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뒤러
2018/09/17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3/3) [5]
2013/12/10   흑사병과 고양이 살처분 (3) [11]
2013/05/02   제50회 법의 날 기념우표와 정의의 여신님 [12]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국내의 오해 (3/3)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깔 때 

매우 자주 등장하는 안대를 쓴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거의 고정출연 수준이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그 놈의 안대를 하지 않았다고 깔 때

이미지를 딱 2장만 골라 넣어야한다고 하면

짝을 이뤄서 나올 정도로 

매우 자주 출연하는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국내 유명 위키사이트

나무위키 '유스티티아' 대표이미지로 사용되는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보시다시피 눈가리개 따윈 하지않으며

눈가리개하지 않은 만큼 눈도 뜨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류작을 낳은

정의의 여신상계의 마스터피스.


이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을 왜 다시 소환(?)했냐하면

이 정의의 여신상도

 올드베일리 정의의 여신상과 같은 계열이기 때문입니다. 

< 안됐네요. 눈가리개 안 한 여신님이었습니다~  >

이 정의의 여신상 역시

 본래 눈가리개 따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가리개 하지 않으니 대신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습니다. 

이거랑 같은거 맞냐구요?


같은 정의의 여신상 맞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에 모셔진 대단히 유명한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이것도 마스터피스죠.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든요.

이게 1611년에 만들어진겁니다. 


위 사진과 그림에서 나오듯이 '분수'로 조성된 조형물로

당대 기술역량을 모두 모아 만든 걸작품입니다. 

신성로마제국의 유산이죠. 


물론

< 1856년 사진 >

야외에 있다보면 파손을 면하기 힘듭니다. 
분수도 제 기능을 잃었고요.

1884년에 철거 후, 지역유지가 거액을 헌납하면서 1887년에 복원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폭격을 피하고 약탈을 피해 오늘날에 이르게 된겁니다. 

대단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죠. 


그런데 


동아시아 반도 어딘가에서는 눈가리개를 못 씌워서 안달일까요?

대체 왜?


그리고 이 이미지는 척 보면 알아야합니다. 

이 정의의 여신상은 작게 보여서 

눈가리개를 했는지 안 했는지 구분이 안되서 

눈가리개 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혼동했다고 칩시다. 


실제로는 눈가리개 안 한 대표적인 정의의 여신상이지만!


보고도 감이 안 오나요?

합성 주작 이미지입니다. 

눈가리개 도트가 저렇게 확 튀는데도....저걸...참

이걸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입네 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랑 같이 놓는다고요. 

꼭 그렇게 다 가려야만 속이 후련했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 수준이 아니라

신문에도 실립니다. 


로마의 유스티티아보다는 좀더 고전적인 그리스의 '디케'까지 거슬러올라간 모양인데

근데 왜 디케는 저울만 들었지 칼이랑 안대는 안 했다는 사실을 모를까요....


눈가리개를 씌워야할 이유를 제시하면서 

굳이 합성 주작 이미지를 갖다쓸건 뭐에요?











하긴 뭐....

그렇기도 합니다. 

이런걸 쓰기엔 

너무 조잡해보이거든요.

이 정의의 여신상이 그 만큼 뛰어난 작품이란 겁니다.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 중에 이 만큼 '쓸만한' 그런게 많지가 않아요.

합성 주작질을 해서 갖다 쓸 만큼 그 가치가 느껴지니까요.

시쳇말로 '포스'가 있거든요.

자기들 맘에 안 드는 눈가리개 안 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까야겠으니

포스넘치는 독일 정의의 여신상에 억지로 눈가리개를 씌워서 까야겠다는 그 집념!




< 방글라데시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철거를 요구하는 무슬림들 >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 

기자, 교사, 평론가, 정치인, 교수, 법조인, 네티즌 등등 수 많은 사람들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마땅치 않아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개중엔 정말로 철거나, 변경을 요구하는 케이스도 있어요.



뭐;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전부가 좋아한다거나 전부가 싫어할 수 있겠어요?

좋아할 수 도 있고, 싫어할 수 도 있는 것이죠.

이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도 있어요. 

근데 

억지로 지어내가면서 까지 뭐라고 할 필요는 있냐는 겁니다. 

흔히 하는 이야기가 ''원래는~' '서양은~'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했네 안 했네 하면서 깎아내리지만

앞서 봐왔듯이

'원래'를 강조한다면 '원래'는 눈가리개는 없었고,

'서양'이라고 하면 본고장에도 눈가리개를 안 한 정의의 여신상들이 수두룩해요.

'원래' '서양'같은 소리를 하면서 깎아내릴 필요가 전혀없는 것이고

주작질까지 하면서 비교질할 이유는 더더욱 없죠.


우리가 혼동하지 말아야할 것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고 했네 안 했네 하는 일련의 그 이야기가

사법부비판을 하면서부터 줄곧 나오는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 안 한게 뭐가 문제냐라고 이렇게 반문하는게

대한민국 사법부가 뭐가 문제냐? 잘만 하고 있구만! 라고 하는 것과 동치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건 별개에요.


제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눈가리개 없다고 해서 문제될게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 사법부 아주 잘하고 있어!' 라고 이야기하는게 아닌겁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지금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눈가리개 안 했다고 

정의가 땅에 떨어진 것 처럼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법원 내의 정의의 여신상 철거하고 

눈가리개한 정의의 여신상으로 새로 조성하면

그것으로 정의가 바로 선 사회가 만들어지는 겁니까?

그런것도 아니거든요.

또 이 메탈리카 앨범 자켓 이미지를 올려놓으면서

역시 정의의 여신은 이런 것이다라고 하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비교질하는 것도 있는데....

이 경우는 눈가리개나 검을 들었다는게 중요한게 아니죠.


밧줄에 속박되어있고, 천칭에는 달러가 넘쳐나고 있고

금이 쫙쫙 가서 불안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게 더 중요한 메시지잖아요.


선입견없는 판단? 단호한 심판?

잘난 눈가리개가 있고 검이 있는데 저 모습이 과연 그런 걸 말하는 것이었겠습니까?
다시 <바보배>의 이 장면을 보면

눈가리개를 '씌움'당하는 

이 장면의 메시지가 뭐였나요?

클리앙 게시물에서 본 재밌는 이미지인데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삼성VR을 씌워놨죠.


이런 표현은 메시지가 분명하지요.

'삼성VR을 통해서 바라보는 정의'라는거니까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삼성VR을 씌우는 것은 

광대가 눈가리개를 씌운다는 <바보배>의 설정과 너무나 흡사한 모습이에요.



'풍자'



 제가 어리둥절한 부분은

저렇게 하면서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전 이 지점에 혼동이 있다고 봅니다. 

'삼성VR'을 씌우는 것은 '흔들리는 정의'에 대한 풍자가 되는데

동시에 아무것도 안 쓴 정의의 여신상이  '흔들리는 정의'라고 비난받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반복되는 '원래는~' '서양은~' 비교질)


저는 이게 훌륭한 풍자라고 평가해요.

다만 이것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안 했다고 조롱받는 상황에서 

동시에 등장에 등장하고 동시에 추천을 받는 것이 어리둥절한 겁니다. 

저 풍자가 성립하려면 시야가 차단되지 않고 두 눈을 뜬 것이 전제되어야하니까요.





제가 이야기하는 것과 조금 내용이 다르긴 하지만 

'눈가리개'를 씌우는 풍자와 메시지과 비판점을 생각해보면 그런겁니다. 





아무튼 수백년간 '눈가리개' 상징이 상당히 자리를 잘 잡긴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분위기가 오히려 반전된 면도 있어요.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 이미지가 만연(?)한 서구의 카툰을 살펴보면

< 맹인취급받는 정의의 여신이 '인종차별'하는 개에 의해 인도받고 있다 >
< '보이진 않지만 느낌적으로다가 무게가 맞는거 같군' >



< 미국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가 앞이 안 보이는 정의의 여신을 인도하며 웃고 있다 >

< '어쩌면 내가 너무 오랫동안 눈을 가려왔을지도...' >

이렇게 눈가리개를 쓴 것이 오히려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이게 현대의 트렌드인데
1494년에도 그랬다니까요?

이것은 애초에 '눈가리개'라는게 직관적인 상징체계가 아니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본고장(?) 서양(!)에서도 이렇습니다만


동아시아 전통적인 시선에서도 비슷해요.

사람사는 동네가 다 거기서 거기죠.

< 목불인견의 현대적 해석 >

'눈'이란게 그렇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 번 눈으로 본게 백번 들은 것보다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각'이 가지는 중요함을 오래전부터 인식해왔던 것이죠.

절간에 있는 풍경에 물고기 장식이 있는데

여기에 담긴 뜻이 이렇습니다. 

물속에서도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수행하라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뭔가를 깨달았다는 표현으로 

'개안(開眼)했다'는 말도 있죠.

'눈을 떴다'는 것이에요. 

그 만큼 눈으로 보는 걸 적극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뭔가 속이려는 모습에 대해 호통을 칠때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반대로

 눈을 감으면?

대놓고 '눈감아준다'라는 말 자체가 봐준다, 모른체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데

과연 눈을 가리는게 정의'를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표현방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이런 동아시아적, 한국적 철학을 담고 있다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고 평가받을 만 한 거에요. 

그리고 제작의도에 약간은 반동적인 의도도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의의 여신상에 '눈가리개'와 '검'을 의식한 티가 나니까요.

그러한 상징물을 '바꿔서' 뭔가 '한국적' '독특함'을 추구한 것이 보이는거죠.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정의의 여신'자체에 의문점을 표시할 수 도 있는 겁니다. 

'정의의 여신' '정의의 여신'하면서 엄청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한반도에 이런 여신이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들어온지 아직 백년도 못 채웠습니다. 


좀더 '한국적'인것을 추구한다고 하면 

쉽게는 기존(?)에 있었던걸 재발견하는 식으로 가는거죠.

< 입법부 앞에 있는 해태상 >

'해태'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속의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법'이라고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法이라는 한자자체가 해태와 연관이 있습니다. 

 法 글자자체가 

 灋 이 한자에서 유래한 것이거든요.

해태廌가 물水처럼 고요하게 판단해서 그릇된 상대를 去들이받아버린다(심판)한다는 구성의 한자인데

가 너무 복잡하니까 여기서 가 빠져서 이 된겁니다. 

이렇다보니 法의 상징이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전개겠지요?

그러니 法을 만드는 국회앞에 있는 것이죠.


조선시대 사헌부와 사간원에서는 관복에 해태 흉배를 넣기도 했는데

관원에 대한 감찰업무를 수행하고 법령 심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를 살려서 넣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궁궐앞과 궐내 석조물로 남은 것이고요. 


그러면 '해태'를 法의 상징으로 활용한다면

전통적 가치의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긍정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근데 그렇다고 본고장(?)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오늘날 해태상이 있냐하면 그렇진 않고

중국의 숱한 관공서가 그렇듯 두 개의 돌사자상이 나란히 놓여 있는 정도입니다. 

이것은 불교가 남긴 사상적 흔적이죠.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전통적 가치를 인정하긴 한 일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같은 불교국가에서도 이렇습니다. 

사실 동아시아 국가중에 '정의의 여신상'을 최고 법원에 차려놓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공산권 아시아국가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하니까요. 

동아시아권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으로 확대해도 '정의의 여신상'을 법원에 놓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오래전에 서구영향을 받았거나 식민지배를 받은 지역에서나 볼 수 있어요. 

앞서 나온 이란 하고 홍콩, 싱가포르 같은 곳 정도입니다. 

그렇게 서양문물 좋아하는 일본애들도 최고재판소에 정의의 여신상을 모셔놓진 않았어요. 
(호라이 자매를 표현한 것 같은데 대놓고 그렇게 하진 않은)

한국이 정말 특이한겁니다. 


이게 1995년에 서초청사 신축하면서 

대법원 새로 꾸미는 과정에서 만들어진거거든요. 

만약 대법원이 제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더라면....

한국 대법원에 정의의 여신상이 들어가고 그렇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이전할 수 밖에 없었죠. 

건물이 협소하고 교통이 불편한 부분이 고려되서 신축이전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러면서 널찍한 공간도 마련되겠다 새 집이겠다 뭔가 새로 해보자는 차원에서 

그런 분위기 아래 '정의의 여신상'이 대법원 인테리어로 모셔지게 된 것이죠. 

이 때 '해태상'이 들어갈 수 도 있었던 것인데

'정의의 여신상'이 들어간 겁니다. 

법조계 높으신 분들이 결정한거에요. 


아;

해태가 그렇다고 대법원에 완전히(?) 없는건 아니고 

있긴 있어요. 

저게 '해태'의 뿔과 꼬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조형물이거든요.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뭐 그런 표현되시겠습니다. 

이것도 좋아할 수 도 있고 싫어할 수 도 있는 것이죠.

근데 이것가지고 뭐라하는 이야기는 접해보질 못했네요. 


여기서 


이라는데....

해태의 '뿔'은 우리에게 좀 생소한 상징입니다. 

해태가 나쁜 사람들 들어받는다는게 '원래'는 '뿔'로 들이받는다는겁니다. 

근데 한국(조선)의 해태는 이 없죠.

뿔이 있는 해태라고 하면 아직은 뭔가 어색합니다. 


중국의 해태와 조선의 해태는 달랐습니다. 

원인은 해태가 '황제'에게 허락된 영수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겁니다. 

어쨌든 조선은 황제국은 아니었으니깐 감히(?) 해태를 온전히 쓸 순 없어서 뿔을 치우고 해태랍시고 쓴 것이죠. 


이것도 보기에 따라 그렇습니다.  

 '정의의 여신상'의 과거를 거슬러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상징물이 있었다없었다 하고

로마의 유스티티아와 그리스의 디케가 다르고 한 것처럼

해태상도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또 '원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이제 뭐 황제니 뭐니 하는 법도가 없는 시대니까

약간은 굴욕적일 수 있는 과거에서 벗어나서 '원래'대로 가자는 그런 탐구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되는거고


그렇게 고증을 거쳐 탄생한 것이 사법연수원 앞의 해태상입니다. 

'원래'대로 뿔을 가진 원형의 모습을 살려 의미도 살리자는 주장아래 세워지게 된겁니다. 


이렇게 '원래'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고

이런저런 곡절끝에 변화했지만 

세월속에서 친숙해진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죠. 


'난 뿔 있는 해태상 별로야'

'나는 고증대로 만든 해태상이 마음에 드는데?'


개개인에 따라 호오는 달라질 수 있지만

둘 다 해태상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이죠.

뿔이 있는 해태도 해태상이고

뿔이 없는 해태도 해태상입니다. 

눈가리개를 해도 정의의 여신상이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아도 정의의 여신상인것이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을 고깝게 보시는 분들중 어떤 분들은

아무래도 '서양' 정의의 여신상에 익숙해서

 단순히 낯설어서 그런 걸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해태상과 다르게 정의의 여신상은 

'원래'를 따지기 시작하면 눈가리개를 안 하는게 '원래'인게 함정인 부분인거구요.



까는 건 좋아요. 

뭐 어때요. 


근데 최소한 사실에 입각해서 까야지

까기 위해 허위를 지어내진 말자는 겁니다. 

무슨 세계유일의 좌상이라느니
(1,2편 보시면 아시겠지만 입상 만큼 좌상도 많습니다.)

< 나...나으 정의의 여신상은 이러치 않아! 당장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바꿔!!>

외국(서양)에서는 '원래' 눈가리개 하고 검들었는데 

한국은 어쩌구저쩌구....이런 소리는 이제 그만 하자는겁니다. 

지금까지 본 것과 같이 서양도 만들고 싶은대로 만듭니다.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하고 있었으면 오늘날 욕 안 먹고 있었겠습니까?

평론가, 정치인, 교수, 기자들이 가만히 뒀겠어요?

"우리말에는 '눈감아준다'라는 말도 있듯이~어쩌구저쩌구~이러니 법정에서 눈감아줘버린거 아니냐!"

이런 말이 안 나왔을까요?

법전이 아닌 검을 들었더라면?

"하여간 그 놈의 권위 참 좋아해요. 지금이 군사정권시대냐? 권위주의 너나 쳐드세요. 시대착오적인 상징이야!"

'과잉처벌 좀 그만해라. 저봐. 정의의 여신이 시퍼런 칼들고 있으니 저런거잖아!'

이런 말이 안 나왔을까요?


실제로 들었던 이야기중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이 검을 들지 않아서

사형제가 사실상 폐지되었다는 거죠.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1995년 설치, 마지막 사형집행은 1997년)



좋다이거에요.

이런저런 이야기들 다 가능한 이야기들입니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구요. 

자기 나라 사법부에 만족하는 사람들 지구상에 별로 없어요. 

눈가리개를 하든 칼을 들었든 상관없이

가차없이 풍자와 조롱의 대상되고 있습니다. 

눈가리개 안 했지만 눈가리개 했다고 오해받는 올드 베일리의 정의의 여신상도 

풍자의 대상이 되긴 마찬가집니다. 

영국에선 '타락한 법정의 모습에 절망한 정의가 두 팔을 벌리고 투신하기 직전의 모습이다라고 깝니다. 

높은 곳에 올려뒀더니 나오는 이야기에요. 

이것도 그럴듯한 풍자죠.


하지만 적어도 올드 베일리 정의의 여신상은 

'이웃나라 정의의 여신상은 눈가리개 했던데 왜 이건 안 했냐! 엉터리 정의의 여신상 아니냐!'  라는 식으론 안 까입니다. 

그거야 애초에 주변국 정의의 여신상들이 대부분 눈가리개를 안 했기 때문에....


까지말란 소리가 아니에요.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눈가리개를 했든, 눈가리개를 하지 않았든 

어떤 형태를 하고 있든지 간에 
< 뒤러가 잘못했네 우리모두 뒤러를 욕합시다! >

어느 시대든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을 것은 분명한 일이고 

그것자체는 존중받아야할 일입니다. 


눈가리개를 안 한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거네!'라고 까거나 

눈을 감거나 눈가리개 쓴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저봐 저봐 대놓고 비리를 눈감아주고 있네!'라며 

비판대상으로 삼는 것도 둘 다 가치있는 자유로운 인간의 행위일 것이고

오히려 풍자의 영역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되겠지요. 

그런건 모두 충분히 존중받을만 합니다. 



다만 사법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조롱과 풍자를 하는 건 

아무래도 좋은데...


 정의의 여신상의 '눈가리개'를 두고 '원래는~' '서양은~'이러면서 

엉터리 비교질하는 것까지 존중해주긴 좀 어렵다는 것입니다. 

거짓말 좀 그만하고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자구요.


이걸 배우신 분들이 더 그러고 있으니 참 보기가 안 좋습니다. 
by MessageOnly | 2018/09/17 22:59 | ■ 水去一人生 | 트랙백 | 핑백(2) | 덧글(5)
흑사병과 고양이 살처분 (3)

< 세계대전Z >

 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룬 가상소설이죠


중국 오지에서 괴질이 발견되었는데, 

중국정부가 쉬쉬하는 동안

난민들이 전세계로 탈출하면서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말았고

전세계 인류들이 각지에서 바이러스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과 싸우는 이야기





예르시나 페스티스

페스트의 병원이라고 합니다. 

를 옮긴다는 벼룩.

땅에 굴파고 사는 설치류들이 관련되어 있는데

페스트 박테리아에 감염된 벼룩이

그 설치류의 피를 빱니다. 

그러면 그 설치류는 
좀비가 되어
페스트에 걸려서 죽습니다. 

그러면 벼룩은 더이상 먹을게 없어지죠.

벼룩은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을 찾아 설치류의 시체에서 벗어납니다. 

그 때 인간이 옆에 있으면

인간의 피를 빠는 것이고

그러면 그 인간은
좀비가
페스트에 걸려 죽는 겁니다. 

죽기전에 기침따위를 하면서 페스트를 퍼뜨리고

옆에 있던 인간도 
좀...
페스트에 걸려 죽는 겁니다. 

그러면 그 인간은
.
.
.
.
.
전염이 끝날 때까지 계속

사이클이 도는거죠.



인간이 그 주변에 없었다면?

다행스럽게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고요.



역사에 등장한 시기나 유행형태를 볼 때

본래 이 질병은 토착 풍토병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류역사에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지만

다른 질병보다 세계무대 데뷔하는 게 늦었던 것뿐.



역사기록이전에 토착화된 곳으로 추정된 곳은

인도와 운남지역인데

그럼 옛날부터 그런 페스트가 토착화된 지역에서 살았던 그 사람들은

 어떻게 고양이 없이 페스트를 피할 수 있었을까요?

학자들은 지역민 면역력과 그 동네 고유한 풍습에서 답을 구합니다. 

인도 :  곡물창고에서 쥐떼가 죽은채 발견되면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갔다가 몇 개월 후 다시 이용

운남 :  2층집을 지어 2층에서 살고 쥐떼가 죽은채 발견되면 집을 버리고 딴 곳으로 이사

'접촉을 차단'한다는 기본원칙이죠.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인류는 19세기말에 원인을 알아내게 됩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원인제거'까진 하지 못하죠.
(심지어 지금도 못하는데)

< 세계대전 Black Death >

학자들은 인도나 운남같이 토착 풍토병이 있는 곳에서는

오랜기간 경험을 통해 병에 피하는 그런 지혜를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그런 지혜가 '금기'와 같은 형태로 발전했을 것이라고요.



근데 외지인들은 그딴거 모른다는 거죠.

1346~51년 흑사병 2차 대유행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이 

몽골군의 카파 공격에 의한 전파인데

시나리오가 이렇습니다. 



1253년 몽골군이 운남에 쳐들어갔고

그 고장의 금기나 관습을 존중했을리가 없고
촌장의 경고를 무시하는 공권력 = 사망 플래그
그대로 페스트에 노출.
그 때는 몰랐다.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거기서 병원체를 품은 몽골전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대초원에 페스트를 풀어놓았습니다.

그 영향으로 중국에선 이미 
1331년 하북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면서
'하북에 전염병이 돌다. 10명 중 9명이 죽다'라는 기록이 사서에 남았고요.

초원과 중국에서 융성하기 시작한 페스트는


10년후

몽골전사와 함께 

흑해연안의 도시 카파에 도착합니다. 

위 지도에서 'Theodosia'라고 표시된 곳이 그곳입니다. 

흑해연안 크림반도에 위치하고 있죠.


이 도시는 이탈리아의 상업도시 제노바가 차지한 식민도시였는데,

이 곳은 몽골군이 접근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웠고

크림전쟁,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때까지 

전장이 되었던 교통의 요지입니다. 

페오도시야(카파)가 크림반도 동북방면에 위치해있고

세바스토폴이 서남방면에 위치해있습니다. 

현재도 우크라이나 땅이긴 하지만 러시아 함대가 주둔해 있을 정도죠.



몽골의 4한국 중 하나인 킵차크 한국은 

1307년부터 주기적으로 이 도시를 빼앗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해왔습니다만 

도시를 함락시키지 못했습니다. 

1346년에도 도시를 노리고 쳐들어왔고

늘 하던대로 시체를 성안으로 투척하였습니다. 

시체를 성안으로 투척하는 것은
당시에는 그렇게 금기시 되는 행위는 아니었습니다. 

시체를 성내로 던져넣으면 
수비군의 사기도 떨어뜨릴 수 있고
병을 퍼뜨려서 방위력을 떨어뜨릴 수 있었으니까요.

이것은 오래전부터 이용되었던 흔한 전술이었습니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야

시신을 모독하는 행위이고,
병을 퍼뜨리려는 목적에서 '생물무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만,

당시에는 좀 욕은 먹덨어도
공자와 방자가 바뀌면 서로 시행했던 흔한 전술이었을뿐입니다. 


카파를 공격하던 몽골군의 일부는 페스트에 걸려있었고

발병하여 사망하였을 것입니다. 

몽골군은 그 시체를 카파성내로 던져넣었고,

역시 오랜 전투습관에 따라 카파방위군은 성내로 들어온 시체를 제거하려 했을테지만

시체는 훌륭한 페스트 공급원이 되어있었을 것이고

제거를 위해 시체에 접촉한 인원들 부터 페스트에 감염되었겠지요. 

카파는 바다를 접한 도시이기 때문에

육상에서 공격해오는 방면에서 날아들어온 시체를 바다에 던졌으면 처리가 쉬운 편이었겠지만

그렇게 바다로 이송하면서 성내를 관통했을 것이고 

계속 시체를 처리해온 인원부터 쓰러졌겠지요 -ㅠ-;;



페스트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곧 이 병에 걸려 죽기 시작했을겁니다. 

공격중인 몽골군도 페스트로 인해 시체나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진중에서 페스트가 퍼지고 있었다는 이야깁니다. 


몽골군은 카파의 방어도 완강하고

진중에서 페스트 피해가 더욱 늘어나니 철수를 결정.

< Kaffa에서 지중해연안 도시로 >

카파는 몽골군의 공격은 막아냈지만

페스트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카파는 제노바의 식민도시였기 때문에

제노바 상인들이 많이 있었죠. 


알 수 없는 병으로 나날이 사람들이 쓰러지는 도시에 

남아있고 싶어하는 대인배가 그렇게 많을리가 없지요. 

병마에 쓰러지지 않은 다음에야

이 지옥을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근데 그게 문제였던 것이죠.

본국인 제노바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탄 사람들은

보급을 위해 들르는 항구마다 

페스트를 퍼뜨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항구도시에 페스트가 퍼지고

이번엔 그 항구도시 사람들이 다른 도시로 배타고 이동하면서

다른 항구도시에 병을 퍼뜨리고

또 항구도시에서는 내륙 안쪽으로 평을 퍼뜨리는 식으로

< 묵시록의 네 기수, 알프레드 뒤러 1497-8년작 >

운남 촌구석에서 있던 페스트는 무역로, 정벌로 등 

인간의 교통로를 타고 유럽과 중동으로 거침없이 뻗어나갔던 것입니다. 



그림설명을 하면  맨 오른쪽 활든 기수가 '승리, 정복.'
두번째가 칼든 기수가 '전쟁'
화면 중심에 가장 크게 그려진 기수가 바로 '역병'
아래쪽 야윈 말을 탄 기수가 '죽음'

을 각각 상징합니다. 

각각 타고 있는 말도 달라서 

정복은 백마.
전쟁은 적마.
역병은 흑마.

라고 하지만 위 그림에서는 그 구분을 하기는 어렵네요.

아무튼 묵시록의 네 기수 중 역병을 甲으로 여겨
그림 정중앙에 배치하고 가장 크게 그려놓았습니다. 

당시 유럽 기독교인들은 묵시록의 예언이 실현되는 줄 여겼다고 하니 뭐;



여기까지가  1346~51년 대유행의 발단으로 여겨지는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촌장 말좀 들어라!






1346~51년 대유행기에 

 '유대인'들은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서 화를 면했다라는 이야기도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유대인들이 율법에 따라 매일 손발을 씻는 습관과,
 환자를 격리수용한 것에서 그 이유를 찾는 쪽이  고전적인 이론입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페스트 대유행기에 죽지 않았다는 그 이야기 자체도 환상 아닐까요?

기독교인이건 무슬림이건 유대교인이건 

페스트는 미지의 전염병이었습니다. 

유대인들만 그 난리통에서 잘 살아남았다고 보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많죠. 

유대인들이 페스트 대유행기에 죽지 않았다고 한 것은

순전히 유럽 기독교인들이 
'저 놈들이 안 죽은 걸 보니 저놈들이 병을 퍼뜨린게 틀림없어' 
라고 모함한 이런 이야기에서 나오는 겁니다. 

애초에 유대인들은 
오래전부터 유럽 기독교인들로부터 배척받아 
그 들과 떨어진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었고
사는 동네부터가 달랐습니다. 

유대인 그룹에서 사망자가 나온다고 해도 
외부의 기독교인이 볼 때는 
유대인들이 죽어가는지 살아가는지 
정확히 알 수 가 없죠.

'덜' 죽었을 수 는 있겠지만 
죽지 않았다는 식의 이야기는 믿기어렵습니다. 


 미지의 대재난을 당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그것을 선동할 구실을 찾아 갖다대는 것은 광기에 빠진 인간의 특징입니다. 

일본인들이 관동대지진때 조선인을 집단적으로 학살할 때 그런 감정의식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죠.

정말로 조선인이 우물이 독을 타고 집에 불을 지르고 다녔던 것인가요?

눈 뒤집혀진 인간들에게는 그 이유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희생양으로 삼아 죽이는게 중요한 시점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씌워진 누명은
'우물에 독을 풀었다.'
완전 판박이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유월절 제물로 써서 잡아먹었다'
'유대인들이 도시수호성인의 성물을 더렵혔다' 
(그래서 병이 퍼진것이다)
등등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을리도 없고
어린아이를 잡아먹었을리도 없죠.
(우물에 독을 풀면 어떻게 됩니까? 그 도시에 사는 유대인도 그 물을 먹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보고 '저 놈들은 안 죽었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 기독교인도 그 때까지 병에 걸려 죽지 않은 사람임을 망각하면 안됩니다. 

1348년부터 유대인 학살이 유럽 이곳저곳에서 벌어졌는데
어떻게 보면 유대인들은 병에 걸리기도 전에 화형으로 죽어버려서
병에 걸릴 기회조차도 접하지 못한 측면도 있죠 -_-;;;;;
기독교인들이 유대인을 학살한 확실한 동기는 
'그냥 미워서' 죽인 것이었다고 봐야합니다. 

그들에게 유대인들도 역병으로 피해를 입었는지 
우물이 독을 탔는지 안 탔는지는 별로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대인을 죽이면 이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성인 유대인 수천명을 잡아 태워죽여놓고나서

유럽 기독교인들이 한 일은

유대 어린이들 마저 불구덩이에 집어던진게 아니라

그들 부모에게 빚졌던 것을 탕감하게 하고
유산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서류를 쓰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ㄷㄷ

물론 화형을 하는게 아니라 집단 거주지에 방화를 해 
유대인 공동체 전체가 타죽게하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죠.

현대에도 대재난을 당해 치안기능이 마비되면
굶주림을 면할 정도의 식량을 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점이나 고급주택가를 약탈, 방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유대인 학살에는 공권력도 참가했다는게 문제죠.

유럽 봉건영주들은 유대인들에게 금전적으로 빚진게 많았습니다. 
그 들에게 유대인 학살에 동조할 이유는 차고 넘쳤죠.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물에 독을 탔다'
같은  일방적인 주장에 대한 증거나 증언은 조작하면 그만이고요 -ㅠ-;
지금 우물에 독을 탄게 문젭니까? 돈이 달린 문제라구요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4세도 부채가 많았고,
세금도 많이 받아먹었으니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전혀 보호해주지 않았습니다. 
떼먹은거죠

< 클레멘스 6세 >

교회의 경우에는 1348년에 교황이 나서서 유대인들에 관한 소문은 거짓이고
그런 것은 악마의 유혹이니 빠지지 말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죠.
딱히 유대인들을 우대하지 않는 교회에서도 그런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권문제가 별로 없어서

그리고 유대인들에게 많은 세금을 받았던 어떤 자유도시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유대인들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거기에 불만을 품고 쿠데타가 일어나
유대인들이 학살되고 전리품 분배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유대인들이 페스트 대유행기에 병에 덜 걸렸다..라는 이야기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당시 유대인 학살기록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겁니다. 
생각하는 수준이 똑같음 
그냥 죽이는것보다 더 무서운게
유대인들에 대한 '합법적인 박해'를 하려고 한 겁니다. 
재산강탈을 위해서요.












< 그냥 잡는게 아니고 '일시에' 쥐를 잡자 >

당시 유대인들이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로 도움이 되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은 

첫 포스트에서 부터 줄기차게 언급해온 부분이죠.

고양이를 애지중지하든 배척하든 인간은 페스트에 전염됩니다.

고양이는 쥐의 개체수를 억제하는 정도이지
쥐가 발도 못 붙이게 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첫 포스트에서 '고양이는 질병예방측면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했는데

그게 대체 뭐냐면

페스트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점입니다. 


'쥐'로 인해 전파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현대에도 존재하고 있지만 

쥐에 붙은 '쥐벼룩'이 문제죠.



그러니까 '쥐벼룩'을 옮기는 '쥐'가 문제인거 아니냐?

그 '쥐'도 페스트에 걸리면 죽습니다. 

그럼 쥐랑 사람만 페스트에 걸리는 것도 아니에요

원숭이도 걸리고, 토끼도 걸리고 

개도 걸리고 고양이도 걸립니다. 


고양이는 페스트를 튕겨내주지 못합니다. 

페스트 확산시 

고양이가 많았다면

 많은 수의 고양이가 페스트에 걸리게 되었을 일입니다. 




우리에게 페스트는 역사속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지만

천조국에서는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천조국 야생에는 페스트 박테리아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죠.

매년 상당한 숫자 환자가 발병하기 때문에 저런 안내를 하는 겁니다.

우리 나란 야생에 페스트가 없으니까 페스트 안내를 안 하는 것일 뿐이죠.
우리 나라가 너희보다 작을 수 는 있지만
신증후군출혈열이나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 있는 나라라고

 < 천조국 CDC에서 안내하는 전파 개념도 >

천조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는 미국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페스트의 위험과 전파경로, 예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위 개념도는 

야생의 벼룩에 감염되어 있는 페스트 박테리아가 
어떻게 인간에게 전염되는가 하는 경로를 설명한 것입니다. 

야생동물은 그냥 야생상태에서 벼룩에게 물려 페스트에 걸립니다. 

그러다가 다람쥐가 으앙 쥬금. 

빨아먹을게 없어진 벼룩이는 들에 놀러온 사람에게 달라붙거나 

감염된 쥐를 사냥하거나 그 근처에 온 다른 동물들에게 옮겨갑니다. 
(그림에는 개, 토끼 그리고 고양이가 있네요.)

그러면 그 애완동물은 낮에 야외에서 놀다가 밤에 사람이랑 같이 잡니다. 

다시 말해 실내로 들어가 사람에게 옮긴다는 말이죠. 



과연 고양이를 키우면 고양이가 쥐를 잡아줘서

 대유행을 피할 수 있을까요?


1665년 런던 흑사병 유행 연구를 통해

개, 고양이 살처분 -> 쥐의 일시적 증가 -> 쥐벼룩 일시적 창궐 -> 흑사병 일시적 폭증

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만.

그 전에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고 흑사병을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죠.

살처분 전의 런던시내를 돌던 개와 고양이는 

쥐와 함께 흑사병을 퍼뜨리고 다닐 수 있는 병원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1665년 런던 대유행때 동물을 살처분하라는 것은 틀린 진단은 아니었습니다. 

'쥐'를 빠뜨린 '불완전'한 진단이었던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페스트가 발병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주의하지 않는 것이지

실제로 페스트가 발병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쥐 뿐만 아니라 고양이도 주의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especially cats and rodents

밑줄쫙


'쥐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가 아니라

'쥐, 고양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입니다. 


이 분은 운이 굉장히 나쁜 분이죠.

고양이가 페스트 박테리아에 감염된 쥐를 사냥한 케이스.

고양이가 페스트에 걸려 박테리아를 직접 전달해주기도 하고

페스트을 퍼뜨리는 벼룩을 옮겨다 주기도 합니다. 

고양이가 잡는 것은 '쥐'일 뿐이지

'벼룩'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고양이를 멀리하고 DDT를 가까이하는 편이 낫습니다



 쥐와 '접촉'하면서 고양이는 인간에게 페스트에 옮겨다주는 병원체가 됩니다. 

고양이만 그런게 아니지만

'특히' 고양이가 더 그렇다는 것입니다. 

왜냐 유난히도 '설치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야생에서 설치류를 주로 사냥하는 
'뱀'도 페스트를 옮겨다주는 훌륭한 매개체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야생의 뱀은 조심하는 편이고
집에서 키우는 뱀인 경우
고양이처럼 밖에서 놀다가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진 않죠. 


'설치류'를 가까이하는 동물은

특히 페스트 박테리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고,

사람이 그런 설치류를 가까이하는 동물을 가까이하면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바깥 출입을 제한하고

바깥에서 놀다오면 잘 씻겨야죠.




고양이는 페스트를 막아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오히려 퍼뜨릴 수 있는 존재죠.

'마녀사냥 -> 고양이 살처분 -> 쥐 증가 -> 흑사병 발병 -> 유럽인구 폭망'

스토리는 과장된 것이라고 두번째 포스트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페스트 관련한 먹이사슬, 생태계에 대한 인간에 의한 교란으로 거론되는  이야기로

보르네오 고양이 공수작전 같은 이야기도 있는데

그 역시 과장되고 허구가 많은 이야기죠. 




페스트에 관련해서 인간에 의한 교란으로 인한 피해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런 과장된 이야기들보다 더 좋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북미 서부는 페스트가 토착화되어 있는데,

본래 북미대륙에는 페스트 박테리아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어떻게 북미대륙에 토착화 되었는가 하면

순전히 인간에 의한 거죠.

19세기초, 20세기말 페스트 3차 대유행이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퍼질때

샌프란시스코 등도 발병하고 그랬습니다. 

페스트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카우보이들이 소와 목초 경쟁을 하는 프레리독을 잡으려고

 페스트에 감염된 쥐들을 서부에 뿌려댔습니다.  

미국 서부 초원에 페스트가 토착화하는데 아주 지대한 공헌을 하셨죠. 









참고문헌 :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윌리엄 H. 맥닐)
               흑사병 (필립 지글러)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로이포터)
               왜, 독감은 전쟁보다 독할까 (바너드 브린)
               공중보건학 (방두연, 김광진, 김형진, 이규성, 정동옥 외)

                  PETMD
                  PETFINDER
                  한국 질병관리본부 
                  
                 
위키백과 : 흑사병
               1665 런던 대유행
               페오도시야   
               흑사병 유대인 박해
               스트라스부르 학살
               이탈리아 유행
               바스테트
               지롤라모 프라카스토로
by MessageOnly | 2013/12/10 18:29 | ■ 다른게 또 뭐있나.. | 트랙백 | 덧글(11)
제50회 법의 날 기념우표와 정의의 여신님
< 제50회 법의 날 기념우표>

4월 25일 법의 날에 발행되었습니다. 

4월 19일에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기념우표 나오고
4월 22일에 정보통신의 날 특별우표 나오고
4월 25일에 제50회 법의 날 기념우표 나오고

참 바빴네요. 
숭례문 복구 준공 기념우표는

2012년 11월 부터 발행 연기 되었고...

위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2월~3월 사이에 나올 가능성도 제법 있었습니다. 

그러던게  5월 10일 발행예고가 떴습니다. 

5월도 바쁘겠네요. 

5월 10일에 숭례문 우표나오고 
5월 13일에 흥사단 우표 나오고..


사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과거 법의 날은 5월 1일이었습니다. 

이게 1963년 7월 그리스에서 있었던 제1차 세계법률가대회의 권고에 따라 
이듬해 5월 1일을 법의날로 정해서 행사를 해왔던 것인데, 

그러다가 2003년에 5월 1일에서 4월 25일로 바꾼 것입니다. 

< 근대사법 100주년 기념, 1995. 4. 25 >

4월 25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에 '행정권'과 '사법권'이 분리된 형태의 
근대적 사법제도가 처음 시행된 날이라는 점입니다.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의정부아래 새로이 편성된 8아문 중에 '법무'아문이 있었고,
이 '법무아문'은 구 형조의 사무를 받아 사법행정의 중앙관청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을미개혁으로 1895년 3월 25일 '재판소 구성법'이 제정, 공포되었고,
1달 후 4월 25일에 '시행'되었지요. 

그러니까 4월 25일은 '최초의 근대적 사법제도 시행'을 기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초기에 외부의 권고에 따라 '법의 날'을 5월 1일로 하였지만,

우리나라 '근대사법제도 시행'에 의미를 두어
 4월 25일로 변경한 것은 자주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실은 근로자의 날과 겹쳐서 그런거겠지

法자가 크게 써져있고,

대한민국 헌법이 배경에 나타나 있습니다. 


앞에 '정의의 여신'이 있는데

'공정함'을 상징하는 천평칭을 오른손으로 번쩍 들고 

왼손에는 '책(법전)'을 들고 있습니다. 

또 머리에 꽃장식이 있고 눈을 똑바로 뜨고 저울을 바라보고 있지요.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의의 여신'과는 약간 다른 형태입니다. 


천칭을 들고 있는 것까지는 같지만,

반대쪽 손에는 '칼'을 들고 있으며,

'눈가리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의 여신상'은 우리나라 대법원앞에 있는 것입니다. 

잘 보시면 꽃(무궁화)장식이나 '의복형태'나 '법전'의 제본형태에서 
한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으실겁니다. 

뭐...'현지화'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정의의 여신은 이외에도 눈이 먼 맹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는 정의와 불의의 판정에 있어 사사로움을 떠나 공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상징이다. 


그럼 우리 대법원 앞에 있는 이 '정의의 여신상'은  '사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선진 문물에 대한 수용이 덜 되어 눈가리개같은 파렴치한 플레이는 아직 할 수 없었다든지





'정의의 여신'님은 '서구'출신이긴 하지만

'눈을 가린다'는 코드가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동양에도 '심안'과 같은 비기가 있으니까요.


'보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시각을 통해 혼란을 유발하는 곤경'에 처했을 때

발동되는 '마음의 눈'

그래선지 그런 설명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눈을 가리고' 무엇인가를 판단한다는 것은

인간을 기준으로 할 때

'청력' '후각' 등 다른 감각이나 
'사고력'을 통해 추론하는 것입니다. 

< 관심법으로 꿰뚫어보고 있느니라 >

 제아무리 '마음의 눈'으로 본다하여도

그 '마음'이 그릇된 자는 

눈가리개를 하든 눈가리개를 하지 않든 

 '사사로움'을 떠나 공정한 판결을 할 수 없습니다. 


사실 동양에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라는

 '마음의 눈' 개념과는 배치되는 표현도 있지요.


여'신'이니까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라는

...초월적 설정도 존재합니다만.

< 그냥 눈만 감아도 되는데! >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라면 

 그냥 잠깐 눈을 '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애초에 신적 존재라면 '눈을 감는' 것 조차도 필요없어야죠)


굳이 '눈가리개'를 할 필요는 없는 셈이죠.

'눈가리개'같은 외부적인 요소로 
스스로를 속박해야할 정도로 주관이 약한 존재라면
이미 정의의 여신으로서의 지위에 심대한 의구심이 들 단계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왜 '눈으로 보지 않아야' 공정해진다는 생각을 하는건가 싶고요.



이런저런 표현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사고에 의한 '상징'체계입니다. 



'천사'와 같은 초월적 존재에게 굳이
  '깃털 날개'라는 것을 달아주는 것과 마찬가지죠.

여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라면 '눈가리개'같은 것이 있든 없든 
사실을 꿰뚫고, 정의를 세워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위에서 '눈을 감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했지만,

'눈을 감는다'는 표현은 
사실 '불의를 외면한다'라는 인식을 줍니다. 

'눈감아주다'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요.


'눈가리개'까지 한다는건 
정상적인 감각능력을 상실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본래 우리나라에서 '정의'의 상징은  '눈을 부릅뜨고 있는' 해태였음을 생각하면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이라는 개념은 생경해야 옳을 것입니다. 



사실 대법원에서 '해태상'을 두지 않고

'정의의 여신상'을 둔 것은

조금은 자주적이지는 않은 것이라고 평가할 수 도 있습니다. 

서양에서 '근대 사법제도'를 들여오면서 '정의의 여신'도 같이 수입했다고 봐야겠지요.


서양에서 오신 정의의 여신님은

본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님으로 이름이 '아스트라이아'라고 하십니다. 


손에 들고 있는 천칭도

별자리 '천칭자리'의 그 천칭입니다. 

이 여신님이 들고 있는 천칭이 천칭자리가 되었다..

..라는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여신님 본인(?)도 '처녀자리'를 꿰차고 계시고요.



근데 이분이

로마로 건너가시면서

Justitia.

'유스티티아'로 개명하셨고,

이 이름은 '정의'를 뜻하는 'Justice'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Justice of Goddess'

'lady Justice'

로 군림하고 계시죠.





이분은 애초에 '눈가리개'를 하신 적이 음슴니다. 

위에서 '처녀자리' '천칭자리'의 주인공이라고 말씀드렸죠.


< 처녀자리 >

그러셨다면, 

'처녀자리' '천칭자리' 

관련 일러스트에서도 눈가리개를 하셔야합지요.


하지만 눈가리개 안 합니다!

아니 처녀한테 눈가리개라니!
 이 무슨 파렴치한!


물논 여기서 중요한 점이 또 하나.

사실 처녀자리의 주인공이 
'아스트라이아'냐 '페르세포네'냐하는 점에서는 다툼이 있습니다. 

구분법은 

'천칭'을 들고 있으면 '아스트라이아'
'이삭'만 들고 있으면 '페르세포네'


처녀자리의 여주인이 누구고 하느냐를 두고
페르세포네라는 입장에 있긴한데.....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에게 시집갔잖아요?

시...시집간 여신이 처녀자리를 차지한다는 건 좀...
고자라니 아니 하데스가 고자라니

아스트라이아는 '천칭' '이삭' 둘 다 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스트라이아로 확정!은 아닙니다. 


이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 워낙 겹치기 출연이 잦다보니 
혼란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 제우스, 올림포스 가디언 >

아스트라이아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와

 율법의 여신 테미스 사이의 딸이라고 하니

출신성분만으로도 가히 '정의'의 여신이라고 할 만하죠.

근데 또 '아스트라이오스'와 '에오스'의 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족보에 너무 심취하시면 곤란합니다. 

* '정의의 여신'을 법원앞에 두는 경우가 흔한데,
간혹 엄마인 '율법의 여신'을 모셔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튼

정의의 여신님께선 눈가리개따위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허면,

눈가리개를 씌우는 괴이한 습속이 생긴 것은 무엇 때문인가?



< 정의의 여신, 알브레히트 뒤러 作, 1494 >

15세기 세바스티안 브란트가 쓴 <바보들의 배>라는 희곡의 삽화에서

정의의 여신님은 파렴치한'광대'의 손에 의해
'눈가리개'가 씌워지고 맙니다. 


이 장면은 소송남발로 사법기관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소송광들을 풍자한 것으로

본래 눈을 뜨고 정의를 지키던 정의의 여신이 
마치 눈을 가리고 칼을 휘두르는 것처럼 
'정의'를 지키지 못하는 못하는 상태가 된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천칭을 똑바로 볼 수 있어야 
정의를 지킬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희곡이 대히트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정의의 여신님에게 눈가리개는 기본장착 아이템이지' 

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 거죠.


그리고 뒤러가 어떤 양반입니까.

이 양반이 그리면 그게 곧 '정의'였던 시대입니다. 

뒤러 ㄷㄷ


'눈가리개 정의의 여신'이 대유행하기 전에는 이런 식이었지요. 

라파엘이 그렸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저 뒤러 ㄷㄷ




'눈을 가려서 사사로움을 배제'한다는 것은 

그림에 맞추어

후대에 변형되어 덧붙여진 이야기일뿐입니다. 

괴테가 그랬다는 '카더라'도...



'눈가리개'가 없는 정의의 여신은

뭔가 하자가 있는것으로 취급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본말전도'죠.




현대 예술가들의 이런저런 '정의의 여신' 구현 작품들을 보면

'눈가리개'라는 아이템의 '마력'을 감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에로의 여신이야? 정의의 여신이야?


현대인들도 이럴진데

아직  문명화(?)가 덜된 15세기 서구인들에게는 얼마나 자극적이었을까요 (...)


오오 신이시여 

이것이 정녕 16세기 기독교도들의 작품이란 말입니까?!

'구속구'를 쓴 '정의'의 여신이라니...이 무슨  참을 수 없는 갭모에!


마력의 아이템 '눈가리개'에 빠져든나머지

없는 이야기까지 지어내서 

씌우고야 마는 그 뒤틀린 집념.

그것이 오늘날의 '정의의 여신' 이미지를 고착화 시킨 원동력이 아니겠습니까? (뻥)





아무튼 이렇게 16세기 이후부터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이 

점차 비중을 늘리게 되며

이런 만들어진 전통은 현대까지 이어집니다. 




뭐. 이것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죠.

'정의의 여신'이 애초에 '눈가리개'를 썼든 쓰지 않았든 
그것이 중요하다기 보다

'눈가리개'라는 아이템이 부여됨에 따라

다른 '여신'들과는 완전히 차별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는 없습니다. 


< '뭐? 자유의 여신이 토플리스라고?' >

< '나는 못하는 줄 아니?' >
 
이것은 '정의의 여신'이 하나의 차별화된 아이콘으로서 작용할 수 있는 중요한 개성이기도 하니까요.

뒤러에 의해 얻어걸린 효과에 가깝습니다만;





그리고 새로이 부여된 의미가 대중들의 인식에 '그럴 듯'하다고 여겨지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저 여신상은 왜 눈가리개를 하고 있지?'

'아...그게 재판에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겠다는 공명정대함을 강조한 뜻이래'

'아...그렇구나'(캐감동)

호기심을 자극한 후, 의미를 전달하는 기법은 꽤나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추가된 '눈가리개'에 새로운 의미를 붙이는 것은

'천사'에게 '깃털날개'를 붙이는 것 만큼 '인간적인' 면이기도 한 것이죠.

< 여신이라고 너무 방심한 것 아닌가?  >

위 그림은 기원전 520년에 만들어진 고대 그리스 항아리 입니다. 

내용인 즉슨 '불의의 여신을 무찌르는 정의의 여신'

너와 나의 관계는 완전히 상하관계에 있다

항아리그림에 천칭을 넣을 수 도 있고 안 넣을 수 도 있습니다.



사실 '천칭'이니'칼' 이니 하는 것도

정말로 '여신이 존재해서 그 권능을 내보였던 것'은 아니므로

'상징물'에 불과합니다. 



인간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 상징체계죠.

'눈가리개'나 '천칭'은 선후관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인간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 상징체계라서는 점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애초에는 '풍자'였던 것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되었다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지만요.

근원을 따지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로

'눈가리개 정의의 여신상'이 수백년간 유지되어온 '보수적 가치'로,

'탈 눈가리개'가 '진보적'인 사조로 받아들여지는 구석도 있습니다. 

..그밖에 여성의 권리신장 어쩌구 하며 눈가리개를 벗겨야한다는 소리도 있고;;;;;



'아스타라이아'인지 '페르세포네'인지 혼란이 있는 것 처럼

온통 뒤섞여있는 판입니다. 




그러나 서브컬쳐에서 만큼은 논란의 여지없이 '눈가리개'가 대세입니다. 

서브컬쳐에서 다루는 '정의의 여신'은 

거진 '눈가리개'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파생된 캐릭터도 마찬가지.

구속플레이 속성은 덤.

하지만 타롯카드 쪽은 '신비주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근본주의'적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가리개'를 하지 않지요.

간혹 타롯카드 일러스트에서도 '눈가리개'를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것들은 대개 최근에 만들어진 창작표현물들입니다. 









.
.
.
.
아무튼



이쯤되면

우리 대법원앞에 앉아계신 이 '눈 뜬' 여신님은 

'사도'가 아니라 되려 '정통'에 가까운 셈이죠.





정의의 여신님이 서양에서 수입되어 오신 분이긴 하지만

 애초에 눈가리개같은 것은 하지 않으셨었고,


그리고 앞서 이야기 했듯이 어느 정도 로컬라이징 되신 분이죠. 이 분은.

 동양적 관점에서도 '눈을 뜨는'것이 '정의'를 세우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니

눈을 뜬게 크게 흠이 될 일은 아닙니다. 

또 다른 점은

외쿡 정의의 여신님들은 서있지만,

우리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님은 앉아계신다는 것.


'동양'의 구도에서는 

절대자가 '서'있기보다는 '앉아'있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반영한 것이다....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만...


타롯카드의 경우는 '앉아'있는 것이 기본형이고,

서양에도 '앉아'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존재합니다. 
(그림 우측 상단에 보면 앉아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보입니다)

뭐...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세워 놓을 수 도 있는 것이고
앉혀 놓을 수 도 있는 것이죠


이쯤 되면 의상이나 꽃장식은 사소한 것입니다. 
(근데 저 옷자락을 두고 한국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슬러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만...)

'헐벗은' 정의의 여신상도 있고,

'토플리스' 정의의 여신상도 있고,

'꽁꽁 싸맨' 정의의 여신상도 있는 겁니다. 

결국....이것도 맨든 사람 맘.

사실 가장 특이한 부분은 무서운 '칼'로 내려놓으시고 

'법전'을 드셨다는 점입니다. 

외쿡 정의의 여신상은 '칼'을 번쩍 들고 있거나 아래로 내렸거나의 차이 정도인데요.
(칼을 아예들지 않고 천칭만 들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전'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상징물을 내건 것이죠.
(이것은 '눈가리개'를 추가한 것과 비슷한 시도라고 볼 수 도 있습니다. )

헌데 너무 유해지신 나머지 형량이 그것밖에 안 나오는 듯?






현재 

세계 곳곳에 눈가리개를 한 정의의 여신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만....

눈가리개를 거부하고 눈을 부릅뜬 정의의 여신들 또한 만만치 않게 포진하고 있습니다.

눈가리개로 학생들과 시민들을 우롱하고 속여온 너희들을, 오늘 단죄하러 왔다.

나 유스티티아다!


현재는 '눈가리개'를 쓴 여신그룹과 '눈 뜬' 여신 그룹으로 나뉘어 혼재되어 있으며

대한민국 정의의 여신님은 '눈 뜬 여신님' 그룹에 속해있다고 보시면 정확하겠지요.


by MessageOnly | 2013/05/02 15:58 | ■ 水去一人生 | 트랙백 | 핑백(1) | 덧글(12)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