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 모집공고를 보고 자기소개서를 보냈습니다.
면접오라는 연락을 받고 연구소에 불려갔습니다.
저 말고도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그리고 생각외로 여자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우주비행사에 지원한 것이어서 별 신경을 안 썼는데, 알고보니 다른 파트로 지원한 경우더군요.
아무튼 최종선발된 세 사람에 저도 포함되었습니다. 나머지 2명은 공군출신에 공대출신. 전부 남자.
유인로켓발사같은 국가프로젝트에 이런 평범한 민간인을 태우다니 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만...뭐 이상하게 여길 틈도 없이 바로바로 훈련과 연습에 투입하더군요. 훈련과 연습을 하긴 하는터라 약간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냥 막 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눈치를 보니까 로켓의 안전도에 신뢰가 가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막태우는' 느낌이 있었죠. 인명경시...-_-;
그래도 '설마 죽기야 하겠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발사연습에 참가하였습니다.
이 유인로켓의 발사방식은 일단 지상에서 1,2,3단이 결합된 로켓을 발사하고 1,2단을 분리한 다음 3단이...(여기까진 좀 정상적인데..) 궤도상에 있는 '보조추진기'와 도킹하여 재추진한다는 황당무계한 방식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탄도체 협약상 제약을 받고 있어서 추진제용량에 제한을 받는다는 괴상한 설정.
그리고 1, 2단 분리는 전자동으로 통제되는데, 3단추진 후 도킹작업은 수작업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꼭 사람을 태워야하는 것이더군요.
프로젝트 최종목적은 그 보조추진기에 도킹한 후 재추진하여 달로 가는 것인데...제가 맡은 단계는 도킹까지만 하는 것이었지요.
첫 발사.
추진을 너무 많이 해서 위치가 엇나가 도킹에 실패.
엄청 혼났습니다.
두번째 발사.
딱맞게 도킹 성공.
그렇지만 데이터를 모으고 연구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계속 연습.
발사는 계속 되고 있었지만, 이 사실이 공개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노라드는 놀고 있었나?; 라고 생각할 무렵.
드디어 '공식 발사'
그 동안은 '공식 발사'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예행연습이었던 것이라고 연구원이 설명을 해주더군요.
다른 승무원들과 함께 로켓에 탑승했습니다.
평소(?) 발사하던 곳이 아니라 바닷가도시 근처에서 발사하게 되었습니다. 고층빌딩도 보이고해서 사고가 나면 좀 위험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카운트들어가고 발사되었습니다.
'공식 발사'라고 해서 평소보다 조금 긴장하기도 했지만, 쑥쑥 잘 올라갔습니다. 연습때처럼 순조롭더군요.
1, 2단이 분리되어서 추진기를 쭉 끌어당겼는데.....안되잖아?
추...추진이 안돼.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은 조짐을 느꼈지.
....
도킹하기 위해서는 3단로켓의 자체 추진이 있어야하는데 추진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잘되던게 왜 안되나...그동안 연습한게 몽땅 헛 것이로구나. 왜 안된거지? 누군가 정상발사를 막으려고 조작을 한 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추진이 안되니까 상승하던 로켓이 가속도가 점차 줄어들고 결국엔 지상으로 낙하를 시작하더군요.
깨어보니 침상.
..인데 다치진 않았더라고요.
무사 착륙까진 아니고 해상에서 구조되었습니다.
일어나 설명을 들으니 '공식 발사'였던 만큼 매스컴에서 말이 많았던 것 같더군요.
근데 '발사실패'보다는 '유인발사'를 시도했다는 자체에 여론의 반응이 호의적이라고.
연구원에게 그 동안 잘 되었는데, 참 아깝다. 보여주기식의 공식발사말고 그 전에 성공했던 걸 공개하면 안되는거냐. 라고 얘기를 꺼내니 연구원이 우물쭈물하다가 '그동안은 시뮬레이션이었다'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럼 그렇지...
제가 고용되었던 것은 한시적인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퇴원 후 해직되었습니다.
이 나이에 우주비행사 꿈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