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3/3)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깔 때 

매우 자주 등장하는 안대를 쓴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거의 고정출연 수준이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그 놈의 안대를 하지 않았다고 깔 때

이미지를 딱 2장만 골라 넣어야한다고 하면

짝을 이뤄서 나올 정도로 

매우 자주 출연하는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국내 유명 위키사이트

나무위키 '유스티티아' 대표이미지로 사용되는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보시다시피 눈가리개 따윈 하지않으며

눈가리개하지 않은 만큼 눈도 뜨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류작을 낳은

정의의 여신상계의 마스터피스.


이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을 왜 다시 소환(?)했냐하면

이 정의의 여신상도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과 같은 계열이기 때문입니다. 

< 안됐네요. 눈가리개 안 한 여신님이었습니다~  >

이 정의의 여신상 역시

 본래 눈가리개 따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가리개 하지 않으니 대신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습니다. 

이거랑 같은거 맞냐구요?


같은 정의의 여신상 맞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에 모셔진 대단히 유명한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이것도 마스터피스죠.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든요.

이게 1611년에 만들어진겁니다. 


위 사진과 그림에서 나오듯이 '분수'로 조성된 조형물로

당대 기술역량을 모두 모아 만든 걸작품입니다. 

신성로마제국의 유산이죠. 


물론

< 1856년 사진 >

야외에 있다보면 파손을 면하기 힘듭니다. 
분수도 제 기능을 잃었고요.

1884년에 철거 후, 지역유지가 거액을 헌납하면서 1887년에 복원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폭격을 피하고 약탈을 피해 오늘날에 이르게 된겁니다. 

대단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죠. 


그런데 


동아시아 반도 어딘가에서는 눈가리개를 못 씌워서 안달일까요?

대체 왜?


그리고 이 이미지는 척 보면 알아야합니다. 

이 정의의 여신상은 작게 보여서 

눈가리개를 했는지 안 했는지 구분이 안되서 

눈가리개 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혼동했다고 칩시다. 


실제로는 눈가리개 안 한 대표적인 정의의 여신상이지만!


보고도 감이 안 오나요?

합성 주작 이미지입니다. 

눈가리개 도트가 저렇게 확 튀는데도....저걸...참

이걸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입네 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랑 같이 놓는다고요. 

꼭 그렇게 다 가려야만 속이 후련했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 수준이 아니라

신문에도 실립니다. 


로마의 유스티티아보다는 좀더 고전적인 그리스의 '디케'까지 거슬러올라간 모양인데

근데 왜 디케는 저울만 들었지 칼이랑 안대는 안 했다는 사실을 모를까요....


눈가리개를 씌워야할 이유를 제시하면서 

굳이 합성 주작 이미지를 갖다쓸건 뭐에요?











하긴 뭐....

그렇기도 합니다. 

이런걸 쓰기엔 

너무 조잡해보이거든요.

이 정의의 여신상이 그 만큼 뛰어난 작품이란 겁니다.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중에 이 만큼 '쓸만한' 그런게 많지가 않아요.

합성 주작질을 해서 갖다 쓸 만큼 그 가치가 느껴지니까요.

시쳇말로 '포스'가 있거든요.

자기들 맘에 안 드는 눈가리개 안 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까야겠으니

포스넘치는 독일 정의의 여신상에 억지로 눈가리개를 씌워서 까야겠다는 그 집념!




< 방글라데시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철거를 요구하는 무슬림들 >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 

기자, 교사, 평론가, 정치인, 교수, 법조인, 네티즌 등등 수 많은 사람들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마땅치 않아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개중엔 정말로 철거나, 변경을 요구하는 케이스도 있어요.



뭐;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전부가 좋아한다거나 전부가 싫어할 수 있겠어요?

좋아할 수 도 있고, 싫어할 수 도 있는 것이죠.

이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도 있어요. 

근데 

억지로 지어내가면서 까지 뭐라고 할 필요는 있냐는 겁니다. 

흔히 하는 이야기가 ''원래는~' '서양은~'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했네 안 했네 하면서 깎아내리지만

앞서 봐왔듯이

'원래'를 강조한다면 '원래'는 눈가리개는 없었고,

'서양'이라고 하면 본고장에도 눈가리개를 안 한 정의의 여신상들이 수두룩해요.

'원래' '서양'같은 소리를 하면서 깎아내릴 필요가 전혀없는 것이고

주작질까지 하면서 비교질할 이유는 더더욱 없죠.


우리가 혼동하지 말아야할 것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고 했네 안 했네 하는 일련의 그 이야기가

사법부비판을 하면서부터 줄곧 나오는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 안 한게 뭐가 문제냐라고 이렇게 반문하는게

대한민국 사법부가 뭐가 문제냐? 잘만 하고 있구만! 라고 하는 것과 동치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건 별개에요.


제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눈가리개 없다고 해서 문제될게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 사법부 아주 잘하고 있어!' 라고 이야기하는게 아닌겁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지금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눈가리개 안 했다고 

정의가 땅에 떨어진 것 처럼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법원 내의 정의의 여신상 철거하고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새로 조성하면

그것으로 정의가 바로 선 사회가 만들어지는 겁니까?

그런것도 아니거든요.

또 이 메탈리카 앨범 자켓 이미지를 올려놓으면서

역시 정의의 여신은 이런 것이다라고 하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비교질하는 것도 있는데....

이 경우는 눈가리개나 검을 들었다는게 중요한게 아니죠.


밧줄에 속박되어있고, 천칭에는 달러가 넘쳐나고 있고

금이 쫙쫙 가서 불안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게 더 중요한 메시지잖아요.


선입견없는 판단? 단호한 심판?

잘난 눈가리개가 있고 검이 있는데 저 모습이 과연 그런 걸 말하는 것이었겠습니까?
다시 <바보배>의 이 장면을 보면

눈가리개를 '씌움'당하는 

이 장면의 메시지가 뭐였나요?

클리앙 게시물에서 본 재밌는 이미지인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삼성VR을 씌워놨죠.


이런 표현은 메시지가 분명하지요.

'삼성VR을 통해서 바라보는 정의'라는거니까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삼성VR을 씌우는 것은 

광대가 눈가리개를 씌운다는 <바보배>의 설정과 너무나 흡사한 모습이에요.



'풍자'



 제가 어리둥절한 부분은

저렇게 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전 이 지점에 혼동이 있다고 봅니다. 

'삼성VR'을 씌우는 것은 '흔들리는 정의'에 대한 풍자가 되는데

동시에 아무것도 안 쓴 정의의 여신상이  '흔들리는 정의'라고 비난받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반복되는 '원래는~' '서양은~' 비교질)


저는 이게 훌륭한 풍자라고 평가해요.

다만 이것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안 했다고 조롱받는 상황에서 

동시에 등장에 등장하고 동시에 추천을 받는 것이 어리둥절한 겁니다. 

저 풍자가 성립하려면 시야가 차단되지 않고 두 눈을 뜬 것이 전제되어야하니까요.





제가 이야기하는 것과 조금 내용이 다르긴 하지만 

'눈가리개'를 씌우는 풍자와 메시지과 비판점을 생각해보면 그런겁니다. 





아무튼 수백년간 '눈가리개' 상징이 상당히 자리를 잘 잡긴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분위기가 오히려 반전된 면도 있어요.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 이미지가 만연(?)한 서구의 카툰을 살펴보면

< 맹인취급받는 정의의 여신이 '인종차별'하는 개에 의해 인도받고 있다 >
< '보이진 않지만 느낌적으로다가 무게가 맞는거 같군' >



< 미국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가 앞이 안 보이는 정의의 여신을 인도하며 웃고 있다 >

< '어쩌면 내가 너무 오랫동안 눈을 가려왔을지도...' >

이렇게 눈가리개를 쓴 것이 오히려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이게 현대의 트렌드인데
1494년에도 그랬다니까요?

이것은 애초에 '눈가리개'라는게 직관적인 상징체계가 아니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본고장(?) 서양(!)에서도 이렇습니다만


동아시아 전통적인 시선에서도 비슷해요.

사람사는 동네가 다 거기서 거기죠.

< 목불인견의 현대적 해석 >

'눈'이란게 그렇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 번 눈으로 본게 백번 들은 것보다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각'이 가지는 중요함을 오래전부터 인식해왔던 것이죠.

절간에 있는 풍경에 물고기 장식이 있는데

여기에 담긴 뜻이 이렇습니다. 

물속에서도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수행하라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뭔가를 깨달았다는 표현으로 

'개안(開眼)했다'는 말도 있죠.

'눈을 떴다'는 것이에요. 

그 만큼 눈으로 보는 걸 적극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뭔가 속이려는 모습에 대해 호통을 칠때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반대로

 눈을 감으면?

대놓고 '눈감아준다'라는 말 자체가 봐준다, 모른체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데

과연 눈을 가리는게 정의'를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표현방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이런 동아시아적, 한국적 철학을 담고 있다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고 평가받을 만 한 거에요. 

그리고 제작의도에 약간은 반동적인 의도도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의의 여신상에 '눈가리개'와 '검'을 의식한 티가 나니까요.

그러한 상징물을 '바꿔서' 뭔가 '한국적' '독특함'을 추구한 것이 보이는거죠.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정의의 여신'자체에 의문점을 표시할 수 도 있는 겁니다. 

'정의의 여신' '정의의 여신'하면서 엄청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한반도에 이런 여신이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들어온지 아직 백년도 못 채웠습니다. 


좀더 '한국적'인것을 추구한다고 하면 

쉽게는 기존(?)에 있었던걸 재발견하는 식으로 가는거죠.

< 입법부 앞에 있는 해태상 >

'해태'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속의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법'이라고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法이라는 한자자체가 해태와 연관이 있습니다. 

 法 글자자체가 

 灋 이 한자에서 유래한 것이거든요.

해태廌가 물水처럼 고요하게 판단해서 그릇된 상대를 去들이받아버린다(심판)한다는 구성의 한자인데

가 너무 복잡하니까 여기서 가 빠져서 이 된겁니다. 

이렇다보니 法의 상징이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전개겠지요?

그러니 法을 만드는 국회앞에 있는 것이죠.


조선시대 사헌부와 사간원에서는 관복에 해태 흉배를 넣기도 했는데

관원에 대한 감찰업무를 수행하고 법령 심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를 살려서 넣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궁궐앞과 궐내 석조물로 남은 것이고요. 


그러면 '해태'를 法의 상징으로 활용한다면

전통적 가치의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긍정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근데 그렇다고 본고장(?)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오늘날 해태상이 있냐하면 그렇진 않고

중국의 숱한 관공서가 그렇듯 두 개의 돌사자상이 나란히 놓여 있는 정도입니다. 

이것은 불교가 남긴 사상적 흔적이죠.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전통적 가치를 인정하긴 한 일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같은 불교국가에서도 이렇습니다. 

사실 동아시아 국가중에 '정의의 여신상'을 최고 법원에 차려놓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공산권 아시아국가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하니까요. 

동아시아권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으로 확대해도 '정의의 여신상'을 법원에 놓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오래전에 서구영향을 받았거나 식민지배를 받은 지역에서나 볼 수 있어요. 

앞서 나온 이란 하고 홍콩, 싱가포르 같은 곳 정도입니다. 

그렇게 서양문물 좋아하는 일본애들도 최고재판소에 정의의 여신상을 모셔놓진 않았어요. 
(호라이 자매를 표현한 것 같은데 대놓고 그렇게 하진 않은)

한국이 정말 특이한겁니다. 


이게 1995년에 서초청사 신축하면서 

대법원 새로 꾸미는 과정에서 만들어진거거든요. 

만약 대법원이 제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더라면....

한국 대법원에 정의의 여신상이 들어가고 그렇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이전할 수 밖에 없었죠. 

건물이 협소하고 교통이 불편한 부분이 고려되서 신축이전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러면서 널찍한 공간도 마련되겠다 새 집이겠다 뭔가 새로 해보자는 차원에서 

그런 분위기 아래 '정의의 여신상'이 대법원 인테리어로 모셔지게 된 것이죠. 

이 때 '해태상'이 들어갈 수 도 있었던 것인데

'정의의 여신상'이 들어간 겁니다. 

법조계 높으신 분들이 결정한거에요. 


아;

해태가 그렇다고 대법원에 완전히(?) 없는건 아니고 

있긴 있어요. 

저게 '해태'의 뿔과 꼬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조형물이거든요.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뭐 그런 표현되시겠습니다. 

이것도 좋아할 수 도 있고 싫어할 수 도 있는 것이죠.

근데 이것가지고 뭐라하는 이야기는 접해보질 못했네요. 


여기서 


이라는데....

해태의 '뿔'은 우리에게 좀 생소한 상징입니다. 

해태가 나쁜 사람들 들어받는다는게 '원래'는 '뿔'로 들이받는다는겁니다. 

근데 한국(조선)의 해태는 이 없죠.

뿔이 있는 해태라고 하면 아직은 뭔가 어색합니다. 


중국의 해태와 조선의 해태는 달랐습니다. 

원인은 해태가 '황제'에게 허락된 영수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겁니다. 

어쨌든 조선은 황제국은 아니었으니깐 감히(?) 해태를 온전히 쓸 순 없어서 뿔을 치우고 해태랍시고 쓴 것이죠. 


이것도 보기에 따라 그렇습니다.  

 '정의의 여신상'의 과거를 거슬러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상징물이 있었다없었다 하고

로마의 유스티티아와 그리스의 디케가 다르고 한 것처럼

해태상도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또 '원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이제 뭐 황제니 뭐니 하는 법도가 없는 시대니까

약간은 굴욕적일 수 있는 과거에서 벗어나서 '원래'대로 가자는 그런 탐구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되는거고


그렇게 고증을 거쳐 탄생한 것이 사법연수원 앞의 해태상입니다. 

'원래'대로 뿔을 가진 원형의 모습을 살려 의미도 살리자는 주장아래 세워지게 된겁니다. 


이렇게 '원래'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고

이런저런 곡절끝에 변화했지만 

세월속에서 친숙해진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죠. 


'난 뿔 있는 해태상 별로야'

'나는 고증대로 만든 해태상이 마음에 드는데?'


개개인에 따라 호오는 달라질 수 있지만

둘 다 해태상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이죠.

뿔이 있는 해태도 해태상이고

뿔이 없는 해태도 해태상입니다. 

눈가리개를 해도 정의의 여신상이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아도 정의의 여신상인것이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고깝게 보시는 분들중 어떤 분들은

아무래도 '서양' 정의의 여신상에 익숙해서

 단순히 낯설어서 그런 걸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해태상과 다르게 정의의 여신상은 

'원래'를 따지기 시작하면 눈가리개를 안 하는게 '원래'인게 함정인 부분인거구요.



까는 건 좋아요. 

뭐 어때요. 


근데 최소한 사실에 입각해서 까야지

까기 위해 허위를 지어내진 말자는 겁니다. 

무슨 세계유일의 좌상이라느니
(1,2편 보시면 아시겠지만 입상 만큼 좌상도 많습니다.)

< 나...나으 정의의 여신상은 이러치 않아! 당장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바꿔!!>

외국(서양)에서는 '원래' 눈가리개 하고 검들었는데 

한국은 어쩌구저쩌구....이런 소리는 이제 그만 하자는겁니다. 

지금까지 본 것과 같이 서양도 만들고 싶은대로 만듭니다.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하고 있었으면 오늘날 욕 안 먹고 있었겠습니까?

평론가, 정치인, 교수, 기자들이 가만히 뒀겠어요?

"우리말에는 '눈감아준다'라는 말도 있듯이~어쩌구저쩌구~이러니 법정에서 눈감아줘버린거 아니냐!"

이런 말이 안 나왔을까요?

법전이 아닌 검을 들었더라면?

"하여간 그 놈의 권위 참 좋아해요. 지금이 군사정권시대냐? 권위주의 너나 쳐드세요. 시대착오적인 상징이야!"

'과잉처벌 좀 그만해라. 저봐. 정의의 여신이 시퍼런 칼들고 있으니 저런거잖아!'

이런 말이 안 나왔을까요?


실제로 들었던 이야기중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검을 들지 않아서

사형제가 사실상 폐지되었다는 거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1995년 설치, 마지막 사형집행은 1997년)



좋다이거에요.

이런저런 이야기들 다 가능한 이야기들입니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구요. 

자기 나라 사법부에 만족하는 사람들 지구상에 별로 없어요. 

눈가리개를 하든 칼을 들었든 상관없이

가차없이 풍자와 조롱의 대상되고 있습니다. 

눈가리개 안 했지만 눈가리개 했다고 오해받는 올드 베일리의 정의의 여신상도 

풍자의 대상이 되긴 마찬가집니다. 

영국에선 '타락한 법정의 모습에 절망한 정의가 두 팔을 벌리고 투신하기 직전의 모습이다라고 깝니다. 

높은 곳에 올려뒀더니 나오는 이야기에요. 

이것도 그럴듯한 풍자죠.


하지만 적어도 올드 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은 

'이웃나라 정의의 여신상은 눈가리개 했던데 왜 이건 안 했냐! 엉터리 정의의 여신상 아니냐!'  라는 식으론 안 까입니다. 

그거야 애초에 주변국 정의의 여신상들이 대부분 눈가리개를 안 했기 때문에....


까지말란 소리가 아니에요.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눈가리개를 했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든 

어떤 형태를 하고 있든지 간에 
< 뒤러가 잘못했네 우리모두 뒤러를 욕합시다! >

어느 시대든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을 것은 분명한 일이고 

그것자체는 존중받아야할 일입니다. 


눈가리개를 안 한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거네!'라고 까거나 

눈을 감거나 눈가리개 쓴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저봐 저봐 대놓고 비리를 눈감아주고 있네!'라며 

비판대상으로 삼는 것도 둘 다 가치있는 자유로운 인간의 행위일 것이고

오히려 풍자의 영역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되겠지요. 

그런건 모두 충분히 존중받을만 합니다. 



다만 사법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조롱과 풍자를 하는 건 

아무래도 좋은데...


 정의의 여신상의 '눈가리개'를 두고 '원래는~' '서양은~'이러면서 

엉터리 비교질하는 것까지 존중해주긴 좀 어렵다는 것입니다. 

거짓말 좀 그만하고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자구요.


이걸 배우신 분들이 더 그러고 있으니 참 보기가 안 좋습니다. 
by MessageOnly | 2018/09/17 22:59 | ■ 水去一人生 | 트랙백 | 핑백(2)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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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뭐라합니까? 뭐라고 많이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풍자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다음글 :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3/3)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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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다음 이야기는 '로마 신화 속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로 이어집니다. 다음글 :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2/3)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3/3) ... more

Commented by 떠리 at 2018/09/18 10:51
여신은 안대따원 하지 않는다네~
Commented by 바람불어 at 2018/09/18 22:03
깔끔한 결론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궁굼이 at 2018/09/18 22:29
분명 BDSM인가 그거에서 안대씌우는 성벽있는 사람들이 쓴 글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bullgorm at 2018/09/18 22:59
공부하기 싫어서 이처럼 친절히 떠먹여줘도 안보여 안들려 하는 사람들에는 아쉽지만 큰 도움이 안되겠군요..
Commented by Gull_river at 2018/09/19 00:58
해태를 쓰면 해태눈깔이냐는 반응이 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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