대부분 외국출신입니다. 인도가 셋, 중국이 셋이죠. 에비스만 일본토종입니다. 위 그림에서 오른쪽의 포대화상을 제외하고 또 자루를 메고 있는 복신은 대흑천(大黑天)입니다. 대흑천은 인도출신(?)으로 본래는 파괴신인 '시바(마하칼라)'입니다. 절대 복신이 될 수 없는 유형인데요. 저기 대흑천이 해맑게 웃고 있는 것은 '대흑천=시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있는 대흑천은 일본의 '大國主'와 결합한 신으로 이름만 힌두교의 대흑천이 남고, 시바의 파괴성향은 없습니다. 대흑천의 담당은 재물과 음식입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망치는 휘두르기만 하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고 원하는 물건이 나온다는 일종의 도깨비방망이입니다. 자루에 온갖 것을 다 담아두고 망치로 원하는 것을 뿅뿅 나오게하는 복덩어리신이죠. 수노인이야기를 하다가 대흑천이야기로 빠지게 된 데에는 칠복신에 대한 설명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 < 일본은행권 백엔 > 일본에서는 이 '대흑천'을 모델로한 도안을 일찌감치 100엔권에 써먹고 있었습니다. 일본식 쌀가마니 위에 자루를 둘러메고 앉아있는 인물이 바로 칠복신 중의 하나인 대흑천입니다. 오른손에는 만능망치'우치데노고즈치'가 있네요. 사실 이런 '재물복신'이야 말로 화폐의 도안으로 제격인 유형이지요. 100엔은 상당히 고액권이므로 실제 재물운이 따르는 사람이나 만져볼만했을겁니다. ![]() < 조선은행권 백엔 > 백엔짜리 조선은행권의 도안에도 이 '대흑천'이 도안된 적이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쌀섬아래에 쥐 세마리 놀고 있던 것이 조선은행권에서는 사라진 정도지요. 그건 그렇다고 치겠지만...이건 '조선은행권'입니다. 조선에는 이'다이코쿠텐'을 재물의 복신으로 여기지 않지요. 조선은행권, 특히 고액권으로는 별로 인기있을 도안이 못됩니다. 수노인설 중 수노인을 '칠복신'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 입장에서는 '대흑천'에 대한 설명 또안 '칠복신'으로 보지 않고, 불교의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수호하는 신으로 보기만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상상의 모습으로만 취급하기도 합니다. 제가 볼 때 그런 생각은 일본의 '칠복신'민간 신앙에 대해 잘 모르고, 대충 한국식 사전에 나오는대로 '대흑천'에 대해 이해하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 조선은행권 백엔 > 순전히 추측이지만, '다이코쿠텐'도안의 백엔권은 인기가 없었을 겁니다. 같은 백엔권이니 일본은행권과 조선은행권에 대해 '내선일체'를 감행하는 기획에 대해 결재선에서 흐뭇해했을 것 같긴 하지만, 조선과 일본은 애초에 문화가 다르니 같은 효과를 낼 수 가 없지요. 오히려 조선과 일본의 서로 다른 문화격차를 확인하는 것이 되어서 오히려 내선일체에 방해가 되었을겁니다. 이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이후의 조선은행권은 1엔, 5엔, 10엔, 100엔 모두 수노인 도안으로 변경됩니다. 발행년도에 따라 조선은행권 속의 수노인의 얼굴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지만, 도안 모델이 수노인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어쨌든 조선에 없는 '다이코쿠텐'이 난데없이 등장한 배경은 일본의 아무래도 일본의 민간신앙인 칠복신신앙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다른 조선은행권에 도안된 노인은 같은 칠복신 라인의 '쥬로진(寿老人)'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다이코쿠텐'의 이미지는 너무 왜색(?)이 짙어서 조선은행권으로 통용되기에 거부감이 일 수 있습니다만, '쥬로진' 경우는 그냥 '장수노인'으로 받아들이기 쉽고, '학식있는 노선비'나 '신선' 등 의 이미지는 조선에서도 익숙한 것이라 거부감이 적었을 것입니다. 수노인설은 다수설적 위치에 있고, 입법례(?)까지 있습니다. 조선총독부 고시 제569호 '조선은행1원권의 발행고시'에 도안대상을 '수노인'으로 기록했다고 하니 당연히 '수노인'일 수 밖에 없지요. 사실 일본 민간의 '칠복신'신앙을 이해한다면, 수노인이 들어간 것에 대한 이해는 쉬울 수 있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한국사람이라면 그 문구에 있는 '수노인'을 '쥬로진'이라고 읽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냥 '수노인'이라고 읽기 쉽고, 왜색이 옅은 이미지이기 때문에 한국의 노인으로 보기 쉬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노인'을 '쥬로진'으로 보지 않고 단순히 '장수노인'으로 받아들이게 되니까 그 장수노인의 정체(?)를 또다시 탐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수노인'설의 약점은 일본은행권으로는 '쥬로진'도안으로 나온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게 있었더라면 더 따지고 볼 것이 없지요. 절충설 여기서 '김윤식설'과 결합하는 절충설이 나옵니다. 일단 수노인은 다케노우치노 스쿠네과는 잘 결합하지 않으며, 김윤식과 잘 결합합니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는 우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도안 속의 인물'이 매우 닮아야하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이죠. 인물이 도안되는 금액권인 우표에 참고할만한 사례가 있습니다. ![]()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 기념우표 도안에 대한 공식 설명은 '피겨스케이팅'입니다. 실제인물의 포즈를 참고하여 만든 것이지만, 이 우표를 '최지은 우표'라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최지은 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우표가 아니라 '피겨스케이팅'을 나타내고자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 도안의 공식적인 설명은 '피겨스케이팅'이라고 하더라도 이 도안의 인물이 '최지은 선수'인 것도 알 수 있지요. 비공식적으로는 '최지은 우표'라고도 할 수 있을겁니다. 일부에서는 일본인이 작성한 화폐도감에 '김윤식'이라는 언급이 있기 때문에 조선은행권의 도안은 '김윤식'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보기에 따라 김윤식설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大橋義春의 '일본지폐 대계도감'에서 언급하는 것은, '수노인상은 김윤식의 초상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그리고자 했던 것(피겨스케이팅)은 수노인이고, 수노인 도안을 만들기 위해 참고로 쓴 것(모델 최지은)은 김윤식의 초상이라는 이야깁니다. 그래도 어쨌든 도안 자체는 '수노인'이라는 이야기지요. 여기서는 '수노인'이 '쥬로진'인가 아닌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흑천권과 동시에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쥬로진'으로 보기 쉽지요. 그렇다면 '쥬로진'의 참고모델로 '김윤식'이 쓰였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도감이라고 하지만 정부기관의 공식입장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도리어 도감제작자가 '김윤식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렇게 정리했을 가능성도 있지요. 어쨌든 '도감'에 정리되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유력한 소수설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른 절충설로서 조선은행권의 '수노인'도안은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를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제시할 수 도 있겠지만, 근거가 매우 약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은행권에 이미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도안을 썼기 때문에 조선은행권에서 도안을 바꾸어 낼 이유가 없습니다. 다케노우치노 스쿠네에 업적(?)를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그럴 수 가 없습니다. 식민지 조선를 영구히 지배하기 위해서는 조선인들의 거부감을 최대한 낮추어야한다는 판단아래 '조선인들의 거부감'을 고려해서 실제로는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를 의미하지만 그 의미를 '숨기기 위해' 단순히 '수노인'으로 고시하여 위장한 것이다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렇지만 백엔권도안으로 '대흑천'을 냈던 것을 보면 조선인들의 거부감을 고려하여 도안을 조금 바꿨다고 생각하기도 어렵습니다. 조선은행권에 맞게 로컬라이징(?)한 것이라곤 쥐 세마리를 뺀게 전부인데(한국인이 쥐를 싫어하는걸 알고?;), 그런 인식수준으로 인물묘사를 그렇게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노릇입니다. 완전히 새로 그려낸 수준이니까요. 애초에 서로 상상속의 인물인 두 인물이므로 둘 중 하나의 이미지를 택하게 되면 다른 인물은 지워지는 것이기도 하고요. 앞서 언급한 '일본지폐 대계도감'에서도 수노인-김윤식설을 다루고 있으며, 위키백과의 '김윤식' 일본어 항목에도 조선은행권의 모델이 '김윤식'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어항목에는 조선은행권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이런 현상황을 보면 일본에서도 조선은행권에 대해 '김윤식설'이 상당하다는 것이겠지요. 위키항목은 도감의 내용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 어쨌든 이렇게 이설이 존재하고 있는데 <우키요에속의 조선과 중국>에서 조선은행권 속의 노인을 '수노인'이 아닌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라고 단정하기에는 책의 설명이 너무 단순합니다. 일본어판 서문이 있는 걸보면 일본에서도 출간한 것 같은데, 근대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고 있으므로 이런 부분은 더 신중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인식을 널리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부에서는 '조선은행권의 수노인을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라고 하는 것은 억지'라는 반응이 나올 여지가 충분합니다. 조선은행권의 초상이 '다케노우치노 스쿠네'라는 설을 채택하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아래 설명내용이 조금 틀렸습니다. 저 수노인의 '초상'은 1945년 해방 때까지 바뀌지 않은것이 아닙니다. 계속 쓰였습니다. ![]() < 1946년 7월 1일 발행한 신권 > 1945년 8월 15일 이후에도 군정법령에 따라 조선은행권이 그대로 통용되었습니다. 1946년까지 기존발행권은 물론 신규발행권조차존 도안대로 인쇄하여 발행하였던 때입니다. 1946년 7월 1일에야 비로소 조선은행화폐라 새로 찍어지게 됩니다. 기존에 통용되었던 조선은행권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도안을 보면 기존 조선은행권과 다른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무궁화'입니다. ![]() < 도요토미 가문만의 상징으로 잘못 알려진..> 일본정부의 상징물인 '오동문장-고시치노기리(五七桐)'를 '무궁화'로 바꾸었습니다. 화폐도 자주권을 확립하는 시점이지요. 물론 변혁기에 도안을 새로 만들 겨를이 없어 무궁화로 바꾸는 정도만 했을 수 도 있지만, 어쨌든 오랜기간동안 사용된 통화에 있던 초상이므로 새로운 화폐에 대한 안정감을 위해 초상을 계속 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47년에 나온 100원권도 동일한 수노인 초상이 도안되어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봅니다. 수노인 초상이 도안된 지폐는 계속 유통되었고, 지속적으로 발행되었습니다. 당시의 '수노인'의 지위는 거의 지금의 '세종대왕'에 버금갔을 겁니다. 신사임당 5만원권이 나왔어도 여전히 지폐의 대명사는 '대왕마마'지요. ![]() < 조선은행권 1천원권 > '수노인'의 종말은 이것입니다. 사실 이 지폐는 불법지폐입니다. 위폐도 아니죠. 전쟁발발직전의 미군정하에서 일어난 정판사 위폐사건과는 다른 것이고요. 서울이 함락되면서, 북한군이 불법유통한 지폐입니다. 사실 이건 북한군이 인쇄한 것은 아닙니다. 천원권을 발행할 계획으로 미리 인쇄도 해놨지만, '지폐발행 고시'가 없는 상태로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것이지요. 북한군은 창고에 있던 이 미발행 천원권을 고시가 없는 상태에서 마구 유통시키고 이 뿐만 아니라 다른 지폐까지도 남발하여 유통시켰습니다. 당연히 남한경제를 교란하기 위한 것이었죠.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1950년 8월 26일 긴급명령 제10호 "조선은행권의 유통 및 교환의 관한 것'을 발표함으로써 조선은행권의 통용을 금지시키고, 28일에 조선은행권을 한국은행권으로 교환하는 제1차 통화조치를 단행하게 되어 조선은행권과 마찬가지로 수노인초상도 끝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1945년이 아니라 1950년에 바뀌게 된 것이죠. 이런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조선은행권은 한국은행권으로 바뀌게 되었을 것입니다. 1950년에 조선은행에서 한국은행으로 중앙은행을 변경하는 법안이 통과되고 진행이 착착 이루어지고 있었으니까요. 한국은행을 설립하고 바꿀 한국은행권에 수노인 초상의 존속여부도 장담하기 어렵지요. 불법유통지폐를 막기위해 바뀐 것이 아니라면 수노인초상이 좀 더 오래쓰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제'를 그렇게 싫어하는 이승만대통령이 그냥 썼을 정도니까요. 어차피 바뀌긴 바뀌었을 것이니 통화조치는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기게된 것이라고 봐야겠지요. ![]() < 한국은행권 1천원권, 1950> 수노인에서 '이노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승만도 당시 76세니까 또다른 '수노인'으로 바뀌었다고 되겠지요. 이 지폐는 전쟁기간동안 급히 만든것으로 한창 피난기 중이라 인쇄를 할 수 없어 초기에는 일본에서 인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것도 1953년에 제2차 통화조치로 유통이 정지됩니다만...'이승만'도안은 계속 쓰였고, 1962년 제2차 통화조치까지 통용됩니다. 4.19혁명으로 물러난 대통령의 초상이 담긴 지폐도 꽤 오래 사용된 셈입니다. 지폐를 바꾸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굳이 바꿔야할 이유가 없다면 계속 통일성 있게 쓰이는 편이지요. 수노인초상이 계속 쓰인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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