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간판과 차량을 보고 연식을 헤아려보았는데
제가 틀렸습니다.
내용을 보니 본인이 촬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7년 11월 11일에 촬영된거면
지금으로부터 8년전이라는 이야기니까요.
'10여년전(2003~5년 즈음)'으로 추정했는데
그보다 2~4년 정도는 덜 오래되었던겁니다.
번호판 갱신 안 하고 다니는 차량은 지금도 있기도 하니까
뉴포터+녹색번호판 조합이 2007년에 있을 수 있죠.
mambo1935라는 ID로 추정컨대 1935년생이신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앨범에 올린 아내사진이 1961년도꺼라고 하니까 그럴 가능성이 더 높겠죠)
한자의 번체사용에 익숙하면서
일본 사진에서는 간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사진 촬영자는 대만출신이 유력해보입니다.
교토(?) 사진으로 오인되어 넷상에 퍼진
2014년 11월 8일, 구글플러스에 게시되었습니다.
역시 프로의 소행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앨범의 다른 사진을 보면
추수가 끝났고, 감이 달려있고 그런걸 보면 늦가을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이 두 사진의 비교 중 간과되었던 사실 중 하나는
한국, 일본에 속하지 않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는 것일겁니다.
그것은 두 거리의 모습이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인상을 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경주 사진을 볼때의 느낌은 촬영자의 저 거리에 대한 인상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있는그대로 모습을 찍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산자락의 윤곽과 식당 기와지붕들이 사선으로 떨어지면서 장면연출이 되고 있죠.
'기와지붕'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 그 자체가
외국인에게 점수를 딴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게 비록 콘크리트집이긴 하더라도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만의 모습이었던 것만은 분명할테니까요.
전통의 가치가 한국만의 색채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일것입니다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국만의 모습이 나오는 것도 아닐겁니다.
우리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이 의외로 시선을 끌 수 도 있겠죠.
일본의 경우 '와비사비'라고 해서
뭔가 낡거나 비에젖은듯한 그런 투박한 느낌에 대한 개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런걸 일본인들이 좋아하고 더 가꾸고 있는 것이죠.
그런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사진에 대한 비교군으로 경주 식당가 사진이 나와서 그렇지
우리나라에도 저것과 비슷한 풍광은 찾아볼 수 있죠.
(간판이 아니라)
위 사진에서 간판이 원색 위주인 것이 우리의 감성을 찌르는 방아쇠가 되었다고하면
차분한 느낌의 일본의 거리에 대비된 것으로 인해 그것이
더 부각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주 VS 교토' 게시물이 인터넷을 휩쓸적에도 보면
저게 꼭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의견이 보이곤 했죠.
그런 관점을 긍정해서 보면
전통건축물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색감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단청과 일본의 단청은 그 배색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한일양국의 사람들은 쉽게 그 둘을 구분할 수 있을겁니다.
여기에 중국을 더한다고 해도
동북아 삼국 사람들은 서로 구분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고요.
전통적 색채, 한국 고유의 색감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본다고 해도
결국 '한국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일본의 무언가가 좋아보인다고 해서 그걸 무작정 카피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그것은 한국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패하는 지름길이겠지요.
일본도 고건축물이라고 해서 전부 저렇게 고즈넉한 분위기만 내는 것은 아닙니다.
절제되거나 미니멀리즘 경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흰색바탕에 선명한 주황색 라인을 드러내는 건물들도 있죠.
그것역시 일본의 색채지요.
화려한 금각사가 그 원형에 맞든 안 맞든간에
그것이 일본의 이미지 중 하나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겁니다.
무채색이나 나무색이 '한국의' 간판으로 과연 적합할까 하는 것은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울리는 곳도 분명히 있을것이고
어울리지 않는 곳도 분명히 있을거에요.
하지만 원색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게 되는 것은
대조군으로 인한 착시현상은 아니었을까요?
원색이라는게 전통이 아닌 것도 아니고
그게 돈만 밝히는 것도 아닌데...
'원색'간판이 반드시 퇴출되어야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좀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위 간판들은 문제가 있다는 걸 압니다.
위 간판의 색감은 '그 색감'과는 다르니까요.
그 차이를 구분할 줄 알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해답도 곧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색감뿐만 아니라 크기, 형태도 문제죠.
저 2007년 사진 속 간판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영문이나 한자가 들어가지 않은 한글 간판들로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고건축물이 아니기때문에 한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면도 작용했을거에요.)
당연하지만 그 당연한 것이 한국만의 모습이 되는 요소 중 하나가 되겠지요.
그리고 위 사진에서 산자락이 주는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런 자연 풍광은 우리가 가진 것 중 하나죠.
저 풍광이 앞으로는 좀 달라질지 모릅니다.
위성지도에 대입해서 넣어보면 요런 그림이 나옵니다.
불국사쪽에서 바라볼 때 아파트건물이
풍광을 가리는걸 최대한 막으려고
층수도 12층 정도로 제한하고
건물도 전면이 보이지 않고 옆면이 보이도록
나름 신경을 쓰긴 쓴것이겠죠.
물론 경주시민들에게도 아파트에 살 자유가 있으니
그걸 강제로 못하게 한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일이겠죠.
그래서 저런 형태로 타협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경주의 모습은 어떻게 남게 될지는
우리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