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억의 인물 최동원 >
< 추억의 인물 장효조 >
'추억의 인물 시리즈' 발행이 안내되었을 시점에 어느 정도 감을 잡기는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이 분들이 도안될거란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었습니다.
좀 더 옛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인물선정에서는 확실한 감각(!)이 느껴지네요.
제가 우려했던 점은 너무 복고(?)적인 인물이 선정되서
현 정권과의 연계성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일지 않을까 한 것이었는데...
그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계획자체가 이전 정권 시절에 수립된 것인데다
선정 인물도 1980년대에 활약한 인물이니까요.
< 최동원 >
일반적인 형태의 디자인입니다.
최동원 선수의 큰 얼굴을 한 쪽에 배치하고
가운데에는 힘찬 투구장면을 담았지요.
< 장효조 >
장효조 선수의 배치도 비슷하지만,
2종의 우표이기 때문에
대칭적으로 왼편에 배치하여 안정적인 구도를 줍니다.
그리고 우표에는 선수 본인들의 '싸인'을 넣어서
'추억'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 영원 우표 >
하지만 이 우표들의 가장 큰 특징은
'영원' 이라는 표시입니다.
'영원우표 국내규격 25g'
이라고 표시된 것은
현행 기본 우편요금인 '270원'을 액면가액으로 표시하지 않고
기본 우편요금이 인상된다 하더라도
이 '영원' 우표는
'영원(永遠)'히 기본 우편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원우표'는 이 두 우표가 최초입니다.
이 부분은 우표속에 도안된 '추억의 인물'을 선호하는
구매층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는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해도
사실 그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존속하여야하고
화폐개혁이 없어야하는 등 여러 사정이 전제되어야하는 것은 물론 있습니다만...
어쨌든 의미 부여의 측면에서는 좋다고 할 것입니다.
* 영원우표 : 우편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사용일 당시의 국내 기본통상우편요금
(통상우편물 요금 중 중량이 5g초과 25g이하인 규격우편물의 보통우편요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계속 사용이 가능하도록 액면가격 표시를 하지 않고 발행하는 우표.
헌데 이거....'롯데'와 '삼성' 기업로고가
들어간 것인데...
과거에 이렇게 특정기업의 로고가 노출된 것이 있는지는 좀 확인해봐야겠습니다만
이것도 꽤나 독특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예전 '자동차' 시리즈에서는 뭐 그냥 특정 자동차회사 제품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회사를 나타내는 문구가 나온 경우는 아니었지요.
기업 로고가 노출된 것도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성이나 롯데의 CI가 좀 바뀌긴 했지만;)
전지는 18장 구성으로
창구 판매가는 4860원입니다.
현행 우편요금인 270원을 기준으로 하는거죠.
전지구성을 전체적으로 보면 가운데에 '야구공'이 놓여있고
그것을 중심축으로 해서 좌우로 나뉘어져 있고,
좌측상단에는 '장효조'
우측상단에는 '최동원'을 배치하여
두 인물이 주인공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지 좌우 상단 여백에는
장효조와 최동원에 대한 짧은 안내글이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시절 등번호인 '10'과 '11'이 써져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색도표시찾기.
야구공과 배트, 모자, 글러브 등으로 색도를 표시했습니다.
어차피 4색이기는 하지만
야구공 형태를 3번 반복하는 것으로 해서
좀더 재밌는 느낌을 주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각 81만장씩 총 162만장인데,
아쉬운점이라면
발행량보다는 '소형시트'의 부재입니다.
전지구성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디자인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추억의 인물'시리즈라는 주제를 감안한다면
소장의지가 상당히 작용할 것이니
소형시트를 함께 발행하는게 어땠을까 싶거든요.
이 '추억의 인물' 시리즈 우표는
비단 야구인들에게만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추억의 인물' 시리즈를 내놓는 것은
그 만큼 대한민국이 스스로 '추억'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 일본 전후 50년 시리즈 중, 미소라 히바리 >
이웃 일본의 사례를 보면 '전후 50년 시리즈'를 통해
당대 인기 문화인물(가수, 배우, 만화가)를 추억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2000년 쯤에 밀레니엄 시리즈를 통해
한반도의 문화를 통사적으로 다룬 적은 있지만,
현대 대중 인기인을 주제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깊습니다.
기존에는 주로 '정치인'이 우표에 도안되는 인물이었으며,
옛 위인들이 인물로 도안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체육인들도 단순히 올림픽'금메달'만 딴다고 해서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여러가지 의미가 많이 부여되어야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세계 무대에서 '국격'을 올린 스포츠스타만이 우표에 도안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곁에서 감동을 안겨준 스포츠스타도 우표에 충분히 도안될 자격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지요.
국가주의적인 관점이 중요한 만큼
국가를 구성하는 일반서민들의 감정도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의 상업적인 고려도 있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좀 더 '팔릴만한' 주제를 탐색하고 거기에 투자했다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택배물량 등으로 우편 업무는 증가하고 있지만,
우표의 사용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표사용감소로 발행량 자체가 줄고 있는 현재
이런 측면에서 '우표 구매'를 촉진할 만한 소재로서
채택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무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최근의 '한국의 캐릭터 시리즈'나 '나만의 우표'로 나온 '소녀시대' '싸이' 등의 우표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고 봅니다.
추억의 인물 '첫번째'로는
이번에 '체육인'이었기 때문에
다음에는 '축구'등 다른 체육인이 선정될 가능성은 좀 낮고
계열에 다른 '대중예술인'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배우, 가수, 작가, 영화감독 등등등 아주 많지요.
'체육인' 그룹도 풀이 넘치지만, 번갈아가면서 나오는 정도로 될 것 같고요.
하지만 장효조, 최동원의 선정을 보면
일단 두 사람이 모두 '고인'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역시 '생존인물'은 최대한 피하는 것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생존 대중예술인'을 도안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을 보더라도
차후 '추억의 인물'로 나올 인물로
'생존인물'을 선정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추억의 인물'이 누가될 것인가에 대해서....
일단 첫번재 묶음이 모두 남성인 것을 감안하면
다음은 아무래도 '여성' 대중인기인(연예인정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적으로
'기업인'도 상당히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시대'를 함께한 추억'의 인물이라는 주제에서 들어맞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인물들이기도 하니까요.
(위인계열로 넣기는 좀 그렇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