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한복이 잘난 거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한복이 뷔페식에서 딱히 불편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작자임을 먼저 밝힙니다.

뷔페식에서 한복이 다른 의상에 비해서 잘난 것은 없죠.

우리나라에서는 한복 이외의 옷이라고 하면 대부분 '양복'으로 흐르게 되죠.
전 세계적으로 그 '양복'이라는 복식이 보편화되고 있기도 하고요.

서양의 옷이라는 것이 너무 광의적인 표현이기는 합니다.
연미복이나 트레이닝복이라는 것도 굳이 따지면 양복이고 그런 것이니까요.

양복이 보편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식도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뷔페'가 그렇지요.

사실 '뷔페'는 먹는 방식이지 음식자체는 아니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나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혹은 비슷한 방식을 이미 가지고 있거나)

뷔페라는 '방식'을 받아들여서 이미 전통적인(?) 의미와 다른 뷔페식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식부페', '고기부페' 라는 것들이 바로 그렇죠.

< The buffet , 1884년작>

19세기의 양인 여성들도 한복치마처럼 어마어마한 드레스를 입고 뷔페식을 즐겼습니다.
신사분들은 숙녀의 드레스를 밟지않고 옷에 음식을 묻히지 않도록 에티켓을 지키셨을겁니다.

아마 이 분들은 그 연회의 '드레스코드'에 맞게 오신 것이겠지요.
그것은 맞는데, 제가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밝히고 싶은 부분은
그런 사회적 합의의 부분이 아니라

뷔페식을 접하는 사람들의 물리적인 옷차림그 자체입니다.

한복의 소매, 옷자락, 치마....다른 사람 불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한복만 잘나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초래할까요?


본 고장이라면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의 뷔페식.

품격있는 신사숙녀분들의 사교장에서 드레스입고도 얼마든지 먹었다는 이야기죠. 

우리가 볼 땐 드레스 겁나 불편할 거 같은데...

세상에 드레스 입고 뷔페 먹는 사람이 어딨냐고 드레스 운운하는 바보짓하지 말라는 얘기 본거 같은데...

아마 서양사람들은 19세기의 과오에서 교훈을 얻어 입지 않기로 한 모양입니다.




< 오리엔탈리즘에 찌든 어느 인도 여성 >

옷 차림새를 보아하니 음식에 소매에 묻을 우려는 없겠네요.

하지만 어깨뒤로 넘긴 옷자락은 본인만의 컨트롤만으론 완벽할 수 가 없지요.

펄럭이고 다니다가 뒤에 있는 사람이 음식을 묻힐 위험성이 있습니다.


본인만의 주의노력만으로는 음식물이 묻을 위험성을 낮출 수 없다면요.

분명히 주의를 단단히 받으셨을 겁니다.

그 '주의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면요.


뭐...좋습니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서양의 문물을 일찍 받아들여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도요.

< 오리엔탈리즘에 찌든 일본인 여성들>

사진을 보시고 '아 이건 뷔페식이 아닐 수 도 있다. 사진만으론 판단할 수 없다'

네. 충분히 그러실 수 있죠.

뷔페가 아니라 '바이킹구'를 드시러 가셨다고 써놓은 게시물에서 무단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뷔페가 아니라 '바이킹구'랍니다...일본 전통음식이었나보죠?

생각해봅시다. 일본 전통 문화에도 밥 먹을 때 북적거리며 돌아다니고, 
직접 음식을 퍼 넣고, 왔다갔다하며 정신없이 먹는 따위의 비슷한 것이 있나요?

스칸디나비아 반도 해적단들이 바다에서 약탈한 후 돌아와 널빤지에 한꺼번에 먹는 방식....

아마 일본인들은 왜구의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를일이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뷔페식에 기모노는 당연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여지가 없겠군요.

이렇게 오리엔탈리즘에 찌든 여성들은 세계 곳곳에 있습니다.
아...그게 아니지 해적 전통!

알제리, 호르무즈, 말라카....세계 곳곳에 넘쳐하는 그놈의 해적 전통!

뭐...이곳은 오리엔탈리즘은 아니겠네요.

* 식탁만으로는 뷔페인지 모를 수 있는데, 뷔페가 제공된 곳 맞습니다.
음식 사진이 따로 있어서 '옷'이 나온 사진만 올립니다.

연회장이니까 뷔페식당의 출입과는 다를 수 있다.
그 점은 인정합니다.
저 곳은 결혼식장이었어요.

정상적인 사고능력이 있는 하객이라면 주변에 폐가 될 수 있는 그런 옷은 입지 말아야겠지요.
뷔페 먹을거 뻔히 알면서 식장에 드레스 입고 오는 여성들은 대체 무슨 정신인거죠?

우리 나라 결혼식장 뷔페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뷔페 먹을 때 본인도 곤란하고 주변사람도 곤란한 옷을 대체 왜 입고 오는 것일까요?

아주 아름다운 드레스입니다.

뷰티풀! 타이 차크리.

아! 저런.. 걸레같이 땅바닥을 쓸고 다니네요.

저러다 뒤에서 누가 밟지나 않을지....어휴;

하지만 서양문화라면 무조건 좋다라는 정신으로 뷔페식을 소화!


조심성 떨어지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옷을 입고 용감하게 뷔페식에 도전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뷔페 본고장 드레스보다 나을게 무엇이며,
논란의 한 축이었던 기모노보다 나을게 뭐고,
차크리, 아바야, 아오자이 등등에 비해 나을게 뭐가 있을까요?

한복이 뷔페식에 불편한 것이 당연하고, 다른 옷도 마찬가지입니다.
뷔페식 먹을 때 유별나게 잘난 거 하나도 없죠.
똑같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뷔페식당에서 불편한 옷을 입은 사람들과 주변인들이 매일 고통받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런 문제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뷔페에 적합한 의상을 고안해내야하겠지요.








파문이 일어난 장소가 장소인만큼 특급호텔 이야기 하자면...

버즈 두바이 어때요. 버즈 두바이. 7성급 호텔.

당연히(?) 뷔페식 있습니다.

음식의 종류가 아니므로 세계 각국의 음식이 모여있고, 골라먹는것이죠.

그 동네 사람들도 뷔페식을 즐길텐데....

과연 어떤 옷을 입고 들어갈까요....

이 사람들 옷자락 끼는 거 겁나서 에스컬레이터는 대체 어떻게 탄답니까...

아..에스컬레이터도 전통적으로 존재했나보군요.
그렇다면 인정.


...불편한데 왜 입습니까?
by MessageOnly | 2011/04/17 23:04 | ■ 다른게 또 뭐있나..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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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트걸 at 2011/04/18 02:51
이런 고퀄리티 컨텐츠로 가득찬 포스팅이라니....감동 먹고 갑니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 ^^

저도 애 돌잔치 때 엄청 펑퍼짐한 치마의 한복(게다가 앞이 치렁치렁한 당의)입고 부페 먹었던 입장에서....특별히 편할 것이야 물론 없지만, 본인만 조심하면 불편할 것 없다는 걸 피부로 아는 입장이거든요. 그런데 뭐...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안 듣겠죠.
이번 사태의 핵심은 직원 응대에서의 애티튜드 때문인 것이 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복'을 콕 찝어서 저런 지침을 냈다는 것 자체가 제일 큰 문제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제가 가입한 폐쇄 주부카페에서도 아이 돌잔치를 그 식당에서 하려다 예약할 때 '모든 손님 한복착용 금지'라는 얘기를 듣고 다른 곳으로 바꾸셨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거든요. 호텔에서 보도자료를 '금지'는 아닌 것처럼 새로 냈던데...원래 '지침'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봅니다. 그 호텔 식당에서 고객들을 고압적인 자세로 대한 건 분명하다 봅니다. '우리는 니네가 돌잔치 안 해도 손님 많거든!'의 자세였겠죠. 요즘 돌잔치는 한복 착용이 대세인데 말입니다. 꼬리가 길어서 결국 유명 디자이너한테 밟힌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냥 '롱스커트류는 다 안 됨'이라고 했으면 딱히 할 말 없겠죠. 물론 특급호텔답게 대체 의복도 준비해 놨어야 적절할 것이고요.
Commented by ㅠㅍㅊㅌ at 2011/04/18 09:25
맞아요 한복 정말 불편한데 왜 입는지 모르겠어요. 아휴 쪽팔려라...
Commented by ㅉㅈㄹㅇㅇㅈ at 2011/04/18 10:23
한복은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치마폭이 좀 넓죠 앉아서 코스요리를 받아먹는거면 모를까 부페는 본인이 제일 불편하죠 한손에 접시들고 음식 담아야하는데 한복소매가 걸지적 거릴수도있고 그렇다고 테이블에 접시놓은체 덜어오기 불편한 음식도 있을수있고 본인이 불편한 복장인거죠
게다가 치마단이 긴 옷이니 누군가에게 밟힐수도있고 아마 일반인들보다 서비스업계 종사하시는 분들이 어떤점에서 애로 사항이 있는지 잘아실겁니다. 여러가지 문제점이될만한 상황을 방지하기위해 그곳에선 한복은 안된다고 정해놓은걸보면요
메너가 모든 사람들이 다 젊잖고 섬세한것도 아니니 그렇게 정할수밖에 없겠죠 행동이 불편한 옷이라는건 사실이죠 여자한복이던 남자한복이던 마찬가지
기분 상해도 규칙을 존중하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큰 문제 만들 상황도 아니고요~
이렇게 피해의식에 쩔어서 부분적인것만 확대해석하고 왜 우리 한복을 천대하냐 어쩌냐하면 참 답이 없어요 -_-;;;;
Commented by 루나 at 2011/04/18 16:20
저도 비로그인이지만, 위에 난독증 쩌시는 비로그인 리플들이 많네요. (먼산)
속 시원한 포스팅입니다. 짜증나던 부분을 확실하게 긁어주시네요 :)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ㅁㅁ at 2011/04/18 18:08
문학시간때 반어법 안배우나욬ㅋㅋㅋㅋㅋ
Commented by Hohoho at 2011/04/19 00:28
홈런친걸본기분.이글루스에서만보기엔좀 아까워요 ㅋㅋ트위터로퍼가고싶지만 참을께요 ㅋㅋ
Commented by . at 2011/04/20 00:35
결혼식장 사진에 나온 남자분, 부피감이 상당한데 저 분도 부피감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입장을 막으려나요?

국내에서 자국 대상으로 이번 일이 터졌지만, 그 업체나 우리나라 업체가 해외에서 같은 문제에 맞닥뜨렸다면 현지 전통 복장을 배제하기 보단 일단 껴안고 고민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타문화라서도 그럴 것이고, 현지의 문화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고, 파고드는 게 전략이기도 하죠. 그런데 자국에서, 전통을 입에 담은 호텔 내 뷔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건 뭐..

여기저기서 글을 읽다보니 어느 분이 간 일본 호텔에는 소매 단속용 고무밴드를 비치하고 안내문도 적어놨다고 하더군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한복이 철판으로 만들어진 옷도 아니고 누르면 눌리고 감으면 감기는 옷인데 그런 자그마한 생각조차 못하는 건지. 서비스는 고객이 아니라 사측에 제공되는 건가 봅니다.

넓은 관점으로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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