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때문에라도 레조는 명에 사신을 보내 책봉받으려고는 했으나, 명은 츤! 츤! 츤! 뭐 그나마 성과(?)라면 1596년 베트남 사신 풍 칵 코안(Phung Khac Khoan, 馮克寬), 즉 풍극관과 조선의 이수광이 만나서 필담을 나누었다는 것이려나? 앨런비님의 베트남사 연재 중에 이 이야기가 눈에 띄어 써봅니다. ![]() < 지봉유설 > 이수광은 <지봉유설>이라는 저작으로 더 잘 알려진 사람이죠. 이 이수광은 한-베 관계사에 꽤나 재밌는 기록을 남겼는데.. 내용인 즉슨...이렇습니다. 이수광은 본관이 전주로 조선왕조의 왕족인 '전주 이씨' 즉, 종친입니다. 출신성분(?)도 좋은데다 실력도 좋았으니 벼슬길에 나선 후로도 잘 나갔지요.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2년전인 1590년에 명나라 사신으로 연경(북경)에 다녀왔는데, 선조가 대뜸 이수광에게 안남국(베트남) 사신의 복식, 제도, 풍속 등에 물어보았으나 아는게 없는 터라 답변을 못했습니다. <지봉유설>같은 저작으로 미루어보아 스스로가 본인의 지식에 자부하는 바가 있었을 것이고, 주변에도 그런 평판이 있어 선조가 사신으로 다녀온 이수광에게 물어본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 때 이수광이 답변을 잘 하지 못했던 것이 좀 맺혔던가 봅니다. 그로부터 7년후, 그러니까 1597년. 임진년에 왜적이 침탈해와 조선이 피폐해지고 정유년에 재침해와 정세가 불안할 적에 이수광은 다시 명나라 사신으로 연경(북경)에 출장을 가게 됩니다. 찬스가 온거죠. 거기다가 명나라에서 외국사신들을 모아다가 숙소를 배정해주었는데, 뜻밖에도 안남국(베트남)사신단 하고 같은 숙소를 잡아줍니다. 거기다 체류일은 50일. 대박난거죠. 지금처럼 외국에 대사관을 두고 외교관이 상주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어쩌다가 사신으로 간다고 해도 안남국 사신을 만난다는 보장이 없는데, 50일 장기체류에 같은 숙소로 배정받은 것이니까, 이전에 선조로부터 받았던 부담을 해소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입니다. ![]() < 풍극관 위키백과 > 거기서 만난 사람이 위에서 언급된 '풍극관'. 풍극관은 안남국(베트남)의 사신으로 막(莫)씨에게 당했던 레(黎, 여)조가 다시 발흥하여 막씨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명나라로부터 책봉을 받기 위한 사신이었습니다. 이수광의 묘사는 이렇습니다. '그는 작년 7월에 안남을 떠나 올해 8월에 북경에 도착하였다. 그 후로도 숙소인 옥하관에 5개월이나 머물렀는데 사신의 성명은 풍극관이었다. 호는 의재(毅齋)이고 당시 나이는 70살이 넘었는데 겉모습이 매우 괴이하였다. 그는 이를 검게하고, 머리카락을 풀고, 넓은 소매의 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하여 하나의 치포로서 중같이 머리를 두르고 그 나머지의 절반을 뒤로 내렸다. 또 조회때만은 머리카락을 땋아서 건모같은 것을 쓰고, 복식을 갖춰입고 예궐하는 것이나 돌아와서는 귀찮은 듯이 곧장 벗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를 따라온 수행원들은 대부분 짧은 옷에 맨발로, 겨울이라고 하지만 고말이 없었다. 그리고 침상을 사용하오 음식을 하는 것은 중국인과 그리 다르지 않았으나 약간 불결하였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어느것이나 무늬가 없었다. 그들의 인상을 말하며 얼굴이 짧고 눈이 우묵하고 성질은 온순하였다. 그리고 검을 쓰는 것도 좋아하나 그 방법이 다른데 좀처럼 남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필담에 관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 한자를 하는 사람은 얼마간 있었는데, 중국어를 하는 자는 한 사람 밖에 없고 그 나라의 한자는 자획이 달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문체가 어떠한지 보려고 시험삼아 장구를 만들어 보내었더니 금방 사신이 답변을 하였다. 그래서 여러차례 필담을 나누게 되었다.' 시로 화답하면서 서른넷의 젊은 조선국 사신과 일흔 노년의 안남국 사신의 기묘한 우정이 피어나는데...칠십노인의 반밖에 안된 젊은이에게 '대수필(大手筆)'라고 추켜세우질 않나 백선향, 지향 등 안남특산의 선물로 보내오고, 이수광은 소지하고 있던 조선의 필묵을 답례로 줍니다. 그리고 풍극관은 본인이 가지고 있던 '만수경하시집(萬壽慶賀詩集)'의 서문을 이수광 더러 써달라고 요청하니 이수광이 몇 번 사양하다가 간청에 못 이겨 서문(安南使臣萬壽慶賀詩集序, 안남사신만수성절경하시집서)을 써주는 등 오십여일동안 우의를 쌓게 되었고. 그런 이후 이수광은 다시 조선으로, 풍극관은 다시 안남으로 귀국하게 되는데.... ![]() <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도진의홍씨 , 출처: 뇌세척 > 정유년 왜침으로 사츠마 번주 시마즈 요시히로는 조선으로 건너와 진주성을 함락하고 경남 일대를 누비며 조선인 포로를 잡았는데, 스무살의 선비 '조완벽'도 거기 끼어있었습니다. 다른 수 만의 조선인 포로들과 함게 일본 가고시마로 끌려간 조완벽은 다시 교토의 상인에게 팔려갑니다. ![]() < 스미노쿠라 료이 角倉了以 > 이 교토의 상인은 당대 일본의 거상으로 주요 불교사찰 건축사업 및 '교토 운하'등 거대 토목사업에 금융업까지 통달한 거대 재벌로 성장한 '스미노쿠라 료이'였습니다. 그는 해외 비지니스에도 발을 뻗히고자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한문실력이 이렇게 조완벽은 1604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안남국을 방문하게 되고, (기록에 의하면 베트남을 방문한 최초의 한국인) 거기서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어느날, 안남국(베트남)의 지방장관 정초(鄭剿)가 고관들을 초대한 자리에 조완벽도 초대합니다. 다들 조완벽이 '조선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후하게 대접하여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포로가 된 연유를 묻고, 왜란이 일어난 사실이 안다면서 동정해줍니다. 그러다가 책 한 권을 꺼내면서 '이 책은 귀국의 이지봉(이수광)이 쓴 시인데, 이 시를 준 사신은 당신과 같은 고려인이니까 물론 알겠지요?' 라고 묻습니다. 이에 조완벽이 답하길, '저는 시골에서 태어났고, 어린 나이에 포로가 되어 이수광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릅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그곳에 모인 안남국 사람들이 그럴리 없다 그러니까 한류드라마 열풍일적에 한국인이 베트남에 방문했는데, 뭇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혹시 이영애 알아요?' '장동건 알아요?' 라면서 친근하게 대해주고 밥까지 사주는 셈. 그런데 여기다 대고, '저기; 저는 드라마 방영할때 일본에서 유학하느라 못 봤는데요 =ㅅ=;' 뭐 이런식으로 이야기해서 베트남사람들 실망시키기;; 조완벽이 그 책을 살펴보니 고금의 명시 수백편이 실려있는데, 그 책 첫머리에 조선국 사신 이수광의 시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 시는 모두 붉은 먹으로 비점(批點, 시가 잘되었다고 하는 표시)이 찍여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안남국 고관들이 칭찬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 부분은 이렇습니다. 山出異形饒象骨 (산은 이상한 형상으로 솟았으니 코끼리 뼈가 넉넉하고) 地蒸靈氣産龍香 (땅에선 신령한 기운이 피어오르니 용향을 생산하네) 실제로 안남국에 상산(象山)이 있는데, 조선선비가 이를 어찌 알고 지었는가 하면서 정말 절묘하도다 라면서 찬탄했다는 거죠. 조완벽이 이수광을 잘 알지 못함을 알게되었음에도 며칠 후 다시 초대하여 주연을 벌여 대접했다고 하니 조완벽이 이수광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지요. 안남국사람들은 그런 조완벽에게 '조선은 예의지국이므로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라며 위로합니다. 당시 조완벽이 방문 곳은 교지(하노이) 근처 해안인데, 안남국은 조선과 마찬가지로 유교를 받아들여 국가 통치이념으로 삼고 국자감 등을 설치하고 유교경전을 교육하는 유교국가였습니다. 당연히 공식문자도 한자였으니 조완벽의 필담이 통하는 것이었죠. 그러고 나서 새로이 책을 꺼내 보여주며 '이 책은 귀국의 재상 이지봉이 쓴 책인데, 우리나라 유생들은 모두 외우고 있으니 당신도 보시오' 라고 건내주니 조완벽은 안남현지 비니지스 와중에 짬을 내어 시 몇 편을 베껴서 적었답니다. 그러고나서 학교에 유생들을 만나보니 정말로 유생들이 그 책을 지니고 암송하고 다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K-POP, 베트남 강타) 조완벽은 같은 조선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수광의 문명(文名)을 멀리 떨어진 안남에서 알게 된 것이었죠. ![]() < 안토니오 꼬레아, 루벤스 > 그렇게 해외영업직으로 떠돌던 그에게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1609년(임진왜란 종식 10년째)에 조선에서 '쇄환사'를 일본에 보낸 것이었죠. 여우길을 정사로 한 쇄환사 일행은 소문을 듣고 온 조완벽을 만났고, 조완벽이 현지사정에 밝음을 알고 쇄환업무를 돕도록 합니다. 그래서 쇄환사 일행은 조선인 포로 1418명을 데리고 귀국하게 되는데, 여기에 조완벽이 끼어있었지요. 그래설라무네 천신만고끝에 고향땅을 밟은 조완벽이 그동안 겪은 생활을 줄줄 읊다보니 거기에서 '안남국에 떨친 이수광의 문명'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아 그걸 또 김윤안이라는 사람이 듣고 보니 정말 신통하기 짝이 없는 터라. 대뜸 한양길에 올라 이수광에 이 이야기를 전해주니, 이수광이가 또 대경. 그리하야 이수광이 스스로 이 이야기를 정리하여 본인의 저작인 <지봉유설>에 깨알같은 자기자랑질을 담게 된 것이었습니다그려. 당대 조선에서도 꽤나 떠들썩하게 화제가 된 모양인지 조선왕조실록에도 해당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조 19권, 6년(1628 무진 / 명 천계(天啓) 8년) 12월 26일(임자) 3번째기사 이조 판서 이수광의 졸기 이조 판서 이수광(李睟光)이 졸하였다. 수광의 자는 윤경(潤卿), 호는 지봉(芝峰)인데, 약관에 급제하여 청현직(淸顯職)을 두루 거쳤다. 사람들의 말이 “교유(交遊)를 일삼지 않고 전랑(銓郞)이 된 사람은 수광뿐이다.”고 하였다. 오랫동안 사액(詞掖)638) 에 있어 많은 사명(辭命)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그가 중국에 사신갔을 때,안남(安南)·유구(琉球)·섬라(暹羅)의 사신들이 모두 그의 시문을 구해 보고 그 시를 자기들 나라에 유포시키기까지 하였다. 우리 나라 사람으로 일본에 포로로 잡혀 갔던 자가 상선을 따라 교지(交趾)에 갔었는데, 교지인이 그의 시를 내 보이면서 “그대는 당신 나라 사람인 이지봉이란 이를 아는가?” 하였다. 이와 같이 그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도 존중을 받았다. 머나먼 * 문제의 시구를 이수광이 훗날 상고하여 '자치통감강목에 안남 코끼리가 나는 곳이 상산, 양비외전에 교지에 서룡뇌향을 올리니 늙은 나무의 옹이에서 생기는 선잠향과 같다고 되어있다고 하면서 이는 실로 우연히 맞은 것이었다'라고 하는데....모양새가 은근히 자기가 전부터 알고 있었음을 과시하는 거 같습니다. 히히; 애초에 안남유생들은 이수광에 대해 찬탄하고 있었으니 연경에서 사신들끼리 만나다보면 자연히 알게 될 일이었기도 하지만, 그게 또 이런 기막힌 인생역정의 스토리가 들어있어서 더 기기막히죠. 200년 후 조선 사신 서호수와 안남국 사신 반휘익이 이를 두고 '천고의 기이한 만남'이라고 서로 감탄하면서 문화교류를 통해 양국의 우의를 다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 침략, 침략, 침략, 침략해오는 제국주의자들로 인해 양국은 일본,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는 불우한 역사를 동시에 겪게 됩니다. 이리하여 한-베 교류는 완전히 끊어지게 되고, 급기야 1960년대에는 베트남전쟁의 참화로 양국의 의가 크게 상하게 되었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그러나 오늘날 다시 베트남에서 '한류'가 크게 흥하여 한-베 관계가 좋아지려하고 있으니 양국의 만남은 문화교류를 통해야만 풀어지는 운명인지도 모르겠네요. 이수광과 풍극관의 만남 그리고 조완벽이 안남에서 받은 후의에 못지 않은 융성한 교류를 위해 우리모두 관심을 갖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을 배우고 가까이하는 풍토가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 < 신동준, 위즈덤하우스, 2010 > 인물비교구도로 서술하는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두 대상을 통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단 한국에서 나온 책이다보니 중국황제가 조선군왕보다 높은 지위라 하더라도 조선이 먼저 나옵니다. 책 제목 부터도 그렇지요. 전체적으로 특이한 부분은 조선의 성리학자들의 소중화사상을 꾸준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군주는 물론 나라와 백성조차 안중에도 없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는 정신적으로 조선의 신민이 아니었다'라는 문구처럼요. 이런 부분은 공감하기 쉽게 되어있습니다. 또 조선왕조가 명-청 교체기에 역성혁명이 벌어질 수 도 있음에도 그렇지 않았던 점에 대한 분석론은 흥미롭더군요. 내용이 풍부한 편이며, 오탈자를 찾아보기 힘들정도입니다. 목차대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초반구성은 상당히 좋습니다. 중원의 정권이 교체됨과 더불어 한반도의 정권도 바뀌기 때문에 비교하여 보기 좋습니다. 특히 이성계와 주원장이 창업군주이면서도 서로 달랐던 부분과 그 효과에 대한 생각, 이방원과 주치에 대한 평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1장-태조vs홍무제 태조의 ‘위화도회군’과 홍무제의 ‘홍건기의’ 주원장의 홍건적 가담 이성계의 홍건적 토벌과 주원장의 건국 주원장의 문자지옥과 이성계의 족보 미화 작업 2장-태종vs영락제 태종의 ‘왕자의 난’과 영락제의 ‘제2창업’ 연왕 주체와 승려 도연의 만남 태종 이방원과 하륜의 만남 연왕 주체의 정난지역 쿠빌라이를 꿈꾼 영락제 태종의 부국강병책 세조의‘제2의 창업’ ‘ 인선지치’의 등장 4장-선조vs만력제 선조의 ‘목릉지치’와 만력제의 ‘환관정치’ 토목지변과 홍치중흥 암군 만력제와 선조 명조 최고의 재상 장거정 왜군의 조선 침공과 명조의 쇠락 선조의 조선 국본 논쟁 3장까지는 부흥하는 왕조의 군주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전개가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학계의 다수설과 소수설을 잘 섞어놓았습니다. 읽다보면 지은이가 소수설쪽에 기울어져있음을 알 수 있지만, 무난합니다. 4장까지만 해도 조선과 명의 암군을 비교하여 볼 수 있는 점이 별 무리없이 잘 읽힙니다. 그런데 5장부터는 단순히 조선의 군왕과 중국의 황제의 비교라고 하기 힘들어집니다. 광해군과 매치된 것은 후금의 누르하치인데, 당시 명 황실이 건재하였으므로 둘 만 매치시켜 놓는 것은 명을 너무 무시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물론 숭정제에 대한 기술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고 숭정제의 리더십을 반면교사로 삼을 부분도 분명히 나옵니다. 제 감상으로는 4장까지는 매치가 잘 이루어지지만, 5장부터는 단순히 시간연대에 따른 매치 쪽으로 기웁니다. 10장에 이르러 조선과 청이 망하게 될 무렵에야 다시 비교하여 볼만해질 뿐, 5장부터는 청조의 부흥 연대기에 당시 재위기간이 동일했던 조선군왕을 부록에 넣은 것 같다는 인식이 들 정도입니다. 초반 4장까지는 매치가 잘 이루어지며 조선의 대표적인 군주 세종이 빠지고 있는 점에서 이런 비교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인식이 들게 합니다. 명나라에 세종과 견주어 기술할 만한 군주가 없기는 하죠. 5장-광해군vs청태조 광해군의 ‘택민주의’와 청태조의 ‘후금건국’ 조선조와 명조의 기미책 누르하치와 건주좌위의 흥기 조선 전역과 누르하치의 여진족 통합 8기의 구성 사르후전투 광해군의 양면외교 6장-인조vs청태종 인조의 ‘숭명배청’과 청태종의 ‘천도무상’ 홍타이지의 즉위와 개독지변 정묘호란과 형제지맹 병자호란과 군신지맹 홍타이지의 중원공략 5장부터 조선군왕은 조선의 국운이 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도 매우 미약해집니다. 청조에 관한 기술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며 순전히 '비교'를 이야기할 때도 그렇습니다. 5장부터는 '전혀 새로운 관점의 역사 읽기'라는 광고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기존 역사읽기와 비슷합니다. 5장부터는 조선과 중국의 비교사가 아니라 '청조의 건국과 부흥'에 초점이 맞춰져서 실제 지은이가 쓰고 싶었던 것은 '후금건국와 청조의 부흥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광해군-누르하치, 인조-홍타이지 의 매치에서는 매치업 리스트가 무색할 정도로 대조적이라거나 유사한 부분을 찾기 어렵습니다. 단지 그들이 동시대 인물이었다는 점 외에 딱히 연관성을 짓기가 어렵게 기술되고 있습니다. 차라리 인조-숭정제를 매치하였다면 신진세력인 홍타이지에 맞서는 암군으로 비교라도 할 수 있었겠지요. 해당 단락은 독특하게 편성해서 '조선군왕-중원황제-초원의 칸'의 매치업으로 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조선국왕VS중국황제'라는 제목의 틀에 스스로 갇혀 짜맞춘 단락 편성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7장-효종vs순치제 효종의 ‘북벌설치’와 순치제의 ‘북경입성’ 중화제국의 몰락과 조선의 소중화 의식 오삼계의 투항과 효종의 북벌 계획 8장-숙종vs강희제 숙종의 ‘환국정치’와 강희제의 ‘천하통일’ 강희제의 즉위와 강건성세의 개막 만기친람과 국궁진췌 여인을 지렛대로 삼은 조선의 군신 효종-순치제 부분은 더 심합니다. 이 두 군주도 서로 뭔가 비교할만한 대상이 아니며, 이 7장은 8장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편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조선과 청의 비교군주들의 재위기간과 수명에 초점을 두어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데, 그걸 또 여러차례 언급함으로써 두 비교대상이 단지 동시대 인물이라는 것외에 두 군주가 매치되어야할 이유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분리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숙종-강희제 부분에서도 두드러집니다. '강희제는 재위기간이 숙종보다 20여년 길지만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오른 점을 감안해 실질적인 친정 기간만 계산하면 14세에 보위에 올라 46년간 재위한 숙종과 거의 같은 시기에 재위했던 셈이다. 숙종이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2년 뒤 강희제가 69세의 나이로 운명했으니 이들은 무려 46년 동안 같은 시기에 재위했다' 이런 더하기 빼기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렇게 한 번 이야기한 것을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두세번씩 반복하여 언급하는지 좀 이상하더라고요. 물론 1~4장에서도 두 인물의 생몰을 비교하기도 합니다만, 이렇게 집요하게 언급되진 않았거든요. 그래도 숙종-강희제 부분은 좀 비교하여 볼 만 합니다. 황권과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오배같은 권신을 제거한 것이나 송시열과 같은 거유를 제거한 것을 매치하여 볼만한데...좀더 부각시켜서 그 방책와 효과를 비교하여 보았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숙종과 강희제를 매치업한다면 후사문제에 있어서도 그렇지요. 태자 윤잉의 부침에 따른 황자들의 암투과 정쟁, 숙종의 여러 비빈과 후사문제와 연계된 환국을 비교하여 볼만 하겠습니다. 재위기간의 언급보단 이 쪽이 더 낫겠지요. 9장-영조vs건륭제 영조의 ‘탕평정치’와 건륭제의 ‘십전지공’ 오세동당과 십전지공 가경제의 즉위와 사도세자의 죽음 대공지정과 군주도통 10장-고종vs광서제 고종의 ‘광무개혁’과 광서제의 ‘백일유신’ 서세동점과 내우외환 신유정변과 수렴청정 백일유신과 무술정변 청조의 신정과 고종의 광무개혁 옹정제야 뭐 세종처럼 비슷한 시기에 매치업할만한 대상이 없으니 빼는 것은 당연하겠습니다. 영조-건륭제는 비슷한 시기에 모두 평화로운 안정을 도모하였다는 점과 둘 다 매우 장수한 군주였음을 비교합니다. 두 군주 모두 선대에 이룩해놓은 덕을 많이 보았다는 것도 그렇네요. 다소 뜬금없이 영조-건륭제 매치업에서 강희제의 윤잉과 영조의 사도세자가 비교대상이 되어 나옵니다. 그래도 구성자체는 좋습니다. 그 부분에서부터 타이틀 영조는 슬쩍 빠지고 정조가 들어가서 영조분량보다 더 많습니다. 이건 뭐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재위기간 더하기빼기타령은 9장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고종-광서제부터는 비교하여 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5장에서 붕 떴던 '조선국왕VS중국황제'구도 가 10장에 이르러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집중도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초반의 기세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할 만 합니다. 그 때문인지 이 글도 그렇게 되버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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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슨 말을하고 ..
by jamba at 01/05 이런 글 보면 ㅈ문가 까는.. by 꼬잉꼬잉 at 08/27 어..... 그러니까 르.. by 몬쓰 at 06/30 쇠좆매 만드는 집안에서.. by 정릉동해적왕 at 04/05 공군 베레모부대는 최정.. by 조국은그대를믿는다 at 12/26 찾아보니 1980년 8월 27일에.. by 홍쌈바 at 09/25 ??? : 1킬 추가! 그래도 이.. by 瑞菜 at 09/08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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