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팍 KOREA를 강조했던 올림픽 우표
< 제11회 삿포로 동계 올림픽 대회 기념, 1972 >

이 우표는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을 기념해서 처음으로 발행된 우표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그렇지만 '하계'올림픽를 중시하는 풍조가 강하죠.  


동계올림픽 관련 우표는 사실 거의 발행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기념우표도 안나왔어요. 

이게 정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마음가짐으로 올바른것인지 싶을 정도로 말이죠. 


반면 하계올림픽 우표는 광복 이후 꼬박꼬박 발행하였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을 중시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1972년 동계올림픽 우표를 발행한 것은 

상당히 느닷없습니다. 

높으신 분들이 보시기에 메달을 기대할 대회도 아니었어요.

평소 동계올림픽을 중시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신성이 등장해서 깜짝 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되었는가....

그런것도 아니었어요. 

이 당시 이웃 일본에 출전한 선수단은 

스피드스케이팅 4명, 피겨스케이팅 1명으로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조촐한 편성이었습니다. 




전 이 동계올림픽 우표 발행의 이면에 '북한'의 존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건 개인의 추론인 것을 분명히 합니다. 


지금은 올림픽이 남북관계전환의 협상도구가 되고 있는데

과거에는 올림픽이 남북 체제 경쟁수단이기도 했죠.

당시 삿포로 동계올림픽은

북한이 참가하는 대회였습니다. 

뭔가 말이 이상하죠?

네. 북한은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참가하다가 

올림픽 참가를 관둬버렸어요.

그러다가 1972년 동계올림픽에 다시 출전하기 시작한겁니다. 

.....그래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 우표는.


남북체제경쟁무대가 될 동계올림픽을 주목하라~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세계의 축제인 올림픽을 기념하는 의도였다면

하계올림픽 기념우표들처럼 4년마다 꼬박꼬박 발행되어야 옳습니다. 

그런데 저건 그동안 나오지 않던 동계올림픽 대회 우표였던 것이죠. 

< 제21회 밴쿠버 동계올림픽대회, 2010 >

그리고 저 우표가 나온 이후로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까지 동계올림픽 우표는 다시 발행되지 않습니다. 

재밌는건 2010년이나 1972년이나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을 도안했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점이 또 있는데요.

KOREA

라는 영문국호표시입니다. 


4년마다 발행된 하계올림픽우표에서는 

선수들이 KOREA 라는 영문국호표시를 달고 나오지 않습니다. 

하계올림픽 우표에서 우리 선수들은 태극기를 달고 나오죠. 

희한하게도 이런 전통이 있습니다. 

밴쿠버에서는 등짝. 

삿포로에서는 가슴팍.

하계는 태극기로 통일.


이야기가 좀 샜는데

이 우표는

우표에 도안된 우리 선수들이 KOREA를 처음으로 달고 나온 우표이기도 합니다. 
(태극기는 1948년에 바로 달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동계올림픽 우표는 느닷없이 나왔다고 했고,

북한이 이 대회부터 다시 참가했다고 했죠. 

그럼 북한이 왜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고 있었을까요?

어차피 메달 딸것도 아니기 때문에?

체제선전을 해야하는데 남조선간나들에게 뒤쳐질것 같아서?

뭐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

당시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던 뚜렷한 이유는

KOREA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KOREA를 사용하고 있다보니

북한은 KOREA를 쓸 수 없게 된겁니다. 

둘다 쓸 순 없으니까요.


근데 KOREA라는 단어는 '한국' 그 자체를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하면서

대한민국 대표선수단은 KOREA를 달고나옵니다.

북한은 그럴 수 가 없습니다. 

북한은 D P R Korea입니다.

북한은 한국 그 자체를 대표하는 KOREA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통성론이 나오면 

어느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지는 자명한 것이죠. 

이를 이유로 북한은 올림픽 참가도 거부했던겁니다. 

이게 중요한 문제인가 별것도 아닌 것인가하는 것은

CHINA라는 국호는 누가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자, 그랬던 북한이 D P R K로 결국 합의하고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계올림픽대회에서 남과 북의 대표들이 맞붙게 됩니다. 

근데 북한은 KOREA라고 쓰질 못하죠. 

south korea? 

혹은 R O K ?

우리 선수들은 가슴에 그런거 안 합니다. 

그냥 KOREA 라고 하는거죠. 

그럴 자격이 있는 나라니까요.

그럼 우표에 넣어야죠.

가슴팍에 KOREA를 넣은 우리 선수의 모습을요.



메달딸 것으로는 크게 기대안되는 선수단이었습니다. 

전체 출전 순수가 불과 5명이었다니까요. 

그리고 삿포로 동계올림픽 대회 성적자체는 북한이 앞섰습니다. 


생전 안 나오던 동계올림픽 우표가 저 때 딱 나오고

메달 좀 따고하는 2010년에야 다시 나왔습니다. 


저는 우표 도안 속 선수 가슴팍 KOREA에 상당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평가합니다.
by MessageOnly | 2018/01/21 02:04 | ■ 즐거운 취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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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8/01/21 02:31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때에 보면 북한 선수들의 트레이닝복에는 한글 궁서체로 "조선"이라고 쓰여져 있는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진들이 좀 나옵니다.
주체적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Commented by 역사관심 at 2018/01/21 10:12
그냥 지나치던 일인데 말씀듣고 보니 수긍이 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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