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빚 탕감 주장에 런던합의 이야기가 나오는 건에 관하여

한겨레에서 이런 기사를 냈더라고요.



요약하면

'독일 너네도 탕감받은적 있으니 우리도 탕감해줘라' 

이거잖습니까?

그래서 일견 타당해보이는 것 도 사실입니다. 

기사에 인용된 런던합의 내용이 독일이 전후 경제 재건하는데 큰 보탬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근데 앞뒤상황이 달라요. 

무슨 상황이 다르냐하면

그 '부채'를 지게된 상황이 다릅니다. 

저 런던합의라는게 1953년.

그러니까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무려 8년이나 지난 후에나 합의된 거죠. 

합의 시점만 보면 저 부채 탕감의 대상이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부채'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틀린건 아니지만....

저 런던합의에서 '탕감'된 주요 부채는

1차 세계대전때 독일제국이 짊어져야했던 '베르사유 조약'의 전쟁배상금 잔존물이에요. 


자. 베르사유 조약의 전쟁배상금.

1320억 마르크를 내놓으라고 했는데

그것도 인플레를 감안해서 1919년 기준

'금(金, Gold)' 값으로 지불하라 이건데

이게 당시 금 현물로 환산하면 금 4만8천톤 어치입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캐낸 금의 총량이 17만톤 정도에요 (...)
( 유사이래, 2차 세계대전 이후 ~ 지금까지. 전부.)


1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제국에게

저런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요구한 것은 뭐냐.

그냥  '독일 망해라.' 이겁니다. 
독일의 미래가 어떻게되든 상관없어!


누가 주도했어요?

전쟁하면서 쌍코피터진 프랑스랑 영국이 주도.

미국은 '영프, 너네 제정신이냐? 저걸 세상에 어떻게 갚어?' 

이러다가 도저히 말이 안통해서 발을 뺍니다.


도저히 갚을 수 도 없는 '부채'를 맨들어놓고

갚아라! 하니 못 갚잖아요.

그래서 머리 좀 돌아가는 미국흉아가 또 나서서

결국 '깎아'줍니다. 

그리고 또 '깎아'줍니다. 

그래도 이게 바이마르 공화국까지 내려오면서 

독일 등허리 펼 새가 없었습니다.

그런 판국에 

히틀러가 뙇하고 나와가지고

'베르사유 조야악? 인정할 수 없어!'

이러면서 모라토리엄을 선언!

그리고 소련과 짜고 폴란드 ㄱㄱ



그리고 독일은 멸망했다......

자 그렇게 됐으요.

독일. 다시 망했습니다. 

그래서 연합국들이 모여서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을 다시 탈탈 털어먹기 시작합니다. 

폭격맞아서 다 부서진 공장도 다 털어서

원자재, 공작기계 알뜰하게 탈탈 털어가요. 

왜? 이겼으니까.

그리스도 이 때 한 몫 챙겨서 기계 챙겨갔습니다.

왜? 이겼으니까.



자. 히틀러가 모라토리엄 선언했던

그거.

베르사유 조약으로 독일이 떠안아야했던 그 '부채'

그게 다시 나옵니다. 

이거는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전쟁배상'과는 완전 별개의 문제죠. 

2차 세계대전 전쟁배상은 따로 처리할 문제니까

그건 그것대로 기계 뜯어가는거고.

그 와 별개로 베르사유때 그 때 그거가 다시 부활한겁니다. 

한 번 채무는 영원한 채무.




베르사유 조약이 언제죠?

1919년.

런던합의 언제죠?

1953년.

이게 부채를 탕감해준 그런 것도 물론 있는거지만.....

빚이란 건 한 번 생기면 갚기전엔 안 사라지는 것이기도 한거에요.

죽을 때까지 따라가는거죠.

사실 독일도 몇 번 죽었죠.

정부가 바뀌었다고? 

껒!

'서독' 너네가 다 책임져!

네. 빚은 상속됩니다. 

런던합의가 봐준거 같아도 사실 봐준게 아니죠.



근데 연합국 쪽에서 생각해보니 좀 그런겁니다. 

애초에 베르사유 조약 전쟁배상금은 과도하기도 했고

그런 과도한 배상금 요구가 

독일 경제 피폐 -> 나치당 성장 -> 세계대전!!!

 테크를 탔던걸 기억하는 입장에서

좀 현실적으로 산정해줘야

애가 비뚤어지지 않고 
히틀러같은 색히 안 나오고
열심히 벌어서 갚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 거죠.



비유하면

런던합의는 

'형사 합의금'을 깎아준겁니다.

처음에 열받았을 때 아주 쎄게 불렀다가

머리 좀 식은 후에 좀 현실적으로 불러준거.

싸인하쇼. 예예
그러니까 그 때 왜 그러셔가지고..예예

무슨 빌려준 돈 깎아준게 아니에요. 






근데 그리스는?

그리스가 뭐 전쟁일으켰습니까?

아니죠.

순전히 '돈을 빌려쓰고 안 갚는' 겁니다. 

그리스?

같은 회사 근무하는 김차장이 여기저기 돈을 꿔다 씁니다.

박부장한테도 꿔다 쓰고, 최대리한테도 꿔다 쓰고

회사 사원복지 대출도 갖다 쓰고

그래가지고 은행에서 대출끼고 집도 사고 

중형차도 뽑고, 
자녀 과외도 시키고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그래놓고 이번달 카드연체 좀 막게 돈 좀 빌려달라고 웃으며 다시 이야기하네요?

그래가지고 김차장님 제 돈 언제 갚으실거냐고 씀씀이 좀 줄여야하는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니까

도저히 그렇겐 못 하겠답니다. 

못 참고 돈 갚으라고 하니까

배째라고....받고 싶으면 반 밖에 못 갚겠다고..

이 사연 네이트판에 한 번 올리면

당장에 '미친X' 소리 나올텐데.....




< 그리스와 친한 나라 >


물론 저렇게 '빌려서 탕진한 돈'도 

탕감해주고 그러긴 합니다. 

근데 그게 꿔간 놈이 저리 당당히 할 소리냐 이거죠. 

뭐 '서독'도 채무 좀 줄여주십사 하긴했겠지만

채무탕감을 주도한 것은 미국 등 승전국이었지

패전국 따위가 '부채? 그거 탕감 해주는게 개념 아니냐?' 이렇게 나온건 아니란 말입니다. 






그리고 런던합의란게....

저런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소련'이랑 맞서보겠다는 미쿸 큰 형님의 의지가 있었으니까 가능했던거잖습니까?


이 세계의 빨갱이를 막기 위해,

이 세계의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해!

자유와 정의, 달러를 뿌리고 다니는,

자유진영의 왕초, 재간둥이 형님!


다 이런게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런던합의라는 것도 해주고 그런거죠. 

그냥 불쌍하다고 밑도 끝도 없이 해주는게 아니라.


지금 김차장...아니 그리스가

대체 뭐가 있습니까?

지금 푸틴이 서유럽을 위협하고 있나요?

이미 실패한 공산주의가 서유럽을 뒤덮을까 미국이 전전긍긍하겠습니까?


EU입장에선 그저 집단 폐사가 일어날까봐 그게 걱정인건데....

그렇다고 그리스 빚 탕감해줬다가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에스파냐에서도 똑같은 소릴 할 거라는거죠. 

이 상황에서 '독일한텐 해준거 처럼' 부채 탕감해주라는걸 들어주면

'그리스한테 해준거 처럼 부채탕감해주라' 라고 들고 일어납니다. 


물론 해주지 못할 건 아니고 해주지 '않을 수'도 있고 해줄 '수'도 있는 거죠.

다만 그것은 그리스같이 돈 꿔다 쓴 순수 채무관계에선 

돈줄을 쥔 입장에서 판단할 문제고

봐주느냐 왜 봐줘야하느냐 봐줄까 말까 봐주더라도 어떤 조건을 걸고 봐줄까

 이런저런 사정은 돈줄을 쥔 쪽에서 생각할 일일 뿐.







빚이란건

끝까지 받아먹는게 빚입니다. 



미국이 마셜플랜같은 '통 큰 정책'을 펼치기도 합니다만,

지원해주는 거하고 '빌려간 거'는 차원이 다르죠.


일단 '빚'이라고 인식되면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감성팔이해도 끝까지 받아내는게 빚이라는 놈입니다. 




베르사유 때 그거.

결국 갚았습니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빚을 갚을 여건'을 조성해준다의 차원의 이야기죠.

현명한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그 빚을 받아낼 것까지도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빚은 갚아야지만 끝난다는 것.

그리스 사태에 관련해서 런던합의 내용 중

'무역흑자가 발생하고 그 흑자 범위 3% 안에서 대외채무를 갚게 해서 경제 성장을 돕는다.'

뭐 이런걸 대입하자는 것도 좋은 의견입니다. 

그리스가 경제문제를 해결할 방법론 중 하나로 말이죠.


하지만 단순 대입해서 덮어쓰려는 건 곤란하죠. 

어디까지나 '빚을 갚을 여건'을 조성해준다의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정도고

그것이 당연히 보장되어야한다는 차원의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고

애초에 그 부채 생성 과정의 성격이 다른 '런던합의'건을 가지고

'반액탕감'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건

그저 '그리스가 빌린 돈 떼먹게 해주라'는 억지 소리일 뿐이죠.






근데 도대체 그리스가 런던합의같은 소릴 할 입장이나 되긴합니까?

그 '빚을 갚을 여건'을 마련해준답시고 

구제금융으로 들어간게 벌써 몇 번이죠?

게다가 그 때마다 부채탕감 몇 번씩이나 들어갔는데?

재정긴축 정말 하긴합니까?

그리스씨? 

by MessageOnly | 2015/01/29 01:19 | ■ 다른게 또 뭐있나.. | 트랙백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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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san_Gull at 2015/01/29 02:11
sns에서 어떤 분들은 이게 다 신자유주의적 수탈 때문이니까 신자유주의를 퍼뜨린 서구 국가가 탕감해줘야 한다고 하시던...
Commented by 강철의대원수 at 2015/01/29 02:16
헐 어떤 신자유주의가 돈빌려서 복지하나요?ㅋㅋㅋㅋ


차라리 그동안 열심히했으니 탕감해달라고하면 이해라도가지;;;;
Commented by Masan_Gull at 2015/01/29 02:58
(제가 그분들 말씀을 이해하기로는) 미영독프를 위시한 서구놈들이 파괴적 속성을 가진 신자유주의를 통해 그리스를 수탈했다- 대략 그런 이야기였던... 뭐 그렇습니다 'ㅅ';;
Commented by 설봉 at 2015/01/29 05:30
정작 그리스 족치려고 눈 벌게진 나라들 중 상당수가 복지국가라는 게 함정...
Commented by 긁적 at 2015/01/29 12:09
......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네요 멀리 해야...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42
저 기사에 곧이곧대로 홀딱 넘어가신 분들도 상당합니다.

채무 탕감해줘야된다 이건데...이 문제를 무슨 그리스는 착하고 독일은 나쁘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5/01/29 02:25
애초 저 부채들은 패전해서 물어내야할 배상금도 아니고 엄연히 빌려서 생긴 건데 말입니다. 이거 뭐 총선 끝나고 얼마 안되서 나토군 전투기 12대 말아먹은 것으로도 모자라 민폐군요.ㄱ-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53
설상가상
Commented by 한국 짱 at 2015/01/29 03:00
...카더라 소리로는 5만톤이 아니라 10만톤에 해당된다는 소리까지 있네요....-_-;;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53
금 계산값이 조금씩 다르긴 하더라고요. 근데 차이가 확나네요. 2배.
Commented by 한국 짱 at 2015/01/31 00:12
인플레를 고려하면 그렇게 된다는 카더라 소리가 있더라고요
Commented by 설봉 at 2015/01/29 05:28
조건이 오히려 독일 쪽이 더 유리했었어도 깝도 안 될 판에 참...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54
1,2차 대전 직후 독일 상황에 그리스가 갖다대보려면 ( '')a
Commented by 풍신 at 2015/01/29 05:59
몇번 탕감해줘도 이젠 배째라고 또 탕감해달라니 답이 없는 놈들이죠. 특히나 자기네가 뭔가를 하려고 노력할 생각이 없는 애들인데...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54
그 마음이 총선으로 나타난거겠죠;
Commented by Megane at 2015/01/29 08:39
그리스국민들 무상복지 쳐먹더니 뇌까지 녹아내렸네요. 어이가 없음. 어떻게...
비교할 걸 하란 말이지... 유적이라도 팔아치우던가.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54
최소 90년 동안 빚 갚을 생각은 하고 저런 소리 하나 궁금합니다.

지금 반액탕감해줘도 2년 후에 또 탕감해달라고 할 것 같은데 -ㅠ-

Commented by 연성재거사 at 2015/01/29 09:04
그리스 애들 조건이 한국이 IMF에서 돈 빌렸을 때보다 더 좋다는게 함정.'ㅅ'
Commented by 떠리 at 2015/01/29 09:25
바게뜨국 : ㅂㄷㅂㄷ..
Commented by 별일 없는 at 2015/01/29 09:34
이렇게 된 이상 벼랑끝 전술로 간다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15/01/29 10:12
배째는 법도 날로 발전 중이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5/01/29 23:55
차라리 2차 대전 나치 피해 배상금 200조 내놓으라고 하는게 그나마 상식적으로 보이는 현상;
Commented by Allenait at 2015/01/29 10:54
어처구니가 안드로메다로 강제사출당하는 느낌입니다. 갖다 댈 게 따로 있지...
Commented by Ladcin at 2015/01/29 12:19
망할 도둑놈들. 한국이 imf 크리 터졌을때랑 비교하면...
Commented by 프리퀄 at 2015/01/29 23:04
한번 망해봐야 정신차릴듯....
Commented by 루루슈 at 2015/01/30 16:17
사스가 한걸레
Commented by jakethedog at 2015/01/30 16:42
'그쪽'사람들이 말하는것처럼 복지때문이 아니라 탈세때문에 그런거라쳐도 이지경 되도록 돈 못걷은건 그리스잘못이죠..뭔 신자유주의니 뭐니 대면서 쉴드쳐대는지ㅋㅋ
Commented by 김성진 at 2015/07/13 14:38
어쨌든 전범국 독일의 빚을 탕감해준건 맞는거고
그런 독일이 이제 갑이 되어 그리스를 옥죄고 있는거도 맞잖아요?
역지사지로 생각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돈 빌려주고 우리나라가 어려워지자 나라 망할정도로 빚 독촉하는거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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