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임진왜란 1592>
< 임진왜란 1592의 한 장면 >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포르투갈 상인에게 세계정세를 묻는 장면이죠.

포르투갈 상인 : "말라카, 네덜란드가 차지했습니다. "


수길의 야망을 설명하는 씬인데...

KBS 드라마를 보노라면 꼭 지도가 말썽이더란말이죠.







드라마에서 

당시 유럽 상인들과 통상하면서

세계정세에 관심이 있었다.....는 식의 전개는 있을 수 있어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세계정복 야욕을 보여주려는 연출정도로요.


하지만 그렇다면 그들이 보아야할 지도는 저럴 수 가 없습니다.

이게 말이 안되는게 

이런식으로 '동아시아'가 중심에 오는 세계전도는

1602년 곤여만국전도가 나오면서부터 비로소 나오는 구도입니다. 

이렇게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나오는 '서양식 지도기술'이 들어간 세계지도는 

임진왜란 일어나고 10년 후에나 나오는거에요.



포르투갈 상인이 일본에 전해줬어야할 세계전도는

< 오르텔리우스 1570 >

이런겁니다. 

이렇게 서양식 지도제작술로 만들어진 

'태평양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지도'는 

1602년 곤여만국전도가 처음입니다. 

아직 10년은 일러요. 



< '세계의 형상' >

이런 세계지도가 포르투갈 상인이 보여주기에 딱 좋은 지도이긴한데

문제는

< 대륙과 열도 사이 >

당대 유럽제 지도에는 조선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유럽 지도제작자들은 

조선의 존재자체를 아예 몰랐기 때문에요.

서양지도에 조선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것은 

< 반도인것 같지만 자세히보면 섬으로 그려짐 >

임진왜란 발발년도인 1592년도 아니고 1594년입니다. 

처음에는 섬으로 표현되던게

점점 수정되어서 반도로 바뀝니다. 

그전엔 아예 조선이라는 존재자체가 없었어요. 

근데 뭐 이 지도도 쓸만한게

포르투갈 상인은 말라카, 고아, 마카오, 명에 대해서만 대사를 날렸지

조선에 대해선 뭐라뭐라한게 없잖아요?

위 지도가지고 이야기해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어차피 조선은 언급이 없었던 장면이라.

저 자리에선 아예 조선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와시가 밍코쿠 먹어야쓰것다는 드립이나 치고 있었으니

조선이 없는 유럽지도를 써도 뭐....

거기에 좀더 양념을 뿌린다면

포르투갈 상인이 저 자리에서 '조선의 존재'를 깨우치게 된다든지 하는 식으로 할 수 도 있겠고요.



심지어 옛 일본사람들조차 금박지도병풍을 만들적에

아예 이렇게 대서양을 축으로 삼은 세계지도를 모사했습니다. 

서양상인들이 갖다준 지도를 받아보고 

당시 일본인들이 작품하나 만든다고 치면 이런 쪽이 훨씬 더 자연스럽죠.





이 지도 소품은 

단순히 곤여만국전도에 이전에 갑툭튀한 동아시아 중심 세계지도인것만으로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저 지도가 꽤 악명(?)이 높은 지도라서 

알아보기 쉽거든요. 

보시면 지도에 이름이 적혀 있기도 합니다. 

'천하전여총도(天下全與總圖)'




이 천하전여총도가 왜 악명이 높으냐....

국뽕도 아니고

일뽕도 아닌

중화뽕지도입니다. 


이 지도가 왜 중뽕지도인지 간략히 이야기하면

이 지도가 발견(!)된게 2000년대입니다. 

뭐 발견연대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중국인에 의해 발견(!!)된 고지도인데

저 지도에 뭐라고 적혀있냐하면

'건륭 계미년 중추월에 명나라 영락 16년작인 천하제번지공도를 보고 모사했다'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설라무네

중뽕을 서른아홉번 들이킨 일부 중국인들은

그렇다면 이 세계지도의 모본(천하제번지공도)은

무려 1418년에 만들어진 지도가 아니냐!

이거슨 명나라시대 정화의 대원정을 통해

유럽보다 먼저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해안선을 탐험하고

 북극과 남극을 깨우쳤다는 증거인거시다!!

다시는 중국을 무시하지 마라!

이거거든요. 



<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

아주 유명한 지도죠.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이 지도가 1402년 제작품 입니다. 

조선 태종대에 만든 지도이긴 하지만

명나라의 혼일강리도를 베이스로 해서 

다른 여러지도를 더해 만들었다고 지도에 적혀있습니다. 


이런 형태가 당대 동아시아 지도의 표준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 황명여지지도 1536 >

< 왕반지여지도 1594 >

이후에 제작된 동아시아 지도들 또한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근데 이게

 1418년 

중화 세계지리 대탐험의 정수가 담긴 지도이래요. 

일부 중궈렌들은....


하참...

뻥을 쳐도 좀 그럴듯하게 쳐야죠?




완전 말도 안되는 지도인데

이걸 또 국뽕라인에서는

< 조선 아니죠 '고려'맞습니다 >

'고려'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

무려 조선이 아니고 고.려.라고 적혀있다!

이거슨 위대한 고려인이 제.작.에 손댄 지도다!

...라고 빨고 있죠.


여러분, 뽕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 점소이! 여기 중뽕 단지째 가져와! >


이 지도는 최대한 긍정한다고 해도

최대 청나라 '건륭제 계미년'에 만들어진거에요.

그러니까 제작질을 하더라도 1763년에 했다고 봐야겠죠.

....

그런데 이 수상쩍기 그지없는 이 지도가 

세상에 KBS 역사드라마 소품으로 딱!




수길의 야망을 보여주려는 연출상

조선이 나오고 명나라가 나오고 일본이 나오는 고지도가 필요했던 모양인데

왜 하필 천하전여총도였던 것일까요?

주작작 주주작의 기운이 매우 높은 저놈의 지도를 대체 왜?




제작진들 입장에서 

중뽕이 듬뿍 함유된 천하전여총도를 굳이 사용한 이유가..

'CCTV와 합작해서'라는 허탈한 답일 수 도 있는데요.

하지만 저 씬에 중국제작진이 참여할 일이 없잖아요?

저 장면에서는 중국스탭이 참여할 부분이 2g도 없어보이던데....



CCTV와 합작해서라는 허탈한 선택지 외의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고지도'스러운 걸 이미지에 집착했던게 아닐까 합니다.

1763년작 천하전여총도를 쓴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임진왜란 시기 세계지도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지도상의 

위도와 경도 표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쪽은 그냥 보면 왠지 '고지도'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같거든요?

...

하지만 그렇게 보기 쉬운면이 있는 것은 '눈속임'입니다. 

이 천하전여총도를 제작하려면

먼제 지구구체설을 베이스로 깔고

거기에 중화식 세계관이 아닌 서구식 양반구도를 채택하고

위도, 경도 개념을 깨우쳐야만 그릴 수 있는 지도임에도

그러한것은 도상에 직접적으로 그려져있지 않습니다. 



KBS에서 <징비록> 시절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앞에 요 지도를 내걸어놓았는데

< 천하도지도 >

사실 이 지도는 MADE IN KOREA 입니다. 

1700년대 후반(정조 시절)에 만들어진 지도에요.

곤여만국전도를 참고해서 만든 국산 지도.

-> 그러니까 드라마<징비록>에서는 18세기 조선제 세계지도가 
조선침략을 준비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앞에 놓였던 것.


그런데 '천하도지도'를 모본으로 해서 촬영소품으로 만들적에

원본에 존재하는 위도 경도 라인을 아예 삭제해버렸습니다.

이 지도는 애초에 없죠.



제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위도와 경도'가 존재하면 마치 현대기술이 반영된 신식 지도라는 느낌을 주기 쉽고

위도와 경도가 생략되어야 '고지도'라는 느낌을 주기 용이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거는 시청자를 기만하는 일이죠.

1500년대 지도에는 위도와 경도가 없는걸 자연스럽다고 

시청자가 느낄 것이라는 발상자체가...

< 오르텔리우스 1564 >

< 메르카토르 1587 >

< 페트뤼스 플란시우스 1594 >

이미 1500년대에 지도에 위도 경도를 넣는 것은 상식이었습니다. 


1700년대에 제작한 지도를 1500년대에 집어 넣는것도 웃긴 일이지만

그 천하도지도를 모사하면서 위도와 경도를 왜 빼요?

이미 그려져있는 위도와 경도를 어째서 '일부러'지워버려야하는 걸까요?

등장시점도 웃기지만 제작마인드도 한심한 것.






그리고 그놈의 천하전여총도가 저기 있으면 웃기는 요소가 또 있는데

지도 왼쪽 하단에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거기에 적혀있는게

'건륭 계미 중추월에 만들었다'

이거거든요.


이게 소품 지도에

고스란히 적혀있습니다.

복붙해서 만들다보니

그냥 '천하전여총도'를 고대로 만든겁니다. 

소품지도에 고스란히 적혀있어요.

'이 지도는 건륭제 계미년(1763년)에 만들었스빈다'


< 이시다! 왼쪽아래에 써진 글 내용이 뭐냐! >

근데 그게 도요토미 히데요시 앞에 놓여있어요.

이게 KBS 팩추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 >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징비록>에선 천하도지도에서 위도경도 지워버리는 센스(?)는 어디가고

히데요시앞에 '건륭제 때 만든 지도임ㅇㅇ' 라고 떡 박혀 있는

지도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게 만듭니까?



......

청나라 '건륭제때 만들었다고 적혀져 있는' 저 지도.

도대체 어떤 사연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 앞에 놓이게 된 것일까요?



...


?!

...

시간을 달린 범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니야!

시간을 달린

범인은 바로

정체불명의 포르투갈 상인.

바로 당신이야!




말라카는 

포르투갈이

1511년부터 1641년까지 차지하고 있었는데....

1641년에서야 네덜란드에게 빼앗기는

말라카를

"말라카, 네덜란드가 차지했습니다." 

라고?

네덜란드가 동남아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조차 1596년이라고!


청나라 건륭제 때 만들었다고 적힌 지도를 진상하고

네덜란드가 말라카를 차지했다고 아무렇지도 말하는 바로 당신이 범인이야!




여러분, 시간을 달린 범인을 색출했사오니 안심하시고

팩추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를 시청해주시기 바랍니다. 
by MessageOnly | 2016/09/21 01:35 | ■ 다른게 또 뭐있나.. | 트랙백(1) | 덧글(19)
트랙백 주소 : http://larca.egloos.com/tb/412252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기침 가래엔 용.각.산. at 2016/09/23 01:43

제목 : 허탈하게도 CCTV의 농간이었나보네요
시간을 달리는 &lt;임진왜란 1592&gt; 4화에서도 어김없이 그놈의 천하전여총도가 등장했습니다. 뭐. 시간여행자가 등장해서 '말라카는 오란다가 접수했습니다' 드립을 치는 장면에서도 나왔지만 이게.....명나라 조정에서도 천하전여총도가 나오더라고요. 천하전여총도는 본래 지구를 둘로 나눈 양반구도를 취하고 있어서 8자를 옆으로 뉘인 ∞ 모습과 비슷하죠. 아마 저 천하전여총도가 명나라 조정 씬에서도 원형......more

Commented by ombilic at 2016/09/21 03:10
파란박스를 타고다녀야 되겠군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08
포르투갈상인은 사실 독타였던 것으로....??
Commented by 아일턴 at 2016/09/21 09:48
저도 위도, 경도선을 좀 현대적이지 않나라고 느꼈는데 생각해보면 그 대항해시대(?)에 위도, 경도 개념이 없으면 항해에 애로사항이 꽃폈을테니...
이런 포스팅 보는게 참 좋아요. 모르던 걸 깨닫게 해주시니 말이에요 ^^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14
그렇죠. 그 때는 바야흐로 대항해시대였으니까요.
Commented by 잠꾸러기 at 2016/09/21 10:02
시간여행자가 임란을 구경중이군요ㅋㅋㅋㅋ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15
있어서는 안될 물건까지 가지고 갔어요. 잠자코 구경만 해야하는 것을...
Commented by Fedaykin at 2016/09/21 10:46
시간을 달리는 포루튀기!!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15
오늘도 출연!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16/09/22 11:58
현재의 포르투칼인 '보보'는 근세 일본에 당도한 포르투칼 상인의 육체를 통해 일본의 1인자 자리에 갓 오른 풍신수길을 만난 자리에서 세계사적 지식을 내보여 풍신수길의 총애를 받게 되지만 동양사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그는, 풍신수길이 아닌 덕천가강이 정권을 잡아야만 세계사가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여 덕천가강의 영지를 바꾸게 하는 것으로 덕천의 세력이 해외정벌에 빠지도록 만든다. 일본에 서양의 신문물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 역시도 포르투칼 상인의 육체에 깃든 보보의 몫.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1인자 풍신수길,
야심을 숨기고 있는 2인자 덕천가강,
생각이 많은 교회오빠 소서행장,
마초적인 근육남 가등청정
일편단심 츤데레 석전삼성
불치병에 걸린 야망남 대곡길계
애꾸눈의 패셔니스타 이달정종
병약 도련님 소조천수추

.... 8명의 왜장과 함께 하는 보보경심 !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20
<보보경심 : 란> 기대해주세요!
Commented by 떠리 at 2016/09/21 12:20
ㅋㅋㅋㅋ 시간을 달리는 포국 상인 ㅋㅋ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28
뭐 그 말라카 부분만 편집해서 삭제해버리면 되는 문제이기도 한데...4화에서도 재탕하더군요. (절래절래)
Commented by 글쎼 at 2016/09/21 13:33
한중공동제작이니 지도 소품같은 건 중국 측의 입김이 들어간 거라 생각하면 될 거 같은데요?

그거보다 진짜 저 포루투갈 양반은 진짜 타디스 타고 오셨나?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29
오늘 4화를 보니 중국 측 입김이 들어간 쪽으로 크게 기울어집니다.

명나라 조정에서도 천하전여총도를 걸어놨더라고요.

근데 교묘하게도 천하전여총도의 전체가 아니라 동아시아 부분만 잘라내기+확대해서 따로 만들어가지고 걸어놨습니다.

중국제작파트에서 천하전여총도가 나왔다고 하면 이거는 중국 측 입김으로 생각하기 쉬워지네요.
Commented at 2016/09/21 19: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6/09/23 00:40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재팔 at 2016/09/21 21:02
리더스 다이제스트 세계 진문 괴담에 따르자면 멕시코에 근무하는 스페인 관리가 마닐라로 타임슬립한 사례가 있다하니, 저 포르투갈 상인도 그런 초자연 현상을 체험한 게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농담)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6/09/23 00:59
포르투갈 상인과 함께 나온 저 천하전여총도에는 일본도 아니고 심지어 그냥 '왜'도 아니고 '왜.노.'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저런 지도를 일본무장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웃기는 부분이죠.

Commented by 무명병사 at 2016/09/25 22:24
.....(커피 한모금).

:         :

: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